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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누설' K참사관 "강효상, 정쟁 도구로 악용할지 몰랐다"K참사관 "자신만 참고한다고 했다"…강효상 "친한 후배 고초 겪어 가슴 미어져"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5.28 11:36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통화내용을 누설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에게 제기되는 비판에 "끝까지 맞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강 의원에게 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K참사관은 기밀유출 사실을 반성하면서 "강 의원이 정쟁의 도구로 악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7일 강효상 의원은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외교기밀유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강 의원은 "친한 고교 후배가 고초를 겪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며 "현 정부 들어 한미동맹과 대미외교가 균열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에 왜곡된 한미외교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린 야당의원의 당연한 의정활동에 대해 기밀유출 운운으로 몰아가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강효상 의원은 "판례에서도 기밀은 기본권 보호 차원에서 정말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며 "정부가 얘기하는 1~3등급의 자의적이고 행정편의적인 분류가 아니다. 일본에 오는 미국대통령에게 한국도 방문해달라는 것이 상식이지 기밀이냐"고 반문했다.

강효상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눈엣가시 같은 야당 의원 탄압 과정에서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려 하는 작태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부당한 처벌이나 인권침해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하겠다. 끝까지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효상 의원에게 한미 정상간의 대화 내용을 넘긴 것으로 지목된 K참사관은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K참사관은 변호인을 통해 강 의원과 특별한 친분관계가 없으며, 강 의원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정보를 제공했는데 정쟁에 악용할 것으로는 생각도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K참사관의 변호인이 밝힌 입장문에 따르면 "K참사관은 강효상 의원과 대학시절 신입생 환영회를 포함회 고교 동문회에서 한두 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 대학졸업 이후 30년 넘게 강효상 의원과 특별히 연락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며 "2019년 2월경 국회 대표단 방미 시, 미 의회 업무 담당자로 자연스럽게 강 의원을 만난 것을 계기로, 그 이후 워싱턴에서 방미 차 왔을 때 식사를 한 번 했고, 몇 번 통화를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K참사관은 "강효상 의원은 우리 정부의 대미·대북정책에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일이 몇 차례 있었다"며 "강효상 의원이 일부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거나 일방적인 평가에 치우친 부분은 워싱턴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로서 쉽게 넘겨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K참사관은 "그러던 중 미국 시각 2019년 5월 8일 11시 30분 경 의회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강효상 의원이 보이스톡으로 연락을 해 온 것을 받았는데, 강효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을 반대하지 않았을 리 없다면서 그것이 사실인지 물었다"며 "강효상 의원이 통화 요록이 있으면 그 내용이 정말인지 확인해달라고 했다. 당시 외부에 있었기 때문에 들어가서 확인해 본 뒤에 연락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K참사관은 "사무실에 돌아와 통화 요록을 확인해 보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었다"며 "당시 청와대 발표 자료까지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한국 언론에 청와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식량지원계획을 지지했다는 내용을 밝혔기 때문에 이미 공개된 통화 내용이라 생각하고 확인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K참사관은 "그러자 강효상 의원은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 문제를 언급하면서 5월 방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의견을 제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속한 방한이 한미 동맹에도 도움이 되고 모두가 원하는 외교적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효상 의원이 단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을 부정하기에 이를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K참사관은 "이미 워싱턴 특파원단에게 비공개를 전제로 알려진 일부 사실이나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5월 방한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방한이 무산될 가능성보다는 성사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는 설명을 했으나 강효상 의원은 강하게 부정했다"며 "이렇게 5분 가까이 통화하는 동안 강효상 의원이 참고만 하겠다면서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봤다"고 전했다.

K참사관은 "전화를 끊으려고 했으나 강효상 의원은 분위기만 아는데 참고만 할 테니 정상간 통화 결과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뭐가 있었느냐고 물으면서, 강 의원이 자신만 참고하겠다는 취지로 계속 말했다"며 "이에 K참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과 관련된 통화 요록의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풀어서 설명하고자 했으나 예정된 업무 일정을 앞두고 시간에 쫓겨 급하게 설명하다가 실수로 일부 표현을 알려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K참사관은 "비록 참사관급 실무자에 불과하지만 국회의원에게 외교부 정책을 정확히 알리는 것도 외교관의 업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설명은 국회의원의 정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며 "강효상 의원이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이를 정쟁의 도구로 악용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더욱이 '굴욕 외교'로 포장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숙 전 UN대사는 "국가 외교안보 업무를 다루는 재외 공관의 중견 외교관이 3급 비밀로 분류된 비밀 사항을 외부에, 그것도 정치인에게 유출시키고 정치인은 이를 공개했다"며 "의도적이냐 아니면 부지불식간에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언급하게 됐느냐 하는 의도나 과정은 별로 중요치 않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사는 "후배가 외교관으로 있는 사람인데 정치인이 후배의 경력을 완전히 망가뜨렸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기자 출신이고 워싱턴 특파원이니 미국에도 여러 채널이 있구나 생각했는데, 결국 자기가 사랑하는 고등학교 후배 신세 망친 거 아니냐"며 "나라 망신은 망신대로 시키고"라고 꼬집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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