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개막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전력 점검을 벌입니다. 한국은 30일 저녁 7시(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시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최종 담금질 작업을 갖습니다. 적절한 신-구 조화를 통해 51년 만의 정상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이번 경기가 사실상 마지막 실전 점검인 만큼 해볼 수 있는 것을 모두 시험해보고 호흡을 맞춰보면서 정상으로 가는 길을 탄탄하게 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벌이게 됩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시리아에 앞선다 하지만 아직 모든 선수들이 손발을 제대로 맞춰보지 못한 만큼 어떤 경기 결과가 나올지는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확실한 공격 자원인 박주영(AS 모나코)이 부상으로 낙마해 전력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과연 이를 확실하게 메울 대체자를 찾고, 이전 두 경기(이란, 일본전)에 비해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시리아전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를 5가지 정도 뽑아봤습니다.

▲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중동을 넘어라

이번 경기는 아시안컵에서 항상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중동 팀을 넘기 위한 '맞춤형 모의고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유독 중동 팀만 만나면 크게 힘을 못 쓰는 경향을 보여왔는데요. 2000년 사우디아라비아(4강), 2004년 이란(8강), 2007년 바레인, 이라크(조별예선, 4강)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중동 팀에 패해 우승이 번번이 좌절되는 불운을 맛봤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가 중동 카타르에서 치러지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했는데요. 여기에다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 예선에서 만나는 바레인을 비롯해 중요한 순간마다 중동 팀을 만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예방주사 접종이 필요했고, 그 예방주사 상대로 시리아를 선택해 경기를 펼치게 됐습니다. 중동팀을 확실하게 넘기 위해 이에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좋은 평가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확실한 공격 자원-전술 찾을까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이번 경기의 최대 화두는 바로 확실한 공격 자원 또는 전술을 찾는 것입니다. 박주영의 낙마로 공격 자원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는데요. 지동원, 유병수, 김신욱 등 좋은 공격 자원들이 있지만 공격 성향이 강한 박지성, 김보경, 손흥민 등 미드필더를 적극 활용한 공격 전술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어 과연 이번 시리아전에서의 시험이 성공을 거둘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축구, 창의적인 축구를 얼마나 더 보여주고 적응하느냐에 따라 경쟁 자원들의 성패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용래를 주목하라

이번 경기에서 가장 주목해봐야 할 선수는 바로 조광래 감독이 경남 FC 감독 시절 키웠던 자원 이용래입니다. 경남 시절 알짜 플레이로 팀이 선전하는데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수원 삼성으로 적을 옮긴 이용래가 현재 국가대표팀 전력의 핫키워드까지 떠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과연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소속팀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측면 풀백도 뛸 수 있을 만큼 다재다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히는 이용래는 빠른 시간 안에 대표팀에 잘 적응해 무서운 신예로 발돋움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이용래의 빠른 적응에 다른 선수들이 긴장할 정도라 하는데 과연 제주 전지 훈련에서 보여준 활약만큼이나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아시안컵에서의 맹활약까지 기대하게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 한국 축구대표팀이 내달 아시안컵대회를 앞두고 2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바니야스클럽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험 적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

이번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5살로 역대 대표팀 최저 수준입니다. 그렇다보니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데요. 아직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기에 위험 부담이 있기는 해도 이미 U-20, U-17 월드컵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나름대로 좋은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당당하게 이번 시리아전 A매치 경험을 살릴지 주목됩니다.

가장 주목되는 선수는 역시 분데스리거 손흥민입니다. 시차 적응 등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가운데서도 제주 전지 훈련에서 조광래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 발탁된 손흥민은 내친김에 이번 경기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받고 아시안컵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A매치 경험이 아직까지 적은 윤빛가람, 구자철, 김보경 등 미드필더진도 아시안컵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게 됩니다. 조광래 감독의 빠른 축구에 잘 적응해 일단 아직까지 잘 살아남은 젊은 선수들이 패기 있는 모습으로 아시안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할 지 이번 시리아전을 통해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남아공월드컵 멤버들의 '유종의 미'

그러면서 남아공월드컵 멤버들은 이번 경기가 2010년 마지막 A매치로서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습니다. 남아공월드컵을 위해 쉼 없이 달리고 조광래호 출범 이후 역시 점진적인 변화를 이뤄오며 달려온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이번 경기를 통해 2010년에 거둔 성과들을 다시 한 번 빛나게 하고, 당장 다음 달에 열리는 아시안컵, 그리고 새해에 대한 희망을 밝히려 하고 있습니다.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지상 과제를 안고 또 한 번 당당한 도전을 펼칠 주축 멤버들이 이번 시리아전을 통해 '유종의 미'와 '기분 좋은 출발'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동시에 달성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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