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주원과 라임의 영혼 체인지가 이뤄졌습니다. 그들의 세 번째 변화가 특별한 이유는 그들의 쉽지 않은 사랑을 도와줄 수 있는 강력한 응원군을 얻을 기회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오스카와 종수에 의해 바뀐 그들이 의심받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전개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해주었습니다.

동화를 현실로 바꿔 놓을 조력자의 등장

주원 백화점 VVIP를 위한 특별한 파티가 있는 줄도 모르고 주원을 보러온 라임은 두렵기만 합니다. 0.1%인 주원을 배려하지 않고 낡고 해진 가방을 들고 그를 만나러 갔던 기억이 다시 한 번 자신을 짓누르며 보고 싶어도 쉽게 안으로 들어설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마법을 부리는 요정 할머니를 통해 신데렐라처럼 변화하는 능력을 부여 받지 않는 한 말입니다. 요정 할머니가 아닌 라임이 가장 좋아하는 오스카가 자청해 마법을 부려 함께 파티 장에 들어서며 환상적인 동화는 시작되었습니다. 거칠고 남자 같았던 라임이 검은색 원피스로 멋을 낸 모습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동화 속 왕자 주원마저도 공주가 된 라임의 모습을 바라보며 12시가 되면 도망가야 하는 신세가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더 이상 도망가거나 자신을 숨기지 않고 힘들더라도 주원을 좋아하면서 힘들어하겠다는 라임은, 마법에 걸렸는지 혹은 풀렸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의 사랑에 당당해지기로 합니다.

그런 라임을 당당하게 받아들이며 멋진 키스로 화답하는 주원의 모습은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상황에서 '결혼=인수합병'인 재벌가의 속성상 사업에 도움이 안 되는 여자와의 사랑은 모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거스를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사랑 앞에서 부모가 욕먹는 상황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그 사랑은 앞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신데렐라를 의심하는 주원과 인어공주는 되기 싫다는 라임의 이야기 도중 등장한 맞선녀와 구세주로 나선 슬의 역할로 인해 유보된 상황에서 또 다른 불청객이 나타납니다. 그에게 거칠지만 매력적인 프러포즈 답변을 들려줍니다.

"너 같은 놈은 못 본다니까. 아주 굉장한 여자거든. 이 여자는 카레이스처럼 차를 몰아. 소매치기나 성 추행범을 보면 생판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주먹을 날려. 돈도 없고 온 몸은 상처투성이인 주제에 우리 같은 놈들과는 1분 1초도 싫다는 그런 여자야. 난 이처럼 멋진 여자를 본 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멋진 파티에서 건넨 이 대사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자신들의 열애 사실을 알리며 사랑을 고백하는 그의 모습은 '주원앓이'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악녀처럼 등장했던 슬이 갑자기 변한 것은 아닌가란 느낌을 받지만, 결과적으로 슬은 오스카와의 사랑을 위해 주원에게 접근했고 사랑의 커다란 상처로 인해 악녀처럼 행동했음이 드러난 것일 뿐입니다. 겨우 어렵게 마음 연 두 사람에게 허튼 짓 하지 말라는 슬의 말처럼 주원과 라임의 사랑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슬이 여전히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오스카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다 유준혁의 등장으로 잘못을 깨닫게 됩니다. 어설픈 자존심으로 내세웠던 거짓말을 그대로 믿어버린 슬과 표절을 알면서도 지시했다는 신인 작곡가의 거짓말을 믿는 대중의 심리는 동일했습니다.

오스카의 본심이 아닌 거짓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그대로 믿어버린 슬과 대중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들만 믿은 것이지요. 대중의 믿음을 돌려놓는 작업은 곧 오스카가 슬에게 자신의 본심을 확인받는 일과 동일해지기에 오스카의 변화는 곧 사랑의 결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까지 변수로 다가올 썬이 게이라는 사실은 오스카와 슬의 사랑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게 합니다. '책임감 없고,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오스카의 변신은 자아를 찾아가는 가장 힘겨운 발걸음이었습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고 콘서트까지 취소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오스카의 모습은 특별해 보였습니다.

주원이 라임과 파티키스를 했다는 소식을 접한 주원의 어머니는 다음 단계인 아영을 해고시키는 방법으로 압박합니다. 이 상황을 통해 김비서는 주원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해줍니다. '사가지 없고, 악랄하고 나쁜 사장'이라는 이미지 역시 오스카와 마찬가지로 후반부 그들의 변화를 이끌어낼 변화 요소들입니다.

주원의 어머니를 만나러 간 평창동에서 그들은 다시 영혼이 바뀌게 됩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 변화를 가진 것은 상대에게는 혼란을 가져오며 원하던 내용들을 효과적으로 얻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냅니다. "처음엔 친구, 다음엔 직장, 그 다음엔 집주인 매수해 집에서 내쫓고, 그 다음엔 출국"이라는 가능한 수를 라임의 몸을 한 주원이 이야기합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의 사랑을 속박당하는 일을 거부합니다.

세 번째 몸이 바뀌는 상황은 그들에게 두려움보다는 자연스럽게 대안을 찾는 길을 만들어냅니다. 서로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과정은 이 전보다 자연스럽고 익숙해졌습니다. 다음 비가 올 때까지 각자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들의 모습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로 다가오겠지요.

드러나지 않은 주원의 사고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 원인을 파악한다면 주원의 몸을 한 라임은 그 병을 이겨낼 수도 있을 겁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야만 했던 라임의 상황을 깊이 있게 알 수 있다면 주원의 라임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나듯, 홀로 자신을 돌아보던 오스카에게 슬이 찾아왔습니다. 서로를 의심하고 거짓을 진실로 믿어왔던 이 슬픈 연인들은 크리스마스에 사랑을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취소된 콘서트는 슬을 앞에 두고 다시 시작합니다.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를 통해 자신의 사랑과 아픔을 준 과거에 대한 사과가 담긴 노래는 매력적이고 달콤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다름없었습니다.

자신의 주치의이자 오랜 친구도 못 알아보는 주원과 아버지 기일도 모르는 라임을 의심하는 오스카와 종수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6회를 남겨둔 시점에서 또 다시 영혼이 바뀐 것이 최대의 위기이자 기회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들의 사랑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완벽한 조역자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주원과 라임을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존재인 오스카와 종수가 그들의 영혼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중요합니다. 적이 아닌 가장 충실한 동지로서 그들의 사랑을 완성시켜줄 수 있는 그들의 존재는 남은 6회를 더욱 흥미롭게 유도합니다.

"지배하려 하지 말고 존경을 받아. 진정한 카리스마란 존경이 바탕이 된 두려움이야"라는 라임의 이야기는 <시크릿 가든>에서 언급하는 지배자의 덕목에 하나를 더하는 좋은 어록이었습니다. 사회 지도층이라는 존재들의 부재가 혼란을 야기하는 현 상황에서 진정한 카리스마를 가진 존재가 그리워지기는 하네요.

3단 변신을 통해 이야기는 더욱 흥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첫 변신이 그들을 급격하게 가까워질 수밖에 없도록 이끌었다면 두 번째 변신은 현실 속 서로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세 번째 변신은 라임이 인어공주가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신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변신을 눈치 챈 존재들이 오스카와 종수라는 사실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단 4회를 남겨둔 <시크릿 가든>은 벌써부터 종영을 아쉬워하는 이야기들이 넘칠 정도로 대단한 파괴력으로 남아 있습니다. 귀에 감기는 대사들과 눈을 즐겁게 하는 영상들. 농익은 연기가 전해주는 즐거움까지 더해진 <시크릿 가든>은 분명 걸작임이 확실하지요.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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