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정상적인(?) 가게들이 출연하며 착한 예능을 지향하는 것 같았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다시 '뒷목식당'으로 바뀌며 논란이 되고 있다.

백종원의 솔루션을 거부 혹은 왜곡하는 몇몇 식당 주인들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긴 했지만, 한동안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는가 싶었던 <골목식당>이 다시 시끄러워진 것은 최근 방영한 여수 청년몰에 있었다.

서울에서는 1만 원대에 팔아도 싸고 맛있는 집으로 극찬 받을 양질의 파스타를 불과 5천원의 가격대에 파는 숨은 고수 양식집을 제외하곤, 전부다 함량미달로 판정받은 여수 청년몰 가게. 이들은 지난주 방송분에서 백종원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으로 일관하며 백종원과 시청자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하지만 백종원의 분노게이지 상승과 프로그램 시청률, 화제도는 확실히 비례하는 것 같다. 백종원을 화나게 만드는 함량미달 식당들의 등장에 연예기사는 연일 <골목식당> 관련 뉴스로 도배되었고, 한동안 잠잠하던 <골목식당> 화제지수도 수직 상승하였다. 특히나 현재 여수 청년몰에 등장하는 대다수 식당들은 그동안 <골목식당>을 빛냈던(?) 빌런 가게들과 어깨를 견줄 만큼 문제점이 상당하기에 논란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주 <골목식당>에서 해도 해도 너무한 여수 청년몰 사장들에게 실망한 백종원은 "이렇게 할 바엔 아예 (여수 청년몰 편을) 포기하자"는 분노까지 터트린 상황. 백종원의 말대로 장사를 열심히 하겠다는 기본적인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백종원을 위시한 <골목식당>이 도움을 주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하다.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런 식이면 '여수 청년몰'에 대한 전반적인 솔루션을 그만둘 수 있다는 백종원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버거집과 꼬치집은 여전히 장사에 대한 기본적인 열정조차 없어 보이는 태도로 백종원을 크게 실망시켰다. 로메인이 없다는 이유로 고작 버거 12개를 팔고 장사를 중단해버린 버거집. 2주 동안 백종원이 지시한 대로 가게 청소에 전념하기는커녕 출근조차 하지 않는 날도 더러 있었던 꼬치집. 과연 이들이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는다한들 정성 가득한 음식으로 손님들에게 보답할 수 있을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나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장사에 대한 열정도 의지도 없는 사장들에게 백만 불짜리 레시피를 준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정도의 길을 걷기보다, 백종원의 뒷목을 잡게 한 역대급 빌런으로 화제도 유발에 급급해 보이는 <골목식당>의 현재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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