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은 25일까지 국회 철야농성을 결의한 가운데 장기 장외투쟁까지 검토하고 있다. 황교안 체제의 한국당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지난 20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열고 장외투쟁에 나섰다. 이날 집회에서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지난 2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좌파 천국을 만들어놨다"고 색깔론을 꺼내들었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하며 "힘도 없는 지난 정권 사람들을 나이가 많아도, 큰 병에 시달려도 끝내 감옥에 가둬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23일 여야 4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개편안,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안을 추인하려 한다는 소식에 황교안 대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며 "거리로 나서야 한다면 거리로 나설 것이고, 청와대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여야 4당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이 추인되자, 한국당은 또 다시 장외로 향했다. 2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음모를 중단해달라"고 했다.

한국당은 25일까지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는 "말 잘 듣는 2중대, 3중대, 4중대를 만들어 이들과 함께 의석수를 가지고 우리 야당을 옥죄려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서 이 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반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정 대변인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의 사사건건 국정 발목잡기와 무조건적인 반대 행태가 볼썽사납다"며 "패스트트랙 절차는 자유한국당이 스스로 개혁입법에 대한 국민 요구와 국회 논의를 줄곧 외면한 탓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게다가 이 절차로 각 법률안들이 최종 통과된 것도 아니고 언제든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구조"라며 "단지 국회법에 따라 패스트트랙이라는 절차에 돌입한 것뿐인데, 자유한국당은 온갖 험한 말들을 동원하며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며 핏대부터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김형구 수석부대변인 논평에서 "어제 한국당이 셀프패싱으로 빠진 패스트트랙을 두고 국회에서 밤샘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습관처럼 또 청와대로 몰려갔다"며 "박근혜 사면을 공공연하게 거론하며 도로 친박당으로 돌아가더니 이젠 태극기 부대의 모자란 행태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김형구 수석부대변인은 "더 나아가 한국당은 민생현안이 쌓여있는 국회는 뒷전으로 두고 장기적인 장외집회까지 계획한다고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며 "당 대표가 줏대없이 극우세력이 치를 떠는 운동권의 모습마저 코스프레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형구 수석부대변인은 "황교안 대표가 한 줌밖에 안 되는 당 안팎의 극우세력 대변인으로 전락하기 보다 국회로 돌아와 민생을 해결하는 데 힘쓰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김종대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결국 자유한국당이 로텐더홀에 농성장을 차리고 일하는 국회를 거부했다"며 "청와대까지 가서는 언제나 그렇듯 거짓 선동을 한바탕 치르고 왔다"고 지적했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오늘 아침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의당에게 '더 이상 밥그릇에 양심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황당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말은 똑바로 해야 한다. 밥그릇에 양심을 말아 드신 장본인이 나경원 원내대표"라고 지적했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지난 12월 5당 원내대표가 모두 서명한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합의와 함께 헌법이 명시한 선거제도의 비례성도 걷어차겠다는 한국당"이라며 "민심이 반영되는 선거제도로는 본인들 밥그릇이 위태로우니 갖은 억지를 부리는 꼴"이라고 했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한국당, 제발 국회에서 일 좀 하자"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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