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자유한국당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역량을 쌓으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심판할 능력을 자유한국당이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정부 제공' 운운하며 벌써부터 정권교체를 염두에 둔 듯하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2년차다.

26일자 조선일보는 김대중 고문의 <'다른 정부'를 제공할 야당의 책무> 칼럼을 게재했다. 김대중 고문은 "이제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도 지쳤다. 이제는 문 대통령의 '선의'를 믿는 데도 지쳤다"며 "이 정부와 대통령은 그야말로 '쇠귀에 경 읽기'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 고문은 "소신과 이념이 너무 강해서 다른 의견을 무시하는 것인지, 뭘 몰라서 그러는지, 아니면 일이 꼬이면서 당황해서 그러는 것인지 이제 비판하는 사람도 거의 자포자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26일자 조선일보 칼럼.

김대중 고문은 "경제·안보·정치 등 나라 운영의 핵심 영역에서 국민적 균열이 생기고 파행과 정체의 후유증이 심각히 번지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독선과 독주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며 "그 어떤 오만한 정권도 이 정도면 한두 번쯤 자기 위치를 뒤돌아봄 직한데 이 정권은 잘못된 자료와 수치를 내밀면서 자기들이 옳단다.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는 두려움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썼다.

김대중 고문은 정권교체를 암시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김 고문은 "대통령과 정권이 저렇게 무소불위로 나올 때 민주국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국민이 선거로 심판하는 것"이라며 "일차적으로 야당 몫이고 궁극적으로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대중 고문은 "민주국가에서 국민은 보수와 진보, 우와 좌의 정부를 번갈아 선택하면서 균형된 국가 운용의 묘를 살린다"며 "한쪽 정부가 지나치게 거들먹거리며 자기들이 지선인 양 자만하면 국민은 다른 쪽 심부름꾼을 불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와 좌의 정부를 교차적으로 선택한 경험이 있고 또 거기서 독선과 독주와 장기 집권은 결코 허락하지 않는 지혜를 터득했다"며 "문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놀랍게도 그런 국민의 경험과 지혜를 얕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고문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분발을 촉구했다. 김 고문은 "야당은 국민에게 '다른 정부'를 제공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제는 야당의 8할은 스스로의 역량에 달렸고 국민의 선택이 장동할 몫은 2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고문은 "이제 야당은 2년여 '고난의 행군' 끝에 재정비의 출발선에 섰다"며 "황교안 당대표의 '새 얼굴'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투쟁성'이 4·3 재·보선의 '승리'라는 접점을 찍는다면 1년 뒤 총선거의 결판은 야당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 고문은 "'박근혜'발 악재를 넘기는 것이 관건"이라며 "공은 이제 야당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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