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축구는 내외형적으로 모두 상당한 발전을 이뤘습니다. 남아공월드컵 원정 첫 16강에 오른데 이어 여자 축구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클럽 축구 역시 성남 일화가 K-리그팀 2년 연속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며 국가대표팀 뿐 아니라 클럽, 여자 축구 모두가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보기 드문 한 해를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그 화려했던 한 해를 정리하는 무대, FIFA 클럽월드컵에서 '아시아 챔피언' 성남 일화가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화끈한 경기력으로 알 와다를 제압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인터밀란(이탈리아)과 준결승에 격돌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 이어 역시 2년 연속 K-리그팀이 클럽월드컵 준결승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성남은 12일 새벽(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알 와다와의 경기에서 골폭죽을 쏘아 올리며 전후반 각 2골씩 뽑아내고 4-1 대승을 거뒀습니다. 중동팀과의 경기에서, 그것도 클럽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서 또 한 번 '아시아 최강팀'이라는 면모를 자랑한 성남은 16일 새벽 2시(한국시각), 이탈리아 세리에A 최강팀이자 2009-10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인터밀란과 대결을 펼쳐 아시아 최강팀이자 K-리그 명문 구단의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이번 경기 승리는 성남에게 많은 의미를 가져다줬습니다. 우선 금전적인 혜택을 입게 돼 팀 재정에도 어느 정도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준결승에 올라 우리 돈으로 약 23억원(200만 달러)를 최소한으로 받게 된 성남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상금과 승리 수당까지 포함해 약 50억원에 가까운 상금을 올 한 해에만 국제 대회 성적을 통해 받게 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러한 금전적인 혜택도 혜택이지만 무엇보다 K-리그 팀이 2년 연속 준결승에 오르고, 그것도 같은 아시아권인 중동팀을 상대로 이기고 올라갔다는 점에서 K-리그가 아시아 최강 리그라는 자부심을 또 한 번 갖게 만들어줬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로 꼽히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선수 스쿼드 면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는 성남이지만 젊은 감독의 스타일에 걸맞게 패기넘치고 악바리 같은 팀 플레이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클럽월드컵 준결승까지 오른 것만 해도 K-리그의 다른 중하위권 팀들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줬다는 점도 꽤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제 성남은 이번 클럽월드컵에 임하면서 그토록 원했던 상대인 인터밀란과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는 당연히 인터밀란의 우세가 점쳐지기는 합니다. 디에고 밀리토, 사뮈엘 에투, 베슬레이 스네이데르, 마이콘, 줄리우 세자르 등 이름만 들어도 엄청난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 팀이 바로 인터밀란입니다. 몸값도 그렇고, 선수들의 실력 역시 모두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이기에 성남 입장에서는 분명히 버거운 상대인 게 사실입니다.
경기는 결과는 90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알 수 없습니다. 그 순간까지 성남 선수들은 K-리그,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달리고 또 달릴 것입니다. 클럽 축구에 대해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국가대표 축구에 비해 관심이 미치지 못하지만 이러한 권위 있는 대회에 세계의 벽을 넘으려하는 성남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고 응원도 펼치면서, 클럽 축구에 대한 색다른 묘미도 느끼고 나아가 K-리그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어쨌든 K-리그 참가팀 가운데 가장 약할 것이라는 비판을 딛고 아시아 정상에 오른 뒤, 클럽월드컵에서도 첫 승을 따낸 성남의 위풍당당한 도전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화끈한 첫 승을 신고하고 더욱 당당해진 모습을 보여 다음 경기 인터밀란전을 더 기대하게 만든 인상적인 한 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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