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야구 준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중국을 상대로 2시간 34분 만에 7:1 낙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오늘 경기 한국의 라인업 중 특이할 만한 것은 3루수 요원인 최정과 조동찬이 타격감 저하로 선발 출장 명단에서 제외되고, 유격수 요원 강정호가 3루수에 배치되었다는 점입니다. 강정호는 공수 모두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1회말 1사 1, 2루 기회가 무산된 뒤, 2회말 김현수가 내야 안타로 출루하자 강정호가 좌월 2루타로 한국의 첫 장타를 터뜨리며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박경완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강정호는 4타수 2안타에 상대 실책까지 모두 세 번 출루하며 하위 타순에서 기회를 만들었으며, 5회초에는 1사 1루에서 지아더롱의 깊숙한 타구를 5-4-3의 병살타로 연결시켜 이닝을 종료시키는 등 수비도 안정적이었습니다. 공수에서 활약한 강정호는 내일 결승전에도 3루수로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놀라운 것은 다른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난 루지앤강의 주무기인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3회말 2사 후 추신수가 받아쳐 홈런을 터뜨린 것입니다. 타자의 무릎 아래로 떨어지는 완전한 볼을 볼카운트 2-0에서 걷어 올린 것인데, 상대 투수의 공 배합을 읽고 주무기를 노려 친 것이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엄청난 힘과 고급 기술이 모두 수반된 완벽한 타격이었습니다. 추신수의 홈런 덕분에 3회초 2사 후 호우펑리옌의 2루타로 득점하며 1점차로 따라붙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며 선발 양현종도 편안히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1:0)과 2009 WBC(14:0)에서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1점도 얻지 못했지만, 오늘은 1득점한 것도 분명 달라진 모습입니다. 만일 중국이 1회초 무사 2루와 3회초 무사 1, 2루에서 메이저리그식 빅 볼을 고집하지 않고, 희생 번트로 착실히 진루시켰다면, 승부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차후 국제 대회에서 중국을 상대하며 낙승을 챙길 수 있는 ‘좋은 시절’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일본, 대만과 함께 중국까지 성장한다면 아시아의 판도 변화뿐만 아니라 야구 시장의 확대라는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야구가 올림픽에서 퇴출당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2014년 인천 이후를 장담할 수 없지만, 13억 인구의 중국이 의욕을 가지고 야구를 육성한다면, 야구의 세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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