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란의 구심점 모윤희가 죽었다. 김진서를 만나고 모종의 결심을 한 모윤희는 강형사를 만나러 간다. 그러나 경찰서 앞에서 죽은 성은필 산소에 가기로 한 날이라는 성은숙의 전화를 받고 일정을 변경한다. 평생을 원망하던 아버지와 죽은 남편에 대한 아주 오랜 애증이 사라지는 듯한 모윤희의 얼굴은 즐거운 나의 집이 시작된 후로 처음 긴장이 사라진 모습이었다. 진서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 자기 성장 과정에 대한 콤플렉스 등을 보상받으려 했던 돈과 권력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 듯 했다.

그러나 남편의 산소 참배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덤프트럭에 치여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을 거두고 만다. 숨을 거두기 전에 모윤희는 강형사에게 성은필을 죽인 것은 자신이라는 자백을 한다. 지금까지의 정황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모준하는 자기 딸의 죄를 뒤집어쓰려고 했듯이 죽기 직전의 모윤희의 마음에 그 진술은 아버지를 위한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일 수 있다.

분명 모윤희가 와인병으로 머리를 때려 그 바람에 쓰러지면서 소파 모서리에 머리를 찧기는 했지만 그것이 명확히 죽음의 원인이 된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기 때문에 모윤희가 성은필 죽음의 진범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아직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다음 주 예고로 보여준 성가 남매의 말다툼이다. 명성대학 재단이 성씨 가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그것을 털어놓겠다는 성은필과 성은숙이 심하게 말다툼을 하는 모습이었다.

모윤희에게 대학 이사장이 돌아가자 청부살인을 한 성은숙이 자기 동생을 죽이거나 혹은 죽이라고 교사한 범인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 즉, 정신분열을 앓는 성은필의 전처가 본래 명성대학의 주인일 것이라는 힌트가 주어졌다. 일단 강형사는 트럭의 정체를 밝혀내고 성은숙을 살일교사혐의로 체포하는 예고가 나왔다. 적어도 모윤희 살인교사는 성은숙이 분명해 보인다. 또한 그럼으로써 성은필 살인에 대한 혐의도 성은숙에게 눈이 돌아가기는 하지만 아직도 명확하지는 않다.

비록 모윤희가 강형사에게 자백했지만 문제는 그 자백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모윤희가 자백을 했고 죽었기 때문에 그것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는 있겠지만 드라마 시청자는 거기서 끝낼 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 사건 당일에 대한 장면은 모윤희가 성은필의 머리를 가격한 것뿐이지만 어쩐지 아직 보여주지 않은 진범의 정체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그럴 것 같은 예감도 강하게 든다.

자백하고 죽은 모윤희, 그런 모윤희를 살인교사한 성은숙. 과연 누가 진범일까? 이들 중에 진범이 있기는 한 걸까 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 이대로 성은필은 모윤희가, 모윤희는 성은숙이 죽인 것이라면 너무 싱겁기도 하다. 그것은 미스터리 정체성이 희석된 즐거운 나의 집에 대한 아직도 버리지 못한 기대와 희망이기도 하다. 비록 대단원이 가까워진 시점이기도 아직도 이 드라마의 소름 오싹한 반전에 대한 대비를 하게 된다. 절름발이로 알던 그가 모든 것이 끝난 후 버젓이 걸아가면서 남긴 미소에 느꼈던 그 느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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