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윤수현 기자]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 부실 평가,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된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지난 2월 포털 입점 제휴를 맺은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는 포털뉴스제평위 평가 대상이 되는 기간의 기사는 직접 작성하고 이외 시기의 기사는 전자신문 기사를 베끼거나 바이라인을 바꿔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방식 등 제평위 내부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혹이다.

'블록체인포스트', '넥스트경제'는 전자신문 관계사로 확인된다. 또한 이선기 전자신문 인터넷 대표는 '블록체인포스트', '넥스트경제'의 포털 검색 제휴를 결정했던 3기 포털뉴스제평위 평가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연임해 현재 4기 제평위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블록체인포스트, 넥스트경제 CI.

제평위는 지난해 9월부터 2018년도 하반기 뉴스 제휴 평가를 진행했다. 9월 3일부터 16일까지 입점을 희망하는 매체의 접수를 받고, 10월 12일부터 2달 동안 포털 입점을 위한 매체 평가를 진행했다. 결과는 올해 2월 발표됐으며 평가를 통과한 매체들은 4월부터 포털에 입점했다. 2018년 하반기 뉴스 제휴 평가를 통해 새롭게 포털에 입점한 매체는 38개다. 신청 매체 가운데 9.8%만 포털 검색 제휴를 맺었다.

블록체인포스트는 제평위 기사 평가에 해당되지 않는 기간인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단 한 건의 기사도 존재하지 않으며, 넥스트경제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작성한 기사가 단 한 건에 불과하다. 사실상 해당 시기 휴간한 셈이다.

네이버·카카오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규정에 따르면 제평위 뉴스 제휴 평가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량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전문지로 입점 제휴를 맺은 블록체인포스트는 월 20건 이상의 자체기사를 생산해야 하고, 인터넷매체로 제휴를 맺은 넥스트경제는 월 100건의 자체기사를 생산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평가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기사를 작성하지 않았다. 제평위가 평가하는 기사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제평위는 제휴 평가 신청 직전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제평위는 통상 제휴를 신청한 매체의 신청 직전 3개월 기사를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18년도 하반기 평가는 직전 3개월인 6~8월이 아닌 5~7월 기사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8월 휴가철에 대한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평위는 평가 대상 기간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

전자신문 관계사인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는 제평위의 심사 대상이 되는 기간을 미리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 홈페이지의 각 섹션 기사를 살펴보면 5~7월 사이에 대부분의 기사가 집중돼 있다. 7월 이후에는 거의 기사가 없다시피 하다가 포털 검색 제휴 입점 이후인 올해 3월에서야 기사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블록체인포스트, 넥스트경제 리스트 일부. (사진=블록체인포스트, 넥스트경제 홈페이지 캡처)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가 평가 대상 기간의 자체 기사를 늘리기 위해 기사 발행 날짜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제평위는 평가 대상이 되는 기간 중 특정 달을 지정해 자체기사를 제출하도록 한다. 제평위는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에 7월달 자체기사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기사 리스트에서 8~9월 작성한 자체기사 일부가 확인되는데, 기사를 클릭하면 본문에서는 7월에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난다. 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블록체인포스트의 <"광산에서 내집까지" 中 블록체인, 다이아몬드 추적한다> 기사는 리스트에서는 2018년 8월 7일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기사 본문을 클릭하면 7월 30일 승인된 것으로 적혀있다. <해외 블록체인기업 몰려오는데…규제에 발묶인 한국> 기사는 리스트에서는 8월 2일자, 기사 본문은 7월 31일로 돼 있다.

▲넥스트경제 기사. 기사 리스트에는 2018년 8월 26일 작성된 것으로 돼 있지만, 본문에는 7월 31일 발행된 것으로 돼 있다. (사진=넥스트경제 홈페이지 캡처)

넥스트경제 기사를 살펴보면 좀 더 구체적인 조작 정황이 포착된다. 넥스트경제의 <SK텔레콤 하청업체 갑질 논란…핀테크 중소기업 기술탈취 의혹>은 기사 리스트에서는 2018년 8월 26일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기사 본문에는 7월 31일 작성한 기사로 나타난다. 해당 내용은 8월 6일 KBS가 가장 먼저 보도한 기사로, 7월 31일에 관련 기사가 존재할 수 없다.

넥스트경제의 <라오스 댐 붕괴…해외사업수주 '빨간불'> 기사는 리스트는 2018년 8월 2일, 본문에서는 7월 31일 승인으로 나타난다. 넥스트경제는 기사 본문에서 '지난달 23일 붕괴'를 언급하고 있다. 라오스 댐 붕괴 사고는 2018년 7월 23일 발생했다. 기사 본문과 승인 시기가 맞지 않는 셈이다.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가 7월 외의 평가 대상 기간에 게재한 기사 대부분은 전자신문 기사를 베껴 바이라인만 바꾼 것으로 확인된다. 전자신문의 분석기사, 취재기사, 사설 등이 이들 매체의 기사로 둔갑했다. 기간을 넓히면 인터뷰, 기자수첩, 전문가칼럼, 르포까지 바이라인만 바꿔 게재했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보면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는 제평위의 평가 대상 기간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평가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내부 정보가 샜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자신문 로고.

블록체인포스트의 발행인·편집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정 모씨는 전자신문 재무팀에서 근무하며 전자신문인터넷 부장을 겸하고 있다. 블록체인포스트 청소년보호책임자로 등재된 조 모씨는 전자신문 기자 출신으로 전자신문인터넷에서 최근까지 근무하다 퇴사했다. 넥스트경제의 등기부상 사내이사는 블록체인포스트 발행인인 정 부장이다. 정 부장은 넥스트경제 법인 설립 당시 대표이기도 했다. 넥스트경제의 변경 전 주소지는 전자신문인터넷과 같은 건물, 같은 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의 입점 평가 당시인 3기 제평위에는 이선기 전자신문인터넷 대표가 한국온라인신문협회 추천 위원으로 포함돼 있었다. 이 대표는 4기 제평위에서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선기 대표와 정 부장은 전자신문인터넷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대표가 두 매체의 입점 평가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블록체인포스트 발행인 정 부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매출이 미미하다보니 심사기간 이후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기사 질을 높이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발행 시점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넥스트경제 관계자는 상당 기간 기사가 없었던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어느 달은 기사를 많이 쓰고, 어느 달은 적게 쓰는 건 우리 회사의 자유 아니냐"고 말했다.

이선기 대표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나는 두 매체 평가에 참여하지도 않았다"며 "제평위원 입장에서 입점 평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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