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축구경기장이 한순간 자유한국당 유세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에 대한 유세를 한다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선거운동원들이 찾은 곳은 경남FC 경기장이었다. 경남FC 측에서 막았다고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그들은 축구장에 난입해서 유세를 했다.

황교안과 한국당 경기장 난입 사건, 경남FC 미래가 어둡다

스포츠 경기장에서 선거 유세를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스포츠 연맹이 정한 규칙이 아닌, 선거법 위반 행위라는 것이다. 이는 과거 정치인이 야구 경기장에 가기 위해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나온 답이다. 표창원 의원이 직접 경험한 일이다.

야구장을 찾기 위해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선관위는 당색과 같은 파란색 의상도 안 되고 기호가 적힌 옷도 안 된다”고 해 표창원 의원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야구 관람을 한 것이 전부였다. 선관위가 문제가 없다고 해 축구장에서 선거 유세를 했다는 황교안 대표 측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구단 임직원은 경기 전 선거 유세와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사전 지침을 전달받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황 대표 측의 입장권 검표 시 경호 업체 측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를 착용하고는 입장이 불가하다는 공지를 했다. 그러나 일부 유세원들은 '입장권 없이는 못 들어간다'는 검표원의 말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면서 상의를 벗지 않았다"

"일부 유세원과 경호원이 실랑이하는 모습을 본 구단 직원이 '경기장 내에서는 선거 유세를 하면 안 된다', '규정에 위반된 행동이다'라며 만류했으나 강 후보 측에서는 '그런 규정이 어디 있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라며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유세를 진행했다"

경남FC가 공식 입장 자료를 냈다. 경남FC 측의 입장문을 보면 자유한국당 측이 얼마나 막무가내였는지 알 수 있다. 구단측은 선거 유세와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사전 지침을 전달받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유세를 하려는 이들을 입구에서 막았다고 했다. 자신들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자유한국당이 모든 것을 무시한 채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미다.

30일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창원축구센터에서 황교안 대표, 강기윤 후보를 비롯한 한국당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유세원들이 입장권도 없이 막무가내로 경기장으로 들어가 경호원들의 제지도 무시한 채 유세를 진행했다는 것이 경남FC의 주장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현장에는 법도 원칙도 존재하지 않았다.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황교안 대표가 불법을 저지르며 경남도민의 축구단을 궁지로 내몰았다는 의미다.

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경기장 내 선거운동 관련 지침에는 "경기장 내에서 정당명, 기호, 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할 수 없다. 피켓, 현수막, 어깨띠 등 역시 노출이 불가하며 명함, 광고지 배포도 금지한다"라고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이를 위반할 시 해당 구단은 10점 이상의 승점 감점,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경기 개최, 2천만 원 이상의 제재금, 경고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징계가 이뤄지면 경남FC는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됐는데 2군 추락을 안고 시즌을 보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승점 10점 감점을 당한 상황에서 1군에 머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경남FC는 홍준표가 도지사로 있을 당시에도 온갖 수난을 겪어야 했다. 2군으로 추락하면 팀을 해체한다는 엄포도 있었다. 여기에 심판 매수 사건까지 이어지며 경남FC는 공중분해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어렵게 이겨낸 후 그들은 리그 2위까지 했다. 그리고 AFC까지 진출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경남FC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철저하게 자유한국당에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프로연맹은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명백한 위반 사안에 대해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기장은 정치꾼들의 놀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경남FC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 원칙대로 이번 사건에 대처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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