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의 대정부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개원 가능성에 대해 "강대강으로 맞붙는 상황"이라며 "분위기 좋게 협치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가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벌이는 대정부투쟁은 결국 국회 보이콧인 것으로 보인다.

10일자 조선일보는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서두에 "나경원 의원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은 지 여섯 달 됐다"며 "당 체질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의 이미지가 '공주'에서 '투사'로 바뀐 것만은 확실하다"고 치켜세웠다.

▲10일자 조선일보 27면 인터뷰 기사.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경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은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모든 실정을 세금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 나라가 불가역의 사회주의 국가로 되지 않게 하는 것을 내 책무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지난 4월 말 공수처법,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국회 개원을 거부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한 번 투쟁을 보인 걸로 자족하고 등원하는 게 옳은가, 지금 국회를 무조건 정상화하는 게 맞느냐"라면서도 "국회를 열어서 더 나빠지는 것보다 안 열어서 더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를 여는 것이 의무 아니냐'는 질문에 "국회를 열어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했을 때 우리가 (연동형비례제, 공수처법 등을) 막을 수 있을까. 어렵다고 본다"며 "여는 게 능사가 아니라 국회를 잘 열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은 강대강으로 맞붙는 상황"이라며 "불리한 의석수의 우리가 악법을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재정 확대를 위한 예산과 이념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을 총선까지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우리 당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협상 상대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은 청와대의 입김 속에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와 협상이 어려운 것은 청와대가 너무 개입하기 때문"이라며 "경색 국면을 풀기 위해 만나봐도 그에게는 재량권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처음에는 잘 맞을 것으로 봤는데, 그(이인영 원내대표)는 너무 이념적이고 원리주의적"이라며 "협상은 주고받는 것인데 그와는 쉽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위헌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나 원내대표는 "지역구 선거는 당 지지도뿐만 아니라 개인 후보에 대한 평가"라며 "2002년 헌법재판소는 '비례대표를 따로 투표하지 않고 지역구에서 받은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갖는 것'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는 거꾸로 정당 득표율로 지역구를 갖겠다는 것인데, 이 또한 위헌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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