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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12회 - 하지원의 눈 맞춤이 슬픈 이유[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12.20 15:29

11회 현빈의 폭풍 키스에 이어 12회에서는 해바라기가 된 현빈이 하지원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눈빛을 교환하며 사랑을 전하는 장면이 가슴을 찡하게 했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이 불안하고 힘겹게 다가오는 것은 결코 그들의 사랑은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주원의 사랑을 확인한 라임은 슬프기만 하다

이번 주 <시크릿 가든>은 사랑이 시작되는 연인들의 설렘보다는 아픈 사랑을 시작해야만 하는 이들의 아픔이 전해졌습니다. 이뤄지는 것이 더 힘들고 어려운 연인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에게 다가올 고난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해 보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일반인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는 0.1%의 가진 자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사랑은 주원이 계속 이야기하듯 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인어공주 사랑과 다를 게 없습니다. 실제로 몇 년 전 삼성가의 딸이 평범한 남자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미국에서 자살한 사건은 커다란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울증으로 봉합되기는 했지만, 이루기 힘든 사랑이 그들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힘겨운 일 이었음을 잘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지요. 이렇듯 사회적으로 습득된 지식과 다양한 경험으로 얻어진 것들이 <시크릿 가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주원의 어머니에게 불려가 모욕을 당하고 그 자리에서 자신을 일회용 취급하는 그에게 화가 났지만 모두 자신을 위한 의도적인 행동임을 알고는 더욱 답답하기만 합니다. 주원이 하는 이야기는 모두 옳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답답하고 화가 나는 라임은 그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랑을 알기에 힘든 것은 라임이나 주원 모두 같습니다. 사랑의 결실이 곧 결혼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결과가 나온 사랑을 쉽게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힘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주원이 "내가 인어공주 할게"라며 언제나 곁에서 바라보고 언젠가 자신이 거품처럼 사라져 준다고 하지만 그게 더 슬프고 힘든 건 라임이 주원을 진정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언제가 사라져 버릴 사람을 사랑해야만 하는 것처럼 힘겹고 어려운 일은 세상에 없기 때문이지요. 주원이 이야기하듯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결혼을 전제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결과가 뻔한 상황에서 행복을 이야기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기대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라임의 말도 옳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 행복했던 여자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 불행했던 남자. 그 둘의 사랑은 서로에게 짐 지워진 그 삶의 무게로 인해 진정한 사랑마저도 의심받는 힘겨운 도전으로 다가오기만 합니다. 그저 사랑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그들에게 사랑을 넘어서는 현실은 사랑마저 규격화시켜 버릴 뿐입니다.

그들만의 사랑을 만들어가기도 힘겨운 상황에서 사랑을 확인하고 확인받고 싶어 하는 오스카와 윤슬은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오스카와의 사랑을 위해 지독한 방법으로 사랑을 확인하고 있는 슬로 인해 주원과 라임의 사랑은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농후해져 갑니다.

좀 더 과격한 방법으로 라임을 떼어 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확신이 들게 만드는 슬은 스스로 아침 막장 드라마를 흉내 내고 있다는 표현으로 그들의 앞날에 막장급 파장을 불러 올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슬의 사랑을 확인하고 맺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 어느 순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변해가기 시작한 오스카 역시 '주원과 라임' 커플에게는 힘겨움일 뿐입니다. 

   
   
더 이상 사랑을 숨기거나 속이고 싶지 않은 주원은 노골적으로 라임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인 '인어공주'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라임을 위해 자처해 '인어공주'가 되고자 한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이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사랑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결혼은 '사업 파트너vs사랑'라는 생각의 차이는 한계이자 극복해야만 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현실의 결혼도 사랑만이 전부인 결혼은 희귀할 정도로 결혼을 자신의 사회적 안락함을 유지하기 위한 타협의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라임이 꿈꾸는 사랑은 어쩌면 동화 속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현실적으로 용인되고 쉽게 받아들여지는 주원의 사랑보다 라임의 사랑이 더욱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을 슬프게 하지요.

11회에서 그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읽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앨리스와 고양이의 대화를 통해 주원과 라임의 마음을 전달하던 방식이 12회에서는 가장 달콤하고 매력적인 눈 맞춤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신 꿈속은 뭐가 그렇게 험한 건데"
"내 꿈속에 당신이 있거든"
"나랑은 꿈속에서도 행복하지 않은 건가"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

모꼬지를 와 잠든 라임 곁에 누워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주원. 악몽을 꾸는지 눈가를 찡그리는 그녀의 미간을 손가락으로 짚어 펴주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인기척에 눈을 뜬 라임이 눈앞에 있는 주원을 바라보며 그들은 마음 속 대화를 나눕니다.

너무 아름다워 지독할 정도로 미련하고 아픈 사랑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은 그래서 슬프기만 합니다. 라임의 고백이 이 미친 사랑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다가와 더욱 아프기만 합니다. 그들의 그 행복해서 불안한 모습을 배경으로 술에 취한 선배가 부르는 김광석의 노래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다양한 패러디가 난무하고 이를 능숙하게 이용할 줄 아는 제작진들은 본격적으로 그들의 사랑에 진입하려 합니다. 어려움이 산재해 김광석이 나지막하게 읊조리던 노래 가사처럼 '너무나 사랑이 아프면 그건 사랑이 아닌 증오가 될 수도 있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을 자아낸 12회였습니다. 머리를 만지는 간단한 동작 하나로 감정이 느껴지도록 만드는 섬세한 노력들은 <시크릿 가든>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웃음과 아픈 사랑이 공존하며 미래가 어떻게 될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도 소소한 감정선 하나 잃어버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보기 좋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인어공주'의 비상구를 찾으려는 그들이 과연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 알 수 없지만 ‘시크릿 가든’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드라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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