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9구단 창단이 본격화되려나 봅니다. 새로운 구단이 생기는 건 이미 여러 번 겪었던 일. SK가 그러했고 넥센이 그러했죠. 하지만 완전하게 하나의 구단이 늘어나는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1986년 당시 빙그레의 창단이 제 7구단의 시작, 1991년 쌍방울의 리그 진입이 제 8구단의 시작이었죠. 이전부터 인천 연고팀은 삼미에서 청보 또 태평양으로 계속 새 주인을 찾았지만, 완전한 새 구단의 탄생은 우리 프로야구 시작 뒤부터 2번에 불과했다는 거.

이전의 여러 구단 창단들이 있지만, 빙그레와 쌍방울이 유일한 새 구단 창단이란 점은 분명히 눈여겨봐야 합니다. 타 팀에서 밀려난 선수들을 1~2차를 통해 20여명을 받는 데 만족해야 했던 빙그레.

신인공모 테스트를 통해 선수 19명을 선발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최하위로 첫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2년만인 1988년 빙그레는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이건 프로야구 초창기에나 가능할 법한 이야기.

우선 지명권을 받고, 1년간 2군에서 리그를 준비한 쌍방울이 많은 혜택을 받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6년이 걸렸습니다. 빙그레의 성공적인 리그 안착은 한화가 어느덧 익숙한 구단으로 우리에게 자리 잡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반면 쌍방울과 현대의 방황은 SK의 성공과 넥센의 여전한 불안함으로 상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거. 지금의 프로야구에서 어떤 형태의 지원과 혜택이 있다한들, 새로운 구단이 리그에 정착하기 힘든 구조란 점은 감안해야 하죠.

거기에 우리 프로야구의 잠재적인 문제요소, 넥센의 사례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실, 제 9구단의 창단이 어려웠던 건 분명 "넥센"의 혼란이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요. 새로운 스폰서를 찾고 다양한 연고지가 나왔지만, 결국은 서울에 어정쩡하게 자리하게 된 넥센.

선수 팔기로 구단을 운영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데요. -그런 이유에서 새 구단 창단보다 넥센 인수란 의견도 나오더군요.-

엔씨소프트는 9구단 창단을 밝히고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고 합니다. 야구단 운영이란 것이 실질적인 이득보다 지출이 많고,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자각해야겠죠. 양대리그 10개 구단을 목표로 한 KBO의 행보에 제 9구단 창단은 매우 중요합니다.

9번째 구단이 생기는 것까지는 쉬이 이뤄질지 모르나 그 이후 구단의 운영과 안착이 더 중요한 건 10번째 구단도 필요하기 때문일 터. 자칫 9번째 구단의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10번째 구단 창단은 커녕 8번째 구단인 넥센의 미래도 어두울 수 있다는 겁니다.

새로운 야구단의 창단이 좀 더 신중하고 치밀한 접근이 이뤄져야 하는 건 만들고 끝이 아니기에 그렇단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9번째 야구단의 성공적인 리그 안착과 그를 통한 10번째 야구단 창단을 이어가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거.

선수 수급부터 구단의 제정적인 안정과 연고지역의 성공적인 정착, 준비할 것은 많고 고민할 것은 가득한 시점입니다. 프로야구의 장미빛 내일을 떠올리는 이야기가 많은 지금, 흥분과 격정보다 냉정과 치밀함이 더 필요합니다. 내일을 보면서 말이죠.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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