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생니를 뽑아 병역을 기피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MC몽의 2차 공판이 있었습니다. 그날 공판에서는 6시간의 긴 줄다리기 속에서 반전을 거듭하며, 병역기피 의혹에 대한 논점이 흐려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배심원 제도가 아니라서, 증거와 증인만 뒷받침 된다면 그 어떤 사건도 승소를 할 수 있다는 법의 취약점을 잘 이용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날 공판에서는 MC몽의 46번과 47번 치아를 진료 혹은 상담했던 치과의사 5명이 증인으로 출두했는데요. 5명 모두 일제히 경찰 조서 내용의 일부가 사실이 아니고, 경찰의 강압적 조사가 있어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서명 날인을 했다고 증언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출두한 증인 모두가 경찰의 강압 수사 주장과 함께 경찰에서의 증언 내용을 번복함에 따라, 이제 MC몽을 향하던 비난의 목소리는 경찰의 강압 수사에 대한 비난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MC몽이 '한건주의 수사의 희생양'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면서, 언론에서는 MC몽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MC몽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재판에서는 MC몽이 다시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MC몽의 심경고백, 법대로 합시다?

아무튼 그렇게 언론에서 MC몽의 동정론 확산을 보도한 이후, MC몽은 그간의 침묵을 깨고 미니홈피에 심경고백을 남겼는데요. 이것은 병역비리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 9월 13일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겠습니까? 진실이 무엇입니까?"라는 제목으로 억울함을 토로하는 장문의 글을 올린 뒤 3개월 만에 처음 올린 글이었습니다.

"분수의 넘치는 사랑을 받았던 한 사람으로서, 저에게 우선적인 법은 바로 여러분들이 저에게 법입니다. 억울하거나 싸우고 싶어 인기를 다시 얻고 싶어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재판이 끝나면 전 다시 대중의 심판을 기다릴 것입니다. 숨도 쉬지 못하는 저에게 아주 조금만 기다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억울하다고 강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던 MC몽은 이번 2차 공판에서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자신의 흐름으로 돌아서자, 동정론을 더욱 확산시키고자 함인지 말을 바꿔 억울해서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그렇게 자신은 전혀 병역을 기피할 생각이 없었는데 기소를 당한 것에 억울해서도 아니고, 범죄자가 되지 않기 위해 싸우고 싶어서도 아니고, 인기를 다시 얻고자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함도 아니라면 MC몽에게 재판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MC몽은 이 재판이 끝나면 다시 대중의 심판을 기다릴 것이라 하는데요. MC몽은 타블로의 사례를 통해 아무리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대응을 한다면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지금은 대중으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아도, 일단 재판에서 이기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대중들은 결국 그런 법의 결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지요.

결국 MC몽은 "여러분이 법, 대중의 심판" 이런 말로 모든 집착을 떨쳐버리고 무념무상한 듯이 표현하고 있지만, 재판 결과 보고 이야기 하자 즉, "법대로 합시다"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법, 대중의 심판? MC몽의 심각한 착각

현재 진행되고 있는 MC몽의 재판은 나머지 치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나 그 죄를 물을 수 없고, 단지 47번 치아만을 가지고 증인의 진술과 진료 차트를 확인해서 고의 발치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찰이 밝혀낸 브로커를 통한 공무원 시험 등 수차례에 걸친 입영연기의 경우, MC몽은 어머니와 소속사가 벌인 일이고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부인하고 있어 MC몽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46번에 이어 47번 치아를 발치하기까지 연관된 5명의 치과의사 모두가 자신들의 치료는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가 스스로 단순히 참고인이 아니라 범행에 동참한 피고인임을 주장하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5명 모두 기존 진술을 번복하여 경찰의 강압수사를 주장하고 있어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대한 신뢰성까지 의심받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분명 재판과 관련해서는 MC몽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MC몽은 심각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법의 심판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재판에 대한 결과만으로는 대중의 모든 의구심을 해소시켜줄 수 없습니다. 법의 심판에 있어서는 증거와 증인이 중요할지 몰라도, 대중의 심판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입니다.

MC몽은 수차례에 걸친 입영연기도 자신은 전혀 몰랐고, 인플란트도 일부러 안 받은 것이 아니라 그냥 안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치아가 그렇게 나빠진 데는 집안 내력과 가난을 가장 큰 이유로 내세웁니다. 그런데 분명 MC몽은 군면제를 받기 전 지식인을 통해 군대 면제받는 방법을 물어봤고, 그 이후 발치를 하고 면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47번 치아 발치가 될 때까지 계속 의사를 바꿔가며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5번째 의사를 통해서 발치에 성공하였습니다.

아무리 MC몽이 전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발치를 하지 않았다는 말을 믿으려 해도, 이 부분 만큼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MC몽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발치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병역을 기피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 존재했습니다. 그렇기에 정말로 고의적으로 생니를 발치한 것이 아니라 치료의 방법이 발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그렇게 될 때까지 일부러 방치를 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MC몽은 분명 재판의 결과에 자신이 있기에, '여러분이 법, 대중의 심판'을 받겠다는 말까지 하면서 여론에 대한 분위기 반전을 노린 듯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판에서 MC몽이 승소를 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일부 MC몽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명분이 되어줄 수 있을 뿐, 대다수의 대중들을 납득시키는 것은 힘들기 때문입니다.

혹시 또 모르겠습니다. MC몽은 2차 공판에서 말을 아끼며, 최후 변론 때 할 말을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어차피 당분간 활동은 힘들고 앞으로의 연예계 활동을 염두에 둔다면, 더러워서라도 군대를 그냥 간다고 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승소 뒤에 그 모든 소모적인 논쟁을 뒤로 하고 결국은 군대를 가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들은 맘이 약해져서 동정론과 함께 MC몽을 피해자의 이미지로 덧씌우려 할 테니까 말이죠. 과정이야 어쨌든 싸이처럼 재기에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군대를 가는 것이 MC몽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식으로 립서비스라도 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하겠지요.

"문화평론가, 블로그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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