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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뜨겁게 달군 한국 축구 빅이슈 Top10은?[블로그와]김지한의 Sports Fever
김지한 | 승인 2010.12.28 10:41

다사다난했던 2010년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참 혼란이 많았던 한 해였지만 한국 스포츠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아공월드컵, U-20, U-17 여자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서 잇달아 좋은 성적을 거둬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 가운데서 축구는 지난해 각 급 축구대표팀과 클럽 축구의 쾌거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기록들과 쾌거들을 만들어내며 매우 뜻 깊게 한 해를 장식했습니다.

지난해 한국 축구가 새로운 유망주들에 대한 희망을 봤다면 올해는 여자 축구가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또 다른 새로운 희망을 봤다는 것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또 각 팀 뿐 아니라 선수 개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도 유독 많았던 올 한 해였습니다.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 2010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한국 축구 빅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이번 기회에 10가지를 뽑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자 축구의 성장

   
  ▲ 아시안게임 동메달 태극 여전사 ⓒ연합뉴스  
 
올해 예상했던 가장 큰 이슈는 사실 남아공월드컵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를 넘어가면서까지만 해도 여자 축구가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남아공월드컵 직후, 독일에서 열린 U-20(20세 이하) 여자월드컵은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을 몽땅 바꾸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메시' 지소연과 김나래 등 주축 선수들의 활약과 최인철 감독의 리더십 속에 젊은 선수들은 승승장구를 했고, 결국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U-17 여자월드컵에서는 더 큰 낭보가 터져 나왔습니다. 상대팀에 골을 먹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은 어린 선수들은 역시 승승장구를 거듭했고, 마침내 결승에서 일본마저 제압하며 사상 처음으로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 우승이라는 엄청난 일을 해내고 말았습니다. 대회 득점왕을 수상한 여민지는 최우수선수상도 받아 역시 FIFA 주관 대회 최초 골든볼, 골든슈를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이렇게 여자 축구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고, 국민적인 관심도 엄청났습니다.

뒤이어 성인 여자 대표팀의 선전도 이어졌습니다. 피스퀸컵에서 호주를 꺾고 사상 첫 정상에 오른 여자 축구 대표팀은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그동안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던 중국을 꺾고 3위를 차지하며 역시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입상이라는 일을 냈습니다. 각급 대표팀 모두 '사상 최초, 최고' 성적을 낸 여자 축구는 한국 축구가 2010년에 거둔 가장 큰 성과이자 희망이 됐습니다. 잇단 선전에 정부도 여자 축구에 힘을 실어주겠다며 2011년부터 3년간 185억 원을 투자하기로 해 질적인 면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남아공월드컵 원정 첫 16강

   
  ▲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 골을 넣은 뒤 포효하는 박주영과 축구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물론 한국 축구의 또 다른 쾌거를 꼽는다면 바로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에 오른 것입니다. 1월부터 빡빡한 훈련을 소화한 축구대표팀은 5월말까지 23명 정예 멤버를 뽑지 않고 경쟁 체제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선수들의 경쟁력, 경기력 향상에 열을 올렸습니다. 그 덕에 월드컵 본선 직전 열린 세계 최강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비교적 선전한 경기를 펼친 끝에 0-1로 져 희망을 갖고 본선에 임했습니다.

본선 첫 상대인 그리스를 상대로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다 '골넣는 수비수' 이정수의 기습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앞서 나갔습니다. 그리고 후반 7분, 박지성이 상대 중원에서 볼을 돌리던 것을 가로채 홀로 재빨리 골문을 향해 드리블했고, 골키퍼 앞에서 재치 있게 왼발로 감각적인 슈팅을 날리며 쐐기골을 뽑아냈습니다. 그것으로 2-0 승부는 끝났고 한국은 원정 월드컵에서 유럽팀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어 열린 2차전 아르헨티나전에서 1-4로 아쉽게 패한 한국은 3차전 나이지리아전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먼저 한 골을 내줬지만 한국은 곧바로 전반 39분, 기성용의 크로스에 이은 이정수의 '헤발슛'으로 동점을 이루며 자신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후반 2분,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박주영이 그대로 살려 골을 성공시키며 2-1로 앞서 나갔습니다. 아쉽게 후반 25분에 김남일이 패널티킥을 내줘 2-2 다시 균형이 이뤄졌고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이를 잘 막아냈고 결국 1승 1무 1패,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그토록 바랐던 원정 첫 16강의 꿈이 이뤄진 것입니다.

