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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종결자 아이유 열풍의 그림자[블로그와]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 | 승인 2011.01.07 09:27

지난 연말 각 방송사의 시상식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탄식을 남기고 끝났다. 그보다 더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 그런 볼 품 없는 시상식조차 하지 못하는 대중가요계 풍경이었다. 시상식을 해봐야 비난만 들을 뿐이어서 요즘엔 가요대잔치식으로 한 해를 결산하는 '다함께 모이자쇼'가 연말에 진행된다.

그 가요대잔치도 목불인견의 상황이다. 아이돌밖에 안 나온다. 물론 간간이 일반 가수들도 양념처럼 등장하긴 하지만, 아이돌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구성이다. 한국 각 방송사의 가요대잔치를 보면서 일본인들이 남긴 댓글을 보니 이런 구절들이 있었다.

'한국에는 모두 아이돌뿐이야? 아이돌만 출연하는 가요제인지?'
'한국에선 나이 먹으면 가수를 못하나?'

일국의 한 해를 결산하는 자리에 어린 아이돌만 나오니 이런 의문을 가질 만도 하다. 옛날에 젊은 가수들만 출연하는 <젊음의 행진>이라든가 <영일레븐>같은 쇼프로그램이 있었다. 어린 시청자들만을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이었다. 요즘 한국의 연말 가요대잔치 출연자들의 평균 연령이 과거 <젊음의 행진>보다도 훨씬 낮다. 이게 나라꼴인가?

어린 아이돌의 음악이 한 국가를 뒤덮고 있다. 대한민국은 아이돌 공화국이 되어버렸다. 요즘 그 아이돌들이 수출역군(?)이 되어 찬사를 받고 있다.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안으로는 썩고 있다. 아이돌 대잔치로 퇴락한 가요대잔치가 그것을 보여줬다.

   
   

아이돌에 맞서는 잔다르크, 아이유

일반 대중들도 계속되는 아이돌 그룹의 독주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터졌다. 삼촌-오빠팬들의 로망이 된 '소녀종결자' 아이유의 열풍. 아이유는 거대 아이돌 군단에 홀로 맞서는 잔다르크로 아이돌 대세의 '대안 대세'가 되었다.

아이유는 처음에 별로 반향을 얻지 못했다. 걸그룹에 파묻혀 곧 사라질 가수 같았다. 하지만 순위프로그램이 아닌 일반 음악프로그램과 예능에서 통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공개되며 '특별한 아이'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아이유는 예능에서 꾸밈없이 순수하고 귀여운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며 더욱 솟아올랐다.

그러던 차에 마침내 2010년 6월에 첫 번째 히트곡이 터지고, 바로 다음 달에 <영웅호걸>에 출연하며 아이유는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쟁쟁한 멤버들이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아이유는 1인자가 되어 위상의 수직상승을 경험한다.

여기서 아이유는 걸그룹보다 더 걸그룹같은 매력을 보여줬다. 바로 귀엽고, 화사하고, 사랑스럽고, 순수한 소녀의 매력이다. 그 매력의 폭발력이 쌓이고 쌓였을 때 드디어 폭탄이 터진다. 2010년 12월 둘째 주, 저 유명한 삼단고음 사건이다.

삼단고음은 아이유의 '실력'을 상징하는 이벤트였다. 이것으로 아이유는 아이돌과는 차원이 다른 실력파 여가수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그러자 균형추가 순식간에 기울면서 그녀는 새로운 대세가 되었다.

삼단고음 이틀 후에 삼단폭행 사건이 터졌다. 아이유가 <영웅호걸>에서 자기 머리를 세 번 때린 사건(?)이었다. 이건 아이유의 순수함, 소녀다움을 다시 확인시켰다. 실력과 순수를 동시에 인증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솔로 여가수로서 홀로 우뚝 섰다.

   
   

아이돌의 대안이 아이유?

가요대잔치가 아이돌판이라고 했는데, 2010년 가요대잔치엔 '실력파 여가수' 아이유도 중심인물이었다. 그렇다면 서두의 지적이 '오버'였다는 말인가? 그렇지가 않다는 게 문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예능에서 보여준 '사랑스럽고 귀엽고 순수한 소녀의 매력'이 아이유의 중요한 인기요인이다. 이건 아이돌 걸그룹의 인기몰이 양상과 다를 바가 없다. '어중간한 섹시' 대신에 순수함의 농도를 더 강하게 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귀여운 소녀가 화사한 옷을 입고 나와 발랄한 무대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아이유와 걸그룹 사이엔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소녀시대의 '오빠를 사랑해'나 아이유의 '오빠가 좋은 걸'이나 오십보백보인 것이다. 걸그룹에 대한 팬심과 아이유에 대한 팬심은 비슷한 성격이다.

아이돌의 대안으로 각광받는 아이유도 일종의 아이돌인 셈이다. 그래서 <영웅호걸>에서의 아이유에게서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었다. 아이유와 아이돌의 차이는 아이유가 통기타를 연주한다는 그것 하나밖에 없다.

