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0년도 채 한 달이 안 남았네요... 나이를 먹을수록 왜 이렇게 시간은 빠르게만 흘러가는 것인지... 참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ㅠ_ㅠ 어릴 때야 한 살이라도 더 먹고 싶어서 난리였지만 어디 그게 항상 내 맘 같나요? 저는 정확히 24살이 넘어가니 일 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 수가 없더군요. 그러니까 젊다고 마냥 희희낙락하지 마시고 시간을 아끼세요! ^^

적어도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있어 이번 주 미국 박스오피스의 최대 화두는 <워리어스 웨이>겠죠? 저도 할 말이 많지만 우선은 1위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해리 포터가 이번 주까지 미국 박스오피스의 1위를 지킬 수 있었을까요?

해리 포터의 팬이신 분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겠군요. 이번 주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1위에 오른 작품은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 <탱글드>입니다. 추수감사절이었던 지난주에는 2위로 데뷔했으나 개봉 2주차에 역전을 하고 말았습니다.

<탱글드>는 현재 순수하게 디즈니에서 제작한 작품들 중에서는 역대 1위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전 기록을 갖고 있던 <마법에 걸린 사랑>은 동기간에 약 8,100만 불을 벌었던 것에 비해 <탱글드>는 1,500만 불 이상 많습니다. 그러나 제작비가 어마어마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서 기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지금부터 하향세가 분명할 텐데 아직 제작비의 절반도 벌어들이지 못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죠? 결국 관건은 전 세계에서의 흥행이겠습니다. 참고로 <탱글드>의 전 세계 흥행수입은 지금까지 약 1억 4천만 불에 불과합니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은 예기치 못했던 복병을 만나면서 3주 연속 1위에 실패했습니다. 드랍율도 꽤 높습니다만 악재는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지난주까지 시리즈 사상 최고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던 <죽음의 성물1>은 3주차에 접어들면서 피치가 조금 떨어지고 있습니다. 동기간 대비하여 <불의 잔 - 약 1,988만 불>보다 흥행수입이 적군요.

현재까지의 총 수입에서는 여전히 <뉴 문>이 동기간에 기록했던 2억 5,500만 불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의 전 세계 흥행수입은 현재 7억 불을 돌파한 상태입니다.

추수감사절 연휴 직후라 그런지 순위를 역전하는 작품이 꽤 발생했습니다. 셰어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주연한 <벌레스크>도 지난주의 4위에서 한 계단을 상승했군요. 드랍율 역시 - 50% 안쪽이라는 것은 나름 고무적인 일입니다. 비록 미국 내에서는 제작비를 모두 회수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만... 참패 수준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토니 스콧의 <언스토퍼블>도 지난주 5위에서 4위로 상승했습니다. 몇 차례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올리는 미국 박스오피스 기록은 '박스오피스 모조'가 각 스튜디오로부터 받은 기록을 토대로 한 예측치입니다. 이것을 감안하면 실측치가 나올 경우 현재 동률을 기록 중인 <벌레스크>와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겠습니다. 뭐 큰 의미는 없겠지만...

<언스토퍼블>은 관객 반응에 비해 흥행세가 약해 안타까웠는데 꾸준하게 성적을 이어가네요. 이번 주부터 <나니아 연대기 : 새벽 출정호의 항해, 투어리스트> 등이 개봉하지만 최종적으로 9천만 불 부근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5위에 오른 <Love and Other Drugs>도 순위에서 한 계단을 상승했습니다. 감독과 배우의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미약한 성적입니다만 제작비가 낮아서 손해를 볼 작품은 아닙니다. 다음 주의 흥행기록을 한번 기대해보도록 하지요.

몇 편의 작품이 순위에서 상승했다면 반대로 그만큼 하락한 작품도 있겠죠? 이번 주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그에 해당하는 주인공은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입니다. 추수감사절이 지나면서 순식간에 세 계단을 하락했네요. 하지만 개봉 1,2주차에 2주 연속으로 1위를 했었고, 현재는 제작비를 넘어선 마당이라 크게 실망할 일은 아닙니다. 전 세계 흥행이 아직 1억 7천만 불에 불과하다는 것이 불안요소이긴 하네요.

<메가마인드>의 뒤를 잇는 <듀 데이트>는 다시 순위에서 한 계단을 상승했습니다. 수입도 제작비를 초과한 상태라 토드 필립스로서는 이제 흥행감독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겠군요. <행오버>에 필적할 바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준수하죠?

WWE 출신의 스타 '더 락'이 주연한 <패스터>가 8위입니다. 제작비가 낮아서 괜찮겠거니 했지만 이거 만만하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네요. 그럼에도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 이하의 수입으로 막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왜 이렇게 안 보이나 조바심이 나셨죠? 많은 분들이 궁금하셨을 <워리어스 웨이>는 개봉 첫 주의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9위를 기록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순위도 순위지만 3백만 불을 간신히 넘은 흥행수입이 더 절망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서는 <워리어스 웨이>를 <조나 헥스, 드래곤볼 에볼루션(!), 스트리트 파이터 - 춘리의 전설>등과 비교하며 이에도 미치지 못한 처참한 흥행성적을 올렸다고 평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개봉했던 국내의 타 영화와도 한번 비교해봤습니다.

보시다시피 모든 부문에서 <워리어스 웨이>가 다른 두 영화보다 뒤지고 있습니다. 개봉 극장수가 적지만 극장당 평균수입에서도 꼴찌네요. 제가 봐도 이건 정말 기대를 밑돌아도 한참 밑도는 수치입니다. 처음에 7백만 불을 내다봤다가 기대감이 투여된 수치라는 걸 깨닫고 5백만 불로 정정했었는데... 고작 3백만 불에 그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작비가 4,200만 불이니 타격이 좀 큽니다. 물론 한류바람을 타고 아시아권에서 개봉하면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만, 상징적인 의미로 할리우드에서 흥행성적이 이처럼 나쁘다는 것은 안타까운 상황임이 사실입니다.

<워리어스 웨이>의 결과를 봤더니 기운이 쏙 빠지네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소개는 해야겠죠? 10위는 곧 국내에서도 개봉할 예정인 <The Next Three Days>입니다. 며칠 전에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니 리암 니슨도 출연하더군요.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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