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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로비사단' 구축에 전권 행사한 듯이철희, 경영고문 위촉계약서·운영지침 공개…운영지침 살펴보니, 회장이 '전권' 가져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3.25 10:53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정치권과 군, 경찰, 고위 공무원 등을 영입해 로비사단으로 운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KT 경영고문'에 대한 위촉이 황창규 회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란 정황이 드러났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 회장의 위임으로 CR부문장(부사장급)이 정치권 출신 인사와 2014년 11월 1일 체결한 위촉계약서를 공개했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은 '경영고문 위촉계약서'와 '경영고문 운영지침'을 공개했다. 앞서 KT가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20억 원이 넘는 막대한 회삿돈으로 경영고문을 위촉하고 자문료를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관련기사 ▶ 황창규, KT 회삿돈으로 '로비사단' 구축했나)

▲황창규 KT 회장. (연합뉴스)

이날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위촉계약서가 작성된 날짜는 2014년 11월 1일이다. 제1조는 "고문으로서 회사의 업무운영에 관한 자문을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계약서에 해당 고문의 이름이 가려져 있지만, 계약일과 월 자문료로 미뤄봤을 때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의 특보 출신인 이 모 씨와의 계약서로 추정된다. 비밀유지 의무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운영지침은 KT 경영고문의 역할과 처우를 규정하는 내규로 보인다. "2015년 1월 21일부터 시행한다"는 부칙에서 운영지침의 제정이 2014~2015년 연말연초에 이뤄졌으며, 이는 그 해 있을 경영고문의 대거 위촉이 잘 짜여진 계획에 따른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는 게 이철희 의원의 분석이다.

운영지침 5조는 "경영고문에 대한 위촉 권한은 회장에게 있다", 7조는 "고문의 최종 위촉여부는 회장이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들은 경영고문 '위촉'이 회장의 의사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운영지침대로라면 회장은 경영고문으로 누구든지, 별다른 비용과 기간의 제한 없이 위촉할 수 있다. 운영지침 14조는 "복리후생 기준은 회장이 별도로 정한다"고 돼 있고, 17조는 정하지 않은 사항은 회장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돼 있다. 운영도 회장의 전권인 셈이다. 이철희 의원은 "사실상 회장 개인을 위한 자리에 약 20억에 달하는 회사 돈을 써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고문의 역할을 "경영현안 및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자문이나 회사가 요청하는 과제를 수행"으로 모호하게 규정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외부기관의 인적관리"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한 운영지침 12조도 같은 맥락이다. 처음부터 KT가 경영고문을 '로비 수단', '로비 대가'용 자리로 마련한 것이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KT 경영고문 중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심사를 받지 않은 퇴직공직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통신위원회 국장을 지내고 공직유관단체 근무 이력이 있는 차 모 씨의 경우 취업제한 심사를 받지 않았다.

운영지침 8조는 "공직자윤리법에 의하여 관련 사기업체의 취업이 제한되는 자로서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제한 여부의 확인 또는 취업 승인을 받지 않은 자"를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다. 경영고문이 애당초 회사 내규와 상관없이 회장 임의대로 운영됐고, 운영지침은 채용의 불법성을 가리기 위한 장치일 뿐이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는 부분이란 게 이철희 의원의 지적이다.

이철희 의원은 "민간기업 KT가 내규로 경영고문을 위촉하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그러나 뚜렷한 활동 내역이나 실적이 없는 자에게 급여를 지급해왔다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가 된다. 이는 형사적 처벌 뿐만 아니라 KT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과 정당한 해임 사유가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의원은 "황창규 회장이 위촉한 소위 '경영고문'이라는 사람들의 면면이 KT의 본래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활동내용이나 실적에 대해 증빙조차 못하는 이들에게 수십억을 지급한 부분에 대해 KT 감사와 이사회가 제대로 감독을 해왔는지, 주주총회 보고는 있었는지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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