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2010년은 정말 화려함 그 자체였습니다. 남아공월드컵 16강, U-20 여자월드컵 3위, U-17 여자월드컵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성남 일화 우승 등 각급 대표팀, 그리고 클럽 축구 모두가 대외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또 해외파 선수들의 맹활약도 대단했으며, 신예 선수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던 한 해였습니다.

한국 축구가 2011년에도 새로운 희망을 밝히기 위해 새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출발점에 서서 또 한 번의 도약을 바라는 한국 축구는 몇 가지 꿈을 안고 '아시아 최강'의 위용을 과시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가 2011년에 이뤄야 할, 아니 꼭 이뤘으면 하는 '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아시안컵 우승

▲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아시안컵 우승은 한국 축구의 한(恨)을 말끔하게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다가올 것이며, 그래서 지난해 월드컵만큼이나 한국 축구에 중요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지난 1960년 이후 51년 동안 단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는데 월드컵 본선에서는 아시아 대표다운 면모를 보이고도 대륙별 대회 타이틀이 없어 뭔가 아쉬움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이영표, 손흥민 등 신-구 조화를 통해 역대 최고 수준의 대표팀 전력을 갖추고 진정한 아시아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의 첫 번째 시험 무대와 다름없는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의 한도 풀고, 진짜 최강팀이라는 위용을 과시하면서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 축구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면 팀 리빌딩 작업, 세대교체를 추구하는 조광래 감독의 향후 행보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K-리그팀 3연패

이와 더불어 K-리그팀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연패가 이뤄질지도 큰 관심사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 엄청난 유무형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K-리그팀의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이 높아졌는데요. 그러면서 2009년에는 포항 스틸러스가, 그리고 지난해에는 성남 일화가 우승을 차지해 K-리그, 나아가 동아시아 축구의 힘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동아시아 대표가 K-리그라는 인식을 정착시키면서 진정한 아시아 축구 최강 리그라는 것을 보여준 데에는 K-리그의 잇단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상당한 역할을 했던 게 사실입니다.

올 시즌 역시 K-리그 1-3위팀인 FC 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 전북 현대 그리고 FA컵 우승팀인 수원 삼성이 챔피언스리그에 나서 K-리그의 힘을 보여주려 하고 있는데요. 일부 팀 전력의 변동이 예상되고 있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는 아시아 정상을 향한 열정이 K-리그팀 3연패라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리그 평균 관중 최다 돌파

▲ FC서울 프로축구 K-리그 우승 ⓒ연합뉴스
이와 더불어 올 시즌 K-리그가 내실 있는 성과 면에서 더욱 진전이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해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 골이 많이 터지는 경기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던 K-리그였는데요. 올 시즌에는 이를 바탕으로 각 구단이 양적인 팽창보다는 질적인 업그레이드에 더욱 신경을 써서 K-리그 클럽 축구의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FC 서울이 사상 첫 50만 관중을 돌파하고 평균 관중 3만 시대를 열면서 충분히 상품성이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축구 외적으로 사람들이 즐길 만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에 중점을 둬서 다양한 계층의 팬들을 경기장으로 오게 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구한 서울의 사례는 다른 구단의 모범이 됐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뿐 아니라 팬들을 경기장으로 끌어 모으게 하는 마케팅의 힘을 각 구단들이 보여주고, 프로축구연맹이 여기에 날개를 달아주는 노력을 보여준다면 K-리그가 그토록 바라던 '진짜 흥행'이 이어지고 축구팬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리그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보여준 몇몇 구단의 가능성을 올 시즌에는 대부분의 구단으로까지 퍼져서 새로운 희망이 샘솟는 K-리그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K-리그 승강제 논의 진전

또 K-리그, 아니 우리나라 프로 축구의 승강제 도입이 더욱 본격화되는 시기가 바로 올해입니다. 2013년 도입을 목표로 쉼 없이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올해가 골격을 갖추고 기초를 다져나가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난해 12월에 이를 위한 공청회가 열렸는데요. 축구협회, 지도자, 언론사 축구부장, 해설위원 등 다양하게 패널들이 참석해서 승강제, 나아가 한국 축구의 발전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습니다만, 무엇보다 한국 프로 축구의 현실에 맞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 모델이 잘 다듬어져서 이를 계기로 클럽 축구가 제대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기를 공통적으로 바랐습니다. 승강제에 대한 이야기를 조만간에 한 번 다루겠지만 유럽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우리의 현실에 맞고 그러면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계기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말로 올해가 중요합니다.

여자 축구의 완전한 정착

▲ 여자 축구 대표팀 ⓒ연합뉴스
그동안 축구가 남자의 전유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소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의 성과를 계기로 여자 축구는 진짜 스포츠로서의 대우를 받을 수 있었고, 올해부터 정부가 3년간 185억 원을 투입해 팀 확대, 환경 개선, 지도자 확충 등 다양한 지원 혜택을 주기로 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K-리그 승강제와 더불어 여자 축구도 어떻게 보면 올해가 진정한 기초를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여자 축구가 완전하게 정착하면서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희망 주는 한국 축구

한국 축구에 대한 또 다른 다양한 꿈들, 그리고 어떤 특정한 클럽을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는 저마다 꿈들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는 한국 축구가 진정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이에 걸맞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축구로 꿈을 얻고, 희망을 얻는 모습이 더 많아지는 그 순간이야말로 한국 축구 최고의 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순간이 2011년에 더 많아지기를 축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 보겠습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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