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25일부터 27일까지 국회에서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자유한국당은 7명 모두 '부적격'이라며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거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청문회의 관심은 장관 후보자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김학의 사건 CD의 존재를 알았는지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박영선 후보자는 "황교안 법무장관께 제가 (김학의 사건)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 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박영선 후보자의 발언은 한국당의 인사청문회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황교안 대표는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CD를 본 일이 없다"며 "법사위원장실에서 CD를 보여줬다고요? 내 기억은 없다"고 박 후보자의 발언을 부인했다.

그러나 28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박영선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저한테 전화로 낄낄거리면서 '황교안 장관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더라' 그런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우리 박 남매(박지원·박영선)는 항상 기승전결로 시작하면 어떻게 됐다 하는 것까지 공유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가 "턱도 없는 소리"라고 항변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 턱이 없는지 확인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역공에 나섰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그간 김학의 사건을 몰랐다는 황교안 대표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박영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2013년 국회 법사위원장 시절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김학의 동영상의 존재를 미리 확인시켰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2013년 6월 17일 속기록과 국회방송 동영상에 황 대표가 김학의 동영상을 알았다는 기록들이 있다"며 "그런데 황 대표는 몰랐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학의 사건이 은폐·축소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당시 장관이었던 황 대표가 관여한 사실이 없다면 국민에게 낱낱이 숨김없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도 황교안 대표가 청문회보다 김학의 사건 동영상의 존재를 알았는지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에 박영선 후보자가 황 대표에게 김학의 사건 동영상 CD의 존재를 알렸다고 발언한 내용을 실었다. 경향신문은 <"김학의 차관 임명 며칠 전 황교안 장관 만나 제보받은 동영상 CD 알리고 심각성 전했다>, 한겨레는 <"황교안에게 김학의 동영상 CD 언급하며 임명 만류"> 기사를 게재했다.

보수언론도 청문회 소식을 전하며 박영선 후보자의 주장을 비중있게 다뤘다. 중앙일보는 10면 정치면 톱으로 <박영선 "김학의 CD 황교안에 말해" 황 대표 "택도 없는 소리">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박영선 남편·아들 자료제출 거부, 野 "보이콧"> 기사의 후반부를 김학의 사건 CD에 대한 내용으로 채웠다. 동아일보도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맞받아친 박영선…野 "안하무인"> 기사에서 '청문회 도중 황교안 관련 의혹으로 불똥 튀기도' 소제목을 따로 구성해 박 후보자의 발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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