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의 스핀오프로 제작된 <아테나:전쟁의 여신>은 여러모로 전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등장인물들과 줄거리 등 모든 것들이 시작 전부터 비교되며 전작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은 주목했습니다.

여전사 수애 아테나 이끌까?

TV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정우성의 출연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차승원, 수애, 이지아, 김민종, 최시원으로 이어지는 라인업 역시 <아이리스>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존재감으로 다가옵니다.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탑으로 이어진 막강했던 등장인물들과의 캐릭터 대결에서도 뒤지지 않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사건 전개의 시작을 알리는 첫 회에는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그 무엇이 필요합니다. '아테나'의 경우 '아이리스'처럼 첩보 액션이 주가 되기에 얼마나 화려하게 체계를 잡아가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 에너지 전쟁에는 아군과 적군이 따로 없이 모두 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정은 현실적인 접근이었습니다.

차세대 원전기술인 TWR(고속화 원자로)개발에 성공한 대한민국과 기술을 차지하려는 강대국들과의 싸움이 주된 내용이라는 것은 케케묵은 안보 전쟁과는 달라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원자력 기술의 천재인 북한의 김영국 박사의 망명을 둘러싼 미국과 한국 조직원들의 싸움이 첫 회의 핵심이었습니다.

러시아에 의해 모처에 감금되어 있던 김영국 박사를 구출해내는 과정이 주는 영화적인 재미와 정체가 모호한 조직과의 대결 구도는 잔인한 죽음이 일상이 된 액션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잔혹하면서도 냉철한 존재인 손혁은 가장 잔인한 존재로 등장하며 시청자들을 매혹시켰습니다.

특별출연한 추성훈과 벌이는 화장실 격투장면은 첫 회 최고의 액션 장면이었습니다. 격투기로 단련된 추성훈의 등장도 즐거웠지만 그와 맞서 멋진 장면을 연출해낸 손혁(차승원)의 액션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잔인할 정도로 무자비하게 진행된 화장실 액션 장면에서 그 잔혹한 매력의 끝을 보여준 손혁은 김영국 박사를 두고 벌이는 한국 정부의 특수요원들과의 싸움에서 극에 달합니다. 단순히 잔인하기만 한 것이 아닌 전략 전술에도 능한 그가 '아테나'에서 보여줄 잔혹한 매력은 상상 이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CIA 출신으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DIS(미국가정보국) 동아시아 지부장이 되어 국내로 들어와 '고속화 원자로' 문제에 집착하는 그로 인해 미국과 한국의 첩보전쟁은 전통적으로 다뤄지던 남북을 뛰어넘는 범세계적인 에너지 전쟁으로 전환되어 더욱 큰 재미로 다가올 듯합니다.

외교에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말처럼 영원한 우방처럼 인식되는 미국 역시 단순히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모두를 이용하고 있음은 이제는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동화에서처럼 모든 것을 바쳐 미국이 한국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무모한 바람이라는 것은 엄연한 현실로 다가오지요.

차세대 에너지 기술인 '고속화 원자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에 의해 조직된 NTS(국가대테러정보원)은 운명적으로 DIS와 대립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영국 박사를 구출하는 과정에서 정면충돌해 자신의 부하를 잃고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권용관(유동근)이 손혁의 등장으로 첩보전의 전면에 나서면서 그들의 대립관계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숙명적인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이정우(정우성)와 윤혜인(수애)의 사랑은 첩보물에서 빠질 수 없는 강력하면서도 위태로운 사랑의 정점을 형성합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정우와 비밀이 많은 혜인이 운명처럼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은 역설적으로 대립관계인 두 조직 모두 위태로운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게 합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더욱 안타깝고 간절하기에 그들의 사랑은 '아테나'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중요한 이야기의 축으로 작용할 듯합니다.

첫 회 차승원의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것 이상으로 수애의 존재감은 대단했습니다. 작전 수행을 하면서 그녀가 보여준 액션 장면은 '아이리스'의 김태희의 존재감을 뛰어넘고도 남았습니다. 매력적인 외모에 탁월한 액션 장면을 무리 없이 소화해낸 그녀로 인해 '아테나'는 좀 더 흥미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여전사를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매력적인 외모에 잔인한 카리스마를 동시에 가진 수애의 존재감은 남성적인 드라마에 부드러움과 위태로움을 함께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이리스'의 김태희가 연기력에 발목을 잡혀왔던 것과는 달리, 수애의 유연하고 안정적인 연기는 드라마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습니다.

첫 회 강력한 액션 장면으로 한 몸에 주목받았던 차승원과 수애에 이어 2회에서는 정우성의 화려한 액션이 기대됩니다. 이지아, 김민종, 최시원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낼 2회는 첫 회보다 풍성한 재미로 다가올 듯합니다.

팜므파탈의 기묘한 힘을 잘 보여준 수애의 등장은 '아테나'나 시청자 모두에게 행복한 선택으로 다가옵니다. 단순히 남북관계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미래 에너지 전쟁에 아군과 적군이 따로 없다는 주제 역시 흥미롭습니다. 최소한 '아이리스'가 보여준 협소하고 편협한 세계관을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