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신성, 과연 정말로 큰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요. 다음 열리는 아시안컵을 위해 현재 제주에서 훈련 인 축구대표팀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의 손흥민이 20일 합류한 가운데,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그를 발탁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조 감독은 팀 자체 연습 경기 후 손흥민 플레이를 높이 평가하면서 "오늘 플레이 봐서는 아시안컵에 기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코치들과 의논해야겠지만 기대보다 좋은 플레이를 했다"며 아시안컵 기용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특정 선수의 아시안컵 출전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써 그만큼 조광래 감독이 손흥민의 기량 뿐 아니라 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어서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임 후 젊은 선수를 잇달아 기용하며 적극적인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는 조광래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도 가능성 있는 자원들을 상당수 데려가 경험을 쌓고 기존 선수들이 갖고 있지 않은 장점을 살려 보다 다양한 전술을 갖고 경기 운영을 펼치려 하고 있습니다. 빠른 템포, 패스 축구를 추구하는 조광래 축구를 잘 구사할 만한 젊은 선수들을 두루 기용했던 가운데서 손흥민의 발탁은 선수 개인으로나 팀, 그리고 앞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 한국 축구 전체적으로 봐도 상당한 의미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축구대표팀 제주 훈련 손흥민 ⓒ연합뉴스
경험이 다소 부족하다는 말이 많지만 손흥민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어린 나이에 창의적인 축구를 어떻게 하는지를 잘 아는 선수로 평가받았습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지 단 7경기 만에 3골을 터트리며 팀의 주축 공격 자원으로 떠오른 손흥민은 기존 선수와는 다르게 과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여주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드리블 능력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싱, 그리고 돌파 능력은 단 몇 달 만에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나날이 성장하고 동년배의 다른 선수들과는 뭔가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가치 있는 선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손흥민이었습니다.

그런 손흥민을 조광래 감독은 기회를 줬고, 손흥민은 그 기회를 잘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손흥민 본인 입장에서는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아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해도 충분히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호랑이 선생님' 조광래 감독으로부터 찬사를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조광래 감독은 공개적으로 기존 국내 공격수들의 사례를 들면서 손흥민의 플레이가 아주 과감하고 매력적이었다라는 식의 평가를 했는데 직접 본 지 단 이틀 만에 단언할 만큼 이런 좋은 평가를 내린 것은 드문 일이어서 상당히 이채로웠습니다.

일단 조광래 감독은 손흥민을 당장에 주전으로 쓸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한번에 분위기를 제대로 바꿀 선수, 즉 조커로서 손흥민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워낙 플레이가 활력이 넘치는데다 상대의 허를 찌를 만한 장점들이 많아 조커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큰 대회에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 이영표 등 경험 많은 형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많이 배우고 경험하는 장으로서 손흥민에게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남아공월드컵 때 김보경, 이승렬이 깜짝 발탁돼 좋은 경험을 얻었던 것과 유사한 형태라 볼 수도 있는데요. 특히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과 함께 큰 대회에 나서 더욱 자극제가 되고, 손흥민 개인에게 큰 동기 부여 효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주목을 받는 손흥민이지만 어린 선수에게 큰 부담을 지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첫 대회부터 잘 할지 못 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손흥민이 이번 대회 참가를 통해 떠오르는 선수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혹사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일반 평가전이 아닌 한 대륙 최고의 대회 아시안컵에 엔트리로 발탁돼 활약한다는 것은 개인에게 상당한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 부담 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제대로 떠오르는 손흥민의 모습을 이번 아시안컵에서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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