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연말 정산편은 무한도전이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무한도전 연말 정산에선 한 해 동안 이슈가 되었던 것을 멤버들을 통해서 직접 듣게 되었다. 약간은 민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주제로 삼았는데, 번지점프와 알레스카에서 번지점프 분량이 적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하하가 무한도전에 득인지 실인지를 따지고 들기도 했다. 모두 한 번씩 블로그에서 다루었던 주제이고, 이슈가 되었던 점들이다. 보통은 시청자들이 말하고, 좀 더 적극적인 시청자는 블로그에 의견을 피력하지만, 보통은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그런 이슈들을 멤버들의 입을 통해 직접 평가하게 했다. 결과가 어떠하든 그 시도 자체가 용감하고 멋졌다.
시청률 조사 꼬집기
시청률 조사는 표본 조사에 의해 나온다. 전국에 몇 천 가구에 수신기를 달고 그 중에 시청자 수치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DMB나 다운로드, VOD등 기술의 발전에 따른 조사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시청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대략적인 통계만 낼 뿐인데 무한도전이 실제 조사를 통해 밝혔듯 무한도전은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아서 TV로 보는 것보다 다른 기기를 사용하여 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항상 시청률에 있어서 밀릴 수밖에 없었고, 그 시청률이란 수치만 보고 마케팅을 하기에 광고의 단가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파급력이나 영향력으로, 실제 시청 수치로 본다면 광고의 단가가 달라지게 만드는 시청률의 기준은 달라져야 마땅할 것이다.
시청률 조사를 하면서 경쟁 프로그램인 SBS의 스타킹과 KBS의 천하무적 야구단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타 방송사, 특히 경쟁 프로그램을 대놓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는데, 이 또한 과감한 시도가 아닌가 싶다. 한낱 기업의 블로그 마케팅에서도 경쟁 기업의 이름조차 거론되는 것을 싫어하는데 미디어적 영향력이 큰 방송에서 그것도 경쟁 프로그램을 언급하여 노출시킨다는 것은 무한도전이 소통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행동이었다.
시청자 의견 듣기
중간에 전화통화를 통해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나 KBS의 김광수 PD를 연결해 무한도전의 폐지론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타방송사의 PD에게 무한도전에 대해 의견을 묻는 것 자체가 정말 보기 좋았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주는 김광수PD도 멋져 보였다.
소통하는 무한도전, 영원하라
시청자와 같이 놀고 싶어하는 무한도전, 그것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와 같다. 김성원 작가의 말처럼 보통 프로그램들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보완과 유지를 반복할 뿐이다. 고착된 포맷으로 우려먹는 것이다. 그 안에는 소통도 없고, 고민도 없다. 그저 모래성이 무너질까봐 물이 차올 때마다 모래를 붓는 것과 같다. 무한도전이 항상 위기인 이유는 김희철의 말처럼 항상 새로운 길을 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 위기가 항상 기회로 바뀌는 이유는 새로운 길을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하며 시청자와 같이 걸어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마인드로 소통해 나간다면 무한도전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발전은 남의 말을 듣고 자기성찰하는 데서 비롯되니 말이다. 2011년에는 더욱 건강해진 박명수와 더욱 존재감 있는 정형돈, 장가간 정준하, 아픔을 딛은 노홍철, 스파르타 하하, 편안해진 길, 더 큰 웃음을 줘서 더 행복해질 유재석과 웃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무한도전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