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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넣고 뺄 것인가?[IT뉴스 따져보기] 대기업 관련 보도의 기준은 무엇인가?
안현우 기자 | 승인 2007.09.03 16:10

9월 3일 조간신문과 경제신문은 대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2일 발표를 주요 소식으로 다뤘다. 전자․통신․방송 등 관련 산업계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지의 반영 정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전자신문의 경우, 건축법 규제 완화라는 업계 요구를 전면화했다.

디지털타임즈도 3일자 2면에 ‘재벌 총수들이 실제 보유 지분의 무려 7배에 달하는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관련 내용을 게재했다.

이를 제외시킨 전자신문은 업계의 규제완화 목소리를 받아 사설로까지 확대하는 양상을 보였다.

   
 
  ▲ 전자신문 9월3일자 2면.  
 
전자신문은 2면에서 ‘50미터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직통 피난 계단 설치를 의무화하는 현행 건축법이 첨단 생산시설의 공간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어 60~70미터 이내로 완화해야 한다’는 반도체협회의 시정 촉구 소식을 전했다.

더 나아가 전자신문은 사설에서 ‘현실과 괴리되는 규정이 산업 현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관련법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자신문은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

개선되지 않은 대기업 지배구조와 건축법 규제 완화,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사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사화의 정도가 다른 것은 전자신문의 경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건축법 규제 완화를 촉구한 단체는 전자산업진흥회, 반도체산업협회, 디스플레이사업협회 등으로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대기업이 중요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자산업진흥회의 회장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집단 중 1위를 차지했다. 디스플레이사업협회의 이사회 회장 역시 삼성전자 이상완 사장이 맡고 있다.

이러한 단체들이 공정위의 발표에 맞춰 규제완화 목소리를 높였고 전자신문은 이를 사설로까지 확대하는 모양새다. 산업 현장의 경쟁력을 중요했다면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문제보다 우위에 선 건축법 규제 완화 주장이 형평성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 전자신문에서 말이다. 다음은 3일자 전자신문 사설.

 [사설] 규제완화는 첨단공장 시설부터 이뤄져야

직통 피난계단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현행 건축법이 첨단 생산시설의 공간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행 건축법은 건물의 중앙에서 50미터 이내에 직통 피난계단을 설치토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규정을 지킬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팹 등 첨단 공장을 제대로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빨리 관련법을 현실에 맞게 손질해 첨단 공장의 설립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할 것이다. 현실과 괴리되는 규정이 산업 현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미 전자산업진흥회·반도체산업협회·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 관련단체들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시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현행 건축법이 직통 피난계단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은 화재 등 긴급사태 발생 시 신속하게 인명과 재산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이 촌각을 다퉈가며 첨단기법이나 생산공정을 도입하고 있는 산업 현장의 실상과 유리되어 있다면 산업현장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수도권 규제 조치 등의 영향으로 신설 공장이나 첨단생산시설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 건축법이 규정한 대로 50미터 이내에 직통 피난계단의 설치를 의무화할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팹 등 첨단 공장의 크린 룸 중간에 직통 피난계단을 설치해야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한다. 직통 피난계단은 일반 출입구와 달리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통행공간을 뚫어야하기 때문에 청정도 유지가 관건인 크린룸의 효율성 저하는 물론 계단 설치로 인한 생산설비의 배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자 관련 단체들의 주장이다. 업계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선 50미터 이내에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 직통 피난계단 설치 규정을 10미터만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건설되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팹은 자동화 수준이 매우 높아 작업자의 밀집도가 낮고 화재발생 등 비상시 원활한 대피를 위해 내화설계 및 불연재 사용, 자동 소화설비 등을 갖추고 있어 굳이 50미터 이내로 규제할 필요성이 없다고 한다.

이미 미국의 경우 피난계단까지의 거리를 60.88미터로 규정해놓고 있으며 중국도 60미터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도 첨단 공장에 대한 피난계단 관련 조항의 규제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해외 각국이 앞다퉈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전자업체와 관련 단체의 주장을 근거없는 것으로 매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

정부는 전자업계와 관련 단체들이 왜 이 같은 주장을 하게 됐는지 배경을 신속히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줘야 한다. 첨단 공장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개선조치를 마련해주는 것이야말로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방안의 하나다. 해외의 경우 건축물 용도에 따라 차등 규정을 두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일괄 적용이 힘들다면 건축물 용도에 따라 차등화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안현우 기자  media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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