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한장면이다.

저우제룬(주걸륜)이 우리나라에 왔다. 아마도 영화를 본 사람들은 버선발로 달려나가 만나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가 출연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대만영화에 관한, 아시아 아이돌 스타에 관한 편견을 완전히 깨뜨렸다.

먼저 고백해야 할 게 있다. 국내의 상당수의 네티즌들이 개봉전에 이 영화를 미리 감상했다. 영화 불법 공유 사이트에 이 영화 파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국내 개봉을 하는 바람에 이 영화를 이미 봤다는 사실이야 말로, 차마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됐다.

개봉 중인 영화나 상영을 끝내고 DVD로 출시된 영화가 음지(?)의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현상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개봉도 되기전 입소문으로만 주목을 받은 케이스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매끄럽게 잘 만든 멜로영화 정도로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들에게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로 음악을 소재로 만든 영상물이 익숙하다. 이에 음악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사랑이야기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대만 영화라는 사실도 신선했다. 이 영화와 유사한 감성을 느끼게 하는 일본 영화는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대만 영화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게 사실이었다. 한동안 국내에서 그리 주목 받지 못했던 대만영화를 새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런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영화에 관한 정보들이 알려지면서 입소문에 가속도가 붙었다.

알고보니 <말할수 없는 비밀>의 주인공 저우제룬은 대만의 인기 가수였다. 화제가 됐던 피아노 배틀 장면이 대역이나 CG가 아니라 본인이 직접 연주했다는 사실에 두번 반하게 만들었다. 거기에 저우제룬은 이 영화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더구나 첫 영화다.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요소를 두루 갖췄다.

다시 국내 스타들을 돌아보게 한다. 지금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스타를 꿈꾸며 준비중이다. 그 경쟁에서 이긴 스타들이 국내를 국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슬슬 신선함이 떨어진다. 공연만 보면 어느 소속사인지를 대번에 알아챌 수 있는 가수들이 비슷한 노래와 춤을 추고 있다. 연기자들도 한번 한류 스타가 되고 나면 유사한 스타일의 연기를 자기복제중이다.

이제 좀 국내에도 저우제룬 같은 놀라운 '인물'이 등장할 때가 되지 않았나. 노래, 춤, 연기에서 벗어난 뭔가 다른 스타말이다. 몸은 근질거리는데 열광할 만한 스타가 없다.

<말할 수 없는 비밀>는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로 시작하다가 중간에 대반전이 일어난다. 이에 영화를 두번 보고야 내용을 이해 했다는 네티즌들도 꽤 있었다. 그러니 어서 극장으로 가자. 큰 스크린에서 제대로 된 사운드로 영화를 다시 감상해보자. 그리고 나서 떳떳하게 영화를 봤다고 말하자. 그래야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비밀이 된다. 혹시나 지금이라도 불법다운을 받겠다는 사람들이 있으면 말리자. 영화관에서 보는게 몇배로 행복한 영화다.

참고로 영화에 관한 에피소드 하나. 30대를 바라보는 저우제룬이 고등학생역을 맡았지만 화면에서 그리 튀지 않는다.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일부러 다른 배역들도 모두 나이 많은 연기자들을 캐스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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