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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TV조선 주주'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상실에 '정권연금'대한항공, TV조선 주식 9.7% 보유…"대한항공 경영 악화되면 누가 책임질 건가"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3.28 11:4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잃었다. 대한항공 주식의 11.56%를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의 반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을 공언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국민연금은 정권연금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TV조선 지분 9.7%를 보유하고 있다.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사내이사 연임안이 반대 35.9%로 부결됐다. 대한항공 정관은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연임안 부결은 26일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면서 예상됐다. 문재인 정부는 기관투자자의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상실은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첫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은 조선미디어그룹이 운영하는 TV조선 주식 9.7%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종편 컨소시엄 구성이 한창이던 지난 2010년 10월 12일 이사회를 열어 TV조선에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조양호 회장도 당시 이사회에 참여했다. 대한항공의 TV조선 주식 보유량은 조선일보 20.3%, TOO CAPITAL LLC 15.0%에 이어 3번째로 많다.

28일자 조선일보는 <국민연금은 정권연금 아니다, 기업인 일탈 제재는 法으로> 사설에서 "대기업 경영 구조 개입에 나선 국민연금의 반대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등기이사 직을 박탈당했다"며 "정부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방침을 정해놓고 있어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조 회장은 270억원 규모 기업 이익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며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자녀들을 경영에 참여시켜 '땅콩 회항' '물컵 갑질' 같은 일탈 행위가 벌어지게 한 책임도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조 회장은 지난 20년간 대한항공 자산을 3배 불리고 6년 연속 항공화물 세계 1위에 오르게 하는 등의 실적을 냈다"며 "반면 일련의 사태로 주주들을 실망시킨 것도 사실이다. 이날 조 회장이 물러나게 되자 대한항공 주가가 오른 것은 조 회장에 대한 시장의 실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선일보는 "그러나 국민연금은 조 회장과 똑같이 배임 혐의로 기소된 다른 기업 회장의 재선임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고 기권했다"며 "이 기업은 남북사업을 하던 곳이다. 어떤 잣대로 칼을 휘두르는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연금이 투자 기업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그 대전제는 국민연금이 정부를 포함한 어떤 세력으로부터라도 독립돼 철저히 수익률의 관점에서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영위원장을 겸임하는 등 정부가 국민연금을 지배하고 있다"며 "정부가 특정 기업을 국민연금을 동원해 공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러다 대한항공 경영이 악화되고 국민연금 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지나"라며 "기업인 일탈은 관련 형법, 상법 등으로 제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정권연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8일자 경향신문 사설.

반면 경향신문은 국민연금이 앞으로도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향신문은 <조양호 경영권 박탈, 재벌 총수 전횡 끝내는 계기 되기를> 사설에서 "주주권 행사에 따라 국내 대기업 총수가 경영권에 제한을 받는 일은 사상 처음"이라며 "정치권력보다도 강고한 경제권력을 주주들의 힘으로 제압한 '주주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반대하기로 했다"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에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 이력이 있는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이사 선임 반대의 요건에 합당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이번 주주총회는 아무리 세습 대기업 총수라고 하더라도 주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경고를 경제계에 던졌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한국의 대기업들은 오너 개인의 힘으로만 일군 것이 아니다. 사원들은 물론 시민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라며 "국가가 시민들의 세금으로 기업들을 지원하거나 때로는 특혜까지 줘가며 성장시켰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그럼에도 경영권을 세습받은 총수들 상당수가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채 일탈행위를 저질렀다. '오너리스크'가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며 "대기업 총수들은 이번 주총이 던진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경영의 자율성은 보장돼야 하지만 불법·비리를 저지른 총수의 경영권까지 지켜줘야 하는가"라며 "국민연금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기관투자가로서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한다. 국민연금이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제대로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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