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과 혐오 발언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반인권적인 발언들을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경이롭다. 월드 스타디움 투어를 통해 그 가능성과 의미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전 세계 모든 이들이 그들을 사랑하거나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사랑하는 존재는 있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평가는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호불호는 개인적인 취향이다. 이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종차별과 증오와 혐오 발언은 전혀 다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누구를 지칭하든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이런 발언들이 호주 공영방송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되었다.

지난 19일 호주 공영방송 Channel9의 '20 to One'에서는 방탄소년단을 언급하며 졸렬한 혐오 발언들을 쏟아냈다. 경악할 수준이 아닐 수 없다. 멕시코 방송에서 BTS를 향해 게이 발언을 쏟아내며 방송을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사과를 했지만, 그들이 어떤 시각들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잘 드러났다.

호주 방송 '20 to ONE' 갈무리

기본적으로 혐오가 일상이 된 나라이기에 가능한 발언들이다. 방송에서 이 정도 수준의 발언을 할 정도면 그 사회의 의식 수준을 알 수 있다. 호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폄하와 인종차별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성차별과 외국인 혐오 등 각종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그들은 영어도 못하는 애들이 빌보드 1위를 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주장도 했다. UN 연설과 관련해서는 헤어스프레이와 관련된 이야기였냐며 조롱을 이어갔다. 남자 7명이 모여 있으면 그중 게이는 있기 마련이라는 성차별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동양인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는 것이 호주 방송사의 입장인 듯하다. 우월적인 언어인 영어를 사용하지도 못하는 자들이 빌보드 차트 1위를 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주장 속에 뿌리 깊은 인종차별주의가 드러났다. 공영방송에서 이런 식의 혐오와 차별 발언이 거침없이 나올 정도면 호주라는 국가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백인 우월주의를 앞세워 혐오 범죄가 호주에는 만연했었다. 사라진 듯했지만 이런 혐오는 여전히 남겨져 있음을 이번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혐오 발언을 쏟아낸 자들만이 아니라 제작진과 방송사 역시 혐오와 차별을 일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악할 일이다.

"문제가 된 '20 to One'는 방송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강조하기 위해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다. 불쾌감을 느낀 시청자들에게 사과드린다"

논란이 커지자 Channel9 측은 자신들은 방송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저 재미있게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이 정도 인종차별과 혐오 발언은 호주 방송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해도 되는 수준이라는 것이 그들의 입장인 셈이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혐오가 문제가 아니다. 호주라는 국가가 인종차별과 혐오를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가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다. 이런 국가가 아무렇지도 않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할 일이기 때문이다.

방송 직후 아미들을 중심으로 SNS에 '#channel9apologize #channel9apologizetoBTS @20toOne @Channel9' 등의 해시태그를 사용해 그들의 혐오 방송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이 정말 자신들이 한 행동이 방송 규정에도 부합한다면 호주라는 국가는 지구 상 가장 악랄한 혐오주의자들이 거주하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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