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미국 오디션에서 무더기 본선 출전자가 쏟아졌다. 일본 오디션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석 장의 티켓에서도 한 장을 남긴 것과 너무도 차이가 나는 결과이다. 참가자들의 수준이 일본에 비해 현격히 차이가 나는 점은 일단 보여준 화면을 통해서는 인정할 수 있지만 대단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뽑힌 사람들이 모두 그럴 만한 실력과 가능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공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속담에 뭐 주고 뺨 맞는다는 말이 있듯이 본래 3명의 합격자를 배 이상으로 늘리면서 오히려 뒷맛은 씁쓸했다. 한 명 정도라면 사전에 아무런 말없이 추가 합격하는 것은 소위 반전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또 한 명 그리고 또 한 명씩 늘어가는 최종합격자는 그 자리에 서있는 참가자들도 불편했겠지만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울화가 치밀었다. 그런 정도의 추가 합격자라면 애초에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참가자까지는 속여 먹는다 하더라도 시청자에게는 사전 고지를 했어야 옳다.
위대한 탄생이 시작과 동시에 줄지 않는 비난도 이제는 좀 거둬야 할 시기라는 마음으로 시청하다가 결국 막판에 제작진의 정직하지 못한 태도에 울화통이 터지고야 말았다. 기왕 두 배로 늘어날 합격자였다면 그 이유를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옳았다. 일본도 그렇고 미국 오디션에서 3명을 뽑는다는 그들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원칙을 고수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은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위대한 탄생을 위대한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제작진은 꼼수를 먼저 버려야 할 것이다. 위대한 무엇은 그런 꼼수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좀 심하게 말하자면 시청자를 우롱한다는 느낌마저 들 수 있는 형편없는 제작행태였다. 어쨌거나 배로 늘어난 미국 오디션과 마찬가지로 한국 오디션에도 만만치 않은 참가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참 신기한 일이다. 슈퍼스타K가 2년을 했는데도 아직 그렇게나 많은 개성과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탄생이 글로벌 오디션이라는 외부 수혈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국내 참가자들 중에서 대어가 건져 올라오기는 하지만 정말 그들뿐 이었다면 위대한 탄생의 본선무대는 긴장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오디션의 선택은 위대한 탄생의 흥행을 위한 나름의 절묘한 카드였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을 운용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과연 참가자 수준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남자의 자격 합창편에 대중이 열광했던 것은 히스토리가 아니라 음악 때문이었다는 것을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것을 오해한 것인지 지금처럼 다짜고짜 다큐 반복의 제작방식으로 나중에 뭘 쓰려고 할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억지스럽게 감동을 짜내고자 급급하기 전에 이 프로그램이 음악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미국 오디션의 경우 오디션 장소가 적절치 못했던가 아니면 오디오 엔지니어링이 잘못된 탓이지 모르겠지만 현장의 울림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들어와서 참가자들의 노래를 돋보이게 하지 못했다. 이런 기본적인 제작의 질을 먼저 충분히 고민한 후에야 대박을 꿈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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