16강전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와 만나 멋진 대결을 펼쳤습니다. 0-1로 뒤진 후반 13분, 이청용이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1-1이 됐을 땐 '혹시 8강도..'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후반 35분,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아쉽게 1-2로 무릎을 꿇었고 그것으로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도전은 끝났습니다. 그래도 목표를 이뤘고, 당당하게 경기를 펼쳐 많은 박수를 받고 한 여름밤의 꿈을 기분 좋게 만끽했습니다.

아시안게임 '투혼의 3위' 

목표에 이르지 못했지만 감동적인 쾌거도 있었습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첫 판 북한전 패배를 딛고 잇달아 승리를 거두면서 목표인 24년 만의 우승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디뎠습니다. 그러나 4강전에서 아랍에미리트에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안타깝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배, 결승에 오르는 데 다시 실패했습니다. 워낙 자신감이 있었기에 선수들의 충격은 컸고, 3-4위전에서 과연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많았습니다.

역시 우려대로 한국은 후반 중반까지 1-3으로 뒤지며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하나도 건지지 못하는 수렁에 빠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하나둘씩 따라가기 시작했고 결국 후반 42분 지동원의 헤딩 결승골로 승부를 4-3으로 순식간에 뒤집는 데 성공했습니다. 모처럼 보인 선수들의 투혼은 많은 사람들에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고, 우승보다 값진 '아름다운 3위'라는 말을 들으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 성장해야 할 젊은 선수들에게 그 어떤 경험보다 값어치 있고 의미 있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경험이었습니다.

성남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지난해에 이어 K-리그 팀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쾌거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우승팀은 지난해 K-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도, FA컵 우승팀 수원 삼성도 아닌 성남 일화였습니다. 이번에 나선 K-리그 네 팀 가운데 가장 전력이 처진다는 평가가 많았던 성남은 팀플레이와 조직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해 마침내 중동팀들을 잇달아 잠재우고 사상 첫 아시아 정상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사상 첫 성남 우승이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K-리그가 이제는 더 이상 아시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최고 수준의 리그로 또 한 번 주목받은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선수가 아닌 오직 팀플레이를 통해 축구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성남 일화는 충분히 칭찬받을 만했던 한 해였습니다.

FC 서울 K-리그 우승, 제주 돌풍

   
  ▲ K-리그 정상에 오른 FC 서울 ⓒ연합뉴스  
 
한편 K-리그에서는 FC 서울이 연고 이전 후 처음으로 K-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지지 않는 축구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며 시즌 내내 상위권을 맴돌던 서울은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하며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섰습니다.

서울의 선전도 대단했지만 만년 하위권에 그쳤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돌풍은 K-리그 한 해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늘 6강 챔피언십에 오르지 못해 약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제주는 새롭게 부임한 박경훈 감독의 지휘 아래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상 첫 결승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큰 일을 저질렀습니다. 약체에서 단 한 해 만에 강팀으로 거듭난 제주 축구는 신선함 그 자체로 단단히 무장해 K-리그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이에 큰 역할을 해낸 김은중 그리고 박경훈 감독은 리그 MVP와 최우수 감독상을 나란히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유럽파들의 연달은 맹활약

