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7월 3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여성 노동자들은 그렇게 거리에서 삭발까지 했다.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원만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급식조리원은 아줌마로 불리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데 유세라고 조롱하던 국회의원이 떠오른다. 대단한 능력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라 조롱하던 그는 과연 그 지독한 노동 환경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들여다봤는지 모르겠다.

""불편해도 괜찮아요" 학생들은 피켓을 들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당장 내일부터 급식이 끊길지도 모른다는데 배를 곯아도 괜찮다니… 그러나 학생들의 마음은 어른들보다 한참 앞으로 나가 있었습니다. "밥을 안 준다고 원망하지 말고 왜 파업을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찜질방 같이 끓어오르는 조리실의 환경과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고생을 알고 있기에… 그들은 미안했던 것이지요. "우리 학생들이 잠시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 소외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으면 합니다."- 인천서흥초등학교 가정통신문.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낸 인천의 그 초등학교 역시 조금 '불편'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을의 연대… 동병상련의 울림이라고나 할까… "모든 노동자가 각자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존중을 받을 수 있기를… 차별받는 일 없는 세상을 소망합니다."- 인천서흥초등학교 가정통신문. 실제로 그것은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미래일 수도 있으며, 각자의 일터에서 일하는 학부모의 현재일 수도 있으니까요"

[앵커브리핑] '밥 안 준다 원망 말고…'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과 이를 바라보는 현장의 학생들에 주목했다. 노동의 가치를 이해하는 학생들의 당당한 제안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기성 언론은 노동자가 왜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민이 아닌 ‘학생들에게 급식을 주지 않는다’에 포커스를 맞춘다.

'급식대란'이라 부르며 학생들이 굶어야 한다고 보도하지만, 급식을 만드는 이들이 왜 아이들에게 밥을 줄 수 없는 상황인지 고민하지 않는다. 왜 아이들이 굶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런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이라도 고민하고 알렸다면 파업 상황은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관계 당국은 여론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못난 어른들과 달리, 학생들은 불편해도 상관없다고 했다. 아이들은 피켓을 들고 "왜 파업을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학생들이 완장을 찬 어른들보다 훨씬 어른답다.

인천서흥초등학교가 보낸 가정통신문은 특별했다. 일반 가정통신문들이 점심으로 무엇을 먹일지 목록을 정하고 노동자들의 파업을 탓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들은 달랐다. 노동자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소외된 많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자고 했다.

"모든 노동자가 각자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존중을 받을 수 있기를... 차별받는 일 없는 세상을 소망합니다" 인천서흥초등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을 보며 눈물이 나는 것은 그들이 진정한 교육자이기 때문이다. 공교육이 왜 중요한지, 그들이 가정통신문으로 그 가치를 정확하게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최소한 인천서흥초등학교를 다닌 아이들은 노동의 가치가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Sorry We Missed You. "죄송합니다. 우리가 당신을 놓쳤네요." 라는 의미죠. 영국의 택배기사들은 택배를 받을 사람이 집에 없을 때 집 앞에 이런 내용의 쪽지를 남긴다고 하는군요. 영화감독 켄 로치는 그들이 남긴 이 문구에 주목했습니다. 그대로 해석하자면 노동자가 고객을 놓친 것이 되지만…"

"거꾸로 풀이해본다면 누군가의 노동을 편안히 제공받는 사람들이야말로 그 노동을 제공하고 있는 '누군가'의 가치를 놓치고 있다는 것… 즉 정작 그들을 놓친 것은 우리 사회라는 의미였습니다. "불편해도 괜찮아요." 고등학생들이 웃으며 치켜든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그 메시지 안에는, "Sorry We Missed You. 미안해요 우리가 당신을 놓쳤네요." 누군가에게 적절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못한 냉정한 세상이 건네야 할 사과가 대신 담겨진 것은 아닐까…"

[앵커브리핑] '밥 안 준다 원망 말고…'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 최저임금을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에 나라 망치는 일이라 주장하는 야당과 보수언론들의 행태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노동 인권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정작 자신들은 한 달 수천만 원을 수령하면서도 국회에 등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부끄러움이란 1도 없다. 자신들 월급은 매년 알아서 올린다. 그들에게 노동의 대가는 정당한 것일까? 과연 국회의원들의 노동은 그들에게 주어진 수많은 특혜에 걸맞은 것일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는 대한민국 국민 중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졸 출신 노동자의 50%는 비정규직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학벌주의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특수목적고를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자신 역시 미래의 비정규직이라는 절박함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는 자료다.

능력보다 학력, 그보다 인맥이 더 중시되는 사회는 위험하다. 노동은 신성하다. 점점 노동자들이 설자리를 잃어가는 사회에서 노동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인구절벽을 언급하며 엄청난 예산을 물 쓰듯 쓰지 말고,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라. 노동이 값진 사회가 되면 인구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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