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밤마다>에 김태원이 나와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그 중 눈길을 끌었던 화제는 한때 부활의 보컬이었던 이승철과의 갈등입니다. 김태원이 두 번째로 마약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이승철과의 관계 때문이었지요.

창단되고 나서 약 7년 만에 부활은 해체의 길을 가게 됩니다. 이승철은 솔로로 나오면서 김태원이 작곡한 "마지막 콘서트"를 불러 대성공을 하게 되지요. 사실 아직도 이승철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노래는 "마지막 콘서트"와 "Never Ending Story" 이렇게 두 곡이지요.

김태원은 "마지막 콘서트"와 관련해서 씁쓸한 이야기를 합니다. 마지막 콘서트는 김태원이 자기의 아내를 위해서 작곡한 곡입니다. 하지만 김태원이 부른 마지막 콘서트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고, 결국 이승철이 그 곡을 불렀을 때 이승철에게만 관심이 쏟아져서 한때 자신의 와이프까지도 자신을 한심하게 쳐다봤다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결국 그게 김태원이 마약을 두 번째로 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지요.

그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였겠지만, 그 자리에서 가장 진지하면서도 깊게 새겨들은 사람은 정용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정용화 역시 밴드를 하고 있는 입장이고 사실 그의 처지는 김태원보다는 이승철의 입장에 더 가깝거든요.

사실 정용화가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정용화를 대표로 언급했지만 이 문제는 웬만한 밴드라면 다 가지고 있는 그러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정용화와 같은 소속사인 에프티 아일랜드도 마찬가지일 것이겠구요.

밴드의 보컬과 멤버들과의 갈등과 질투, 인지도의 차이에서 나오는 골이 깊은 감정 싸움...... 이러한 문제는 밴드는 물론이겠거니와 무대에서 돋보이는 보컬에게 정말 중요한 이야기이지요. 그것이 밴드의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보컬"만 기억되는 현상이 잦은 것이지요. 보컬이 밴드 전체를 넘어서는 일이 번번이 일어납니다. 팬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으나 대중에게 밴드는 보통 보컬만 기억됩니다. 그러다 보면 멤버들간에 골이 깊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몇 년 하다보면 갈리게 되는 일이 자연스레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부활처럼 극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우를 또 하나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바로 버즈와 민경훈의 이야기인데요. 물론 버즈와 민경훈은 저런 공개적인 감정의 골을 이야기하거나 갈등을 이야기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멤버들이 군대를 가는 바람에 막내 민경훈이 혼자 남게 되어 갈라선 것뿐이지요.

현재 버즈의 다른 멤버가 누구였는지는 버즈의 팬이 아니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인지도의 차이가 확실히 납니다. 홀로 군대에 가지 않은 민경훈은 솔로 앨범을 냈지만 민경훈의 솔로 앨범은 솔직히 평소의 "버즈스타일"과 맞지 않았고 결국 민경훈의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요. 버즈는 민경훈을 영입하지 않고 다른 보컬을 영입했지만 민경훈이 있을 때보다는 상당히 파워도 약하고 보컬도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아이돌 보컬도 자칫 조심하지 않으면 버즈나 부활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컬이 너무 커져서 밴드를 능가해버리는 현상이요. 그러다보면 보컬도 자신감이 붙게 되고 "솔로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갖게 될 수 있고, 보컬이 아닌 다른 멤버들은 "보컬만 너무 주목받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지요. 결국 그렇게 되면 서로의 틈이 생기게 되고 결과적으로 한 몇 년 하다가는 보컬은 보컬대로 남은 멤버들은 남은 멤버대로 가는 일이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승철이 보컬로 가장 주목을 받았을 때는 바로 이승철이 부활과 함께 했을 때였습니다. 부활도 마찬가지에요. 여러 보컬이 있었지만 솔직히 이승철만한 보컬을 영입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이승철과 김태원은 서로가 정말 필요하지만 그 골이 깊어서 만나기 힘든 상태에 있는 것이지요.

버즈는 그런 눈에 띄는 오해나 감정의 골은 없지만, 버즈 역시 민경훈이 없는 버즈와 있는 버즈가 차이가 나고, 민경훈 역시 버즈에 속해있을 때와 솔로로 활동할 때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돌 밴드는 소속사가 그런 점을 생각하니 조금 나은 상황인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예전에 씨앤블루의 민혁이 나와서 정용화가 드라마에 출연하고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그런 점을 잘 알 수 있지요.

실제 정용화는 MC, 우결, 드라마까지 찍은 것에 비해 민혁은 이제야 드라마 하나를 맡았고, 아직 다른 멤버들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나마 다른 멤버들이 우결에 가끔 등장하니까 다른 밴드에 비해서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씨앤블루 자체보다는 정용화가 더 큰 상태입니다.

에프티 아일랜드 역시 데뷔 4년차이지만 아직도 이홍기 외에는 기억되는 사람이 없는 아쉬운 일이 있지요. 리더가 이홍기가 아니라 최종훈이라는 사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밴드는 정말 오래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댄스그룹은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 하기 힘들지만 밴드는 장르를 바꿀 수도 있고 창작 능력이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길다고 봅니다. 하지만 밴드가 극복해야 할 문제는 "보컬과 그렇지 못한 멤버"들의 차이를 줄이고 오해와 감정의 골을 없애는 일일 거예요. 이번 에피소드는 인기 있는 밴드들이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그런 내용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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