해외에서는 유럽파들의 연달은 맹활약이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습니다. 잉글랜드에서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지성은 시즌이 겨우 반환점을 돈 현재 6골-4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10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개인적인 쾌거를 이뤘습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잇달은 주전들의 부상으로 곤경에 처할 뻔 했던 맨유에서 '이름 없는 영웅'이 아닌 중심 선수로 거듭난 것이 더욱 값졌습니다. 그밖에도 이청용은 '2년차 징크스'라는 우려를 씻고 볼턴의 핵심 선수로 또 한 번 주목받으며 연일 맹활약했고, 비록 부상으로 아시안컵에 낙마했지만 박주영도 6골을 터트리며 선전을 펼쳤습니다. 또 독일에서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한 차두리, 이에 앞서 역시 올해 초 셀틱으로 간 기성용의 '기-차 듀오' 콤비플레이도 매 경기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새롭게 떠오른 별도 눈에 띄었던 한해였습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의 손흥민은 데뷔 첫 해에 3골을 넣으며 함부르크의 주축 공격수로 완전히 떠올랐습니다. 탄탄한 개인 기량과 창의적인 플레이 능력을 갖고 있는 손흥민의 혜성같은 등장은 많은 축구팬들을 흥분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습니다. 그의 맹활약은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에도 확 들어 마침내 축구대표팀 입성이라는 성과로도 이어졌습니다.

조광래호 출범

   
  ▲ 대표팀 훈련시키는 조광래 감독 ⓒ연합뉴스  
 
남아공월드컵 이후 다소 진통을 겪다가 출범한 조광래호 축구대표팀의 등장도 의미 있는 한해였습니다. 비주류에 속했지만 누구보다 축구 전술, 현대 축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조광래 감독의 선임은 한국 축구 전체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출범한 조광래호는 첫 경기인 나이지리아전에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경기력과 틀을 깬 플레이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며 산뜻하게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는 감독의 전술에 선수들이 다소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손발이 다소 안 맞는 플레이를 펼치며 아쉽게 1무 1패에 그쳤습니다.

신선함과 다소 파격적인 팀 운영 때문에 다소 우려의 목소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조광래호는 제대로 팀을 꾸려 2011년을 여는 1월 중순,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51년 만의 우승이라는 큰 도전을 펼칩니다. 과연 한국 축구의 숙원과도 같은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탄탄대로를 걷는 조광래호가 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승강제 논의 본격화

지금까지 각 대표팀, 클럽팀에 대한 성과들을 살펴봤지만 K-리그 시스템 변화에 대한 논의가 처음 시작된 것도 눈에 띄었던 올해였습니다. 비록 AFC(아시아축구연맹)의 권장에 의해 이뤄진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한국 축구 전체의 틀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승강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첫 걸음을 내딛은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모델들이 있고, 이에 대한 장단점들이 엇갈리지만 한국 축구의 발전을 도모하고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승강제가 꼭 정착될 수 있기를 많은 축구인들과 축구팬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단 K-리그가 30년을 맞이하는 2013년 도입을 목표로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장기간 연구를 거쳐 가장 좋은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승강제에 대한 논의가 더욱 본격화 될 내년이 중요한 고비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2 월드컵 유치 실패

다양한 성과들이 있었지만 역시 아쉬운 이슈도 있었습니다. 축구계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실패로 돌아간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 또 한 번 국민적인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월드컵 유치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물량 공세'를 벌인 카타르에 밀리며 아쉽게 유치에 실패했습니다. 3차 투표까지 간 것에 대해 선전했다는 말도 있지만 식상한 유치 명분, 정몽준 FIFA 부회장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빈약한 스포츠 외교력 등은 도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박지성 국가대표 은퇴 논란

2010년 마지막 달에는 박지성의 국가대표 은퇴에 대한 논란이 축구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박지성은 자신의 컨디션이 허락하지 않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아버지 박성종 씨를 통해 아시안컵 이후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미 남아공월드컵 본선 직후 은퇴 의사를 처음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으면서 이에 대한 축구인, 축구팬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박지성은 한발 물러서 아시안컵이 끝난 뒤에 결정하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에 크나큰 족적을 남긴 박지성의 공백에 대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과제를 안았습니다. '포스트 박지성 키우기'가 큰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세대교체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조광래 감독이 아시안컵 이후 어떻게 팀을 운영해나갈지에 대한 부분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몇몇 주요 장면들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2010년 한국 축구는 많은 축구팬들, 나아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즐겁게 했습니다. 올해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높게 도약하는 한국 축구가 되기를 많은 축구팬들은 바랄 것입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지한  talktoji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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