아이돌에 몰두하다가 그것에 대한 대안마저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소녀'에게서 찾는 시대. 나라꼴이 정말 말이 아니다. 한국 아이돌의 역사는 대중의 비판과 업계의 응전으로 이루어져왔다. 아이유 사태에 대한 응전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통기타도 치고 삼단고음도 가능한 걸그룹을 말이다. 그렇게 아이돌의 경쟁력이 향상될수록 한국 대중문화는 수렁 속에 빠져들 것이다. 아이돌과 아이유만 있는 신한류열풍 시대는 악몽이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하재근  webmaster@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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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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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재도전 2011-04-25 00:26:35

    아이돌이 판치고있다 >> 그대안은 아이유 인듯보인다 >> 그러나 결국 아이돌과 같은것이다 >> 한국음악의 미래는 어둡다

    목적도 없고 근거도 없고 대안도 없고
    생각뿐인 비관론,
    이게 평론인가요 일기인가요...
    다 읽고 시간낭비했다는 느낌만 드는 글이네요   삭제

    • 이즌쉬러블리 2011-01-13 18:02:20

      미디어스에 좋은 글 많아서 자주 보는데...
      이 글은 말 그대로 비판을 위한 비관글로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글쓰신 기자님은 이 글을 왜 쓰신거지요?
      기자님이 말씀하시는 아이돌과 아이유만 있는 이 악몽같은 가요계에
      제대로 된 대안은 무엇인가요?
      방송에 아이돌 나오게 하지 말까요?
      연배있는 가수들과 섞어서 골고루 나오게 할까요?
      비관밖에 없는 이 글에서는 찾을 수가 없네요...   삭제

      • 맞아 ㅡㅡ 2011-01-08 09:35:04

        아이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가요계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그러는 기자님은 앨범 한장이라도 사보셨습니까? mp3나 다운받고 있으니
        노래가 점점 인스턴트화 되잖아요.
        진정 한국 가요계를 생각한다면 아이돌을 직접적으로 까는 게 아니라
        아이돌이 판치는 원인을 분석해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것들을 제시했을텐데?   삭제

        • ddd 2011-01-08 03:53:34

          이적과 같은 거장의 새엘범이 묻히게 되는 한국대중음악시장에 문제가 없다는건 아닙니다만, 그게 아이유나 소시로 대표되는 아이돌시장의 영향이라고 단정짓기엔 연관성이 부족해보이네요. 소시나 아이유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음악 안 듣습니까? 오히려 문제는 한국대중음악이 고립되어서 다른 수익구조가 발견되지 못하고 있다는 거겠죠. 그래서 아이돌 말고 돈되는 음악이 안나오는 문제가 생기고 있는거고요. 문제를 잘못 짚으신듯   삭제

          • ddd 2011-01-08 03:49:52

            한국대중음악이 아이돌판으로 돌아간다는 비판은 좋습니다. 그리고 그 응전이 아이유라는 비판도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타도 치고 노래도 잘하고 음악하는 아이돌들이 대세를 차지한다는 그건 무슨 문제가 있는 거지요? 아이돌화,라는 비판에 힘입어서 너무 그 자체에 매몰된 느낌이네요. 아이돌들이 환경(고객들과 경쟁자들)의 도전에 의해 응전하여 더욱 수준 높은 음악을 하게 된다면 이건 한국 대중음악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 건지...수렁 속에 빠지는게 아니라 발전하는 것 같다고 느낀느건 저 혼자 뿐인가요?   삭제

            • ㅇㅇ 2011-01-07 19:45:41

              '악몽'이라 다행이네요, 그거는 혼자서 꾸는 꿈이니까요.   삭제

              • 르웰린견습생 2011-01-07 16:31:25

                윤종신, 김형석, 윤상, 이문세 등 기라성 같은 대중가요계의 거목들이 아이유를 칭찬하고,
                또 기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통기타나 칠 줄 알고(사실 알고보면 아이유의 기타실력이 뛰어나지도 않아요.) 삼단고음을 할 줄 알아서가 아닙니다.

                아이유의 진정한 장점은 청아한 음색과 부드럽게 음을 감싸는 기교,
                노래를 힘들이지 않고 부를 수 있는 능력, 자신만의 곡 해석력 등이지요.   삭제

                • 르웰린견습생 2011-01-07 16:20:36

                  과연 기존 아이돌과 아이유의 차이점이 통기타를 칠 줄 아느냐 하나밖에 없을까요?
                  또 아이유는 삼단고음을 할 수 있단 이유만으로 뛰어난 가창력이란 평가를 받은 걸까요?

                  아이돌판으로 퇴락한 한국 대중음악계를 비평하는 것까진 좋았지만, 거기에 너무 치우쳐서
                  아이유만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장점들에 대해서 간과하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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