[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최교일 의원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한국당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관련사건 수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는데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의 지검장이 최 의원, 법무부 장관이 황 대표이기 때문이다.

윤우진 전 서장은 윤대진 검찰국장의 친형으로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도피했던 인물이다. 그는 국내로 강제송환돼 조사를 받았지만 지난 2015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국당은 이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연합뉴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대검 중수부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우진 전 서장에게 연락하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윤석열 후보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동생이 현직 검사이고 이남석 변호사는 윤대진 국장과 같이 중수3과 소속이었다가 변호사 개업을 한 사람이라 (윤 국장과) 더 가깝다"며 "제가 변호사 소개를 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상 무리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황교안 대표, 최교일 의원을 겨냥해 역공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 문제는 이남석 변호사가 소개로 문자를 보낸다고 해서 시작이 됐는데, 확인해보니 보도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윤석열이 아니라 '윤 과장님 말씀듣고 연락드렸다'고 한 게 팩트"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냥 아는 사이라는 것 갖고 연락한 정도라서 대단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종민 의원은 "이 사건에서 야당이 제기한 의혹이 3개"라며 "2012년 6번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것, 2013년 구속영장이 2차례 기각된 것, 2015년 최종 불기소 처분 된 것에 대해 검찰이 봐준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자료를 보니 2012년 6번 기각된 것은 10여차례 중 6번 기각된 것이고 다툼이 있는 내용들이었다"며 "기각 사유가 다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의원은 윤석열 후보자에게 "사건 관련해 부탁이 있었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자는 "제가 근무하는 부서는 지휘라인하고는 떨어져 있었다"며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은 최교일 의원에게 화살을 돌렸다. 당시 사건을 처리한 중앙지검장이 최교일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4급 이상 공무원이 관련된 중대사건, 현직 검사의 친형과 관련된 사건, 검경 갈등이라고 해서 매일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중앙지검장이 모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은 "검사장 결제사항이라고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게 있다. 중앙지검 위임 및 전결규정을 보면 중요피의자 사건, 특히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사건으로 보고받는다"며 "당연히 최교일 의원이 판단한 사건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야당 위원들이 어떻게 불기소 했냐고 하는데, 저렇게 고위 공무원, 검사 관련 사건은 당연히 법무부 장관이 보고 받게 돼 있다. 불기소 처분은 법무부 장관 결제를 받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 문제를 풀려면 최교일 의원, 황교안 대표에게 물어봐야 한다"며 "왜 영장 기각했고, 왜 무혐의했는지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가 언급되자,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진화에 나섰다. 여 위원장은 "오늘 청문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윤석열 후보자에게 "야당 대표를 거론하는데 일반 사건을 장관에게 보고하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자는 "중요한 사건은 대검에 사전보고를 해 총장의 결심을 받아 처리하고, 처리가 된 것 중 중요한 것은 법무부에 정보보고나 현안보고 형식으로 보고하고 있다"라면서도 "제가 그 시기에 검사장을 한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한 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도 방어에 나섰다. 김 의원은 "지금 후보자는 서울검사장 있을 때 이런 정도 사건은 처리하고 사후보고 한다, 그때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마치 그 당시 검사장이나 장관이 의혹이 있는 듯한 발언을 한다"며 "이러한 소모적 정치공세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제가 오전에 당시 담당 부장검사 입장이 어떤지 서면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것"이라며 "왜 야당 대표를 불러야 하느냐, 빨리 자료제출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윤석열 후보자가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을 만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광덕 의원이 양 원장을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 묻자 윤 후보자는 "양 원장을 올해 4월에 만났다는 한국일보 보도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양 원장을 만난 적은 있다. 양 원장을 만난 지 좀 오래된 거 같다. 올해 1~2월쯤인 거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자는 "대구고검에 근무하던 시절에 가까운 선배가 주말에 서울에 올라오면 얼굴을 한 번 보자고 해서 식사장소에 갔더니 양정철 원장이 나와 있었다"며 "전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자는 "제가 양 원장을 만난 건 그 분이 야인이던 시절이고, 한 번 출마하란 얘기를 간곡하게 했는데 거절했다. 2016년 고검 검사로 있을 때 공직사퇴 기한이 있었던 거 같은데 몇 차례 전화가 와서 다시 생각해볼 수 없느냐고 해서 그런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 제가 몇 차례 만났다고 하지만 단둘이 만나 무슨 얘기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은재 의원은 "양정철 원장도 바쁘고, 검사장도 바쁘신 분인데 그냥 만났다고 했다. 이해가 안 된다"며 "양정철 원장이 서훈 국정원장을 5~6월 쯤에 만났다. 검사장을 2월경에 만났다고 하면, 한쪽은 북풍, 한쪽은 검찰의 칼날을 이용해 총선을 앞두고 사정정국으로 몰아넣겠다는 의도 아니었겠느냐"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자는 "처음 2015년 만났을 때와 같은 분위기,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난 것"이라며 "야인으로 외국 돌아다닌다고 해서 잠깐 나왔다고 하니 격려한다는 차원이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저는 연락 받고 가게 된 건데 그냥 아니까 본 것뿐이지, 그 자리가 무슨 중요한 얘기를 논할 만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은재 의원은 "2016년 월간조선 기사를 보면 좌천성 인사를 당한 후보자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입문 권유를 했다는 기사가 있다"며 "기사가 사실이라면 직접 문 대통령이 출마를 권유했었다, 또는 후보자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후원자가 문 대통령 아니냐"고 추측했다.

윤석열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직접 정치입문을 제의받은 적이 없고, 2015년 말에 양정철 씨가 얘기한 걸 말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은 "얘기 들어보면 만나서 밥 먹은 걸 의혹이라고 하는데, (양정철 원장 외에) 정치권 인사, 야당 정치인 중에 밥 먹은 사람이 있느냐"며 "중앙지검장 되고 만나 식사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윤석열 후보자는 "말씀드리기는 뭐하지만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은 "밥 먹는 게 무슨 청문회 감이냐"며 "이건 정치공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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