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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또다시 충격을 주다[블로그와]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 | 승인 2010.12.19 19:11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희대의 괴작 <무한도전>이 또다시 사고를 쳤다. 감탄, 또 감탄이다.

이번 나비효과특집은 별 의미 없는 개그 소품처럼 시작했다. 해외인 척하고 한국에서 촬영하는 개그 상황극의 느낌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층 북극얼음방에서 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사태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하지만 아래서 튼 에어컨이 이층 북극방을 덥히고, 그것 때문에 녹은 물이 아래로 흘러내려와 홍수를 이룬다는 설정에서 지구온난화가 이내 떠올랐다.

‘유레카’의 체험이라고나 할까? 순간적으로 머리가 환해지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 아이디어의 힘이었다. <무한도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의 힘.

   
   
착한 예능, 공익 예능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그럴 때, 지구온난화 문제를 주제로 결정했다면 전문가를 초빙해서 설명을 듣는다든지, 탄소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생활습관을 하나하나 퀴즈나 예능의 형식으로 풀어간다든지 하는 일반적인 전개를 예상할 수 있다.

<무한도전>은 열대를 상징하는 방과 북극 빙하를 상징하는 방을 아래위로 연결해서, 아래층의 이기심으로 인해 위층의 물이 아래층으로 직접 쏟아진다는 기발한 상황을 생각해냈다.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면적인 착한 예능의 차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현재 지구가 처한 상황을 아주 구체적으로 느끼게 하는 힘도 대단했다. 극지를 직접 촬영한 환경다큐는 많이 볼 수 있지만 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지구온난화의 인과관계를 피부로 느끼기에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번 <무한도전>은 위층의 얼음물이 아래층에 콸콸 쏟아지는 것으로 재난상황을 피부로 느끼게 했고, 이기심과 파멸의 인과관계를 정말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했다.

복잡하고 큰 상황을 아주 단순하게 추상화하는 능력이 인간의 지적 능력 중에 가장 상위에 있는 능력이라고 할 때, 이번에 보여준 ‘아래층 위층 알고 보니 한 집’ 설정은 <무한도전>이 얼마나 수준 높은 프로그램인가 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었다.

<인셉션> 음악이 흐르며 위층의 얼음이 급격하게 녹아내릴 때 당황해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에선 예능적 과장이 아니라 정말 다급한 재난을 느낄 수 있었다. 아래층과 위층의 전화통화를 통해선,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기적 행동을 했을 때 결국 공멸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진리가 실감나게 느껴졌다. 이 정도의 상황을 연출해낸 제작진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괴물같은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의 의미를 확실히 보여준 특집이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한국 예능의 역사를 새로 써왔다. 이번 나비효과 특집은 또 하나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프로그램을 사골 우려먹듯이 우려먹는 것은 식상할 일이지만,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은 연말 연예대상에서 우려먹어도 된다. 비록 유재석이 대상을 많이 받았지만, 올해도 MBC 연예대상은 <무한도전>과 <놀러와>를 이끈 유재석에게 가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무한도전>과 <뜨거운 형제들>을 이끈 박명수에게도 최우수상 정도의 배려는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아무리 상을 몰아줘도 지나치지 않다. <무한도전>은 ‘클래스’가 다르니까.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하재근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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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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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동이였어 2010-12-21 21:42:15

    재미있는 예능프로는 많습니다..1박2일도재미있구요..런닝맨도요즘 너무재밌죠..강심장 무릎팍 놀러와...남자의자격..떳다패밀리등..x맨도재밌었고..정말 재밌는 예능프로많습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특별한것은..무한도전같은 예능을 만들려고 힘쓴다고 아무나 만들수도없거니와 그들의 업적은 하루아침에이룬것도아니죠,.예능에서 의미와 메세지를 전달해주고 그것이 행여나 무거워질까 웃음을 가득채워 매주마다 의미를부여하고 애정을담은것을 시청자는 모두 느낍니다.그렇기에 더욱더 소중한것같내요..5년인가요?무한도전에겐 시청률은 숫자에불구합니다..그건 팬도마찬가지에요.앞으로도 무한도전은 계속될테니까..존재자체에 감사할따름   삭제

    • 연예대상유재석 2010-12-20 11:50:43

      진짜 요점만 쏙쏙 핵심만 딱딱~너무 글도 잘쓰셨고 공감가는 기사라서 댓글까지 남깁니당~   삭제

      • k 2010-12-19 23:29:27
      • df 2010-12-19 21:44:15

        어느분이랑 비교되게
        기사를 좋게써주시네요~
        이름도 알기싫은 어느분은 그냥 바로 까는데 ㅋ   삭제

        • ㅇㅇ 2010-12-19 20:48:49

          무도를 보며 아 진짜 천재다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몇번이나 영상을 봤지만 멀게만 느껴지던
          몰도브의 침몰과 북극의 녹아가는 빙하.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무한도전.
          정말 '클래스'가 다르구나 라고 밖에는..   삭제

          • 좋은기사~ 2010-12-19 20:35:30

            와~ 정말 좋은 기사감사합니다~ 읽으면서 기분 좋아지는 기사 정말 오랜만이네요~   삭제

            • 무도 2010-12-19 19:28:36

              또 우려먹어도 된다는 말에 깊은공감 -0-b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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