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KT가 아현국사 화재 전 신촌국사 통신설비 일부를 아현국사로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촌국사는 지난 2016년 3월과 9월 인터넷 라우터 4대, 2018년 2월 전송장비 1대 등 3차례에 걸쳐 통신설비 5대를 아현국사로 이전·설치했다.

▲KT. (연합뉴스)

하지만 KT는 지난 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당시에는 원효국사와 중앙국사, 광화문국사 통신설비만 이전했다고 보고했다.

27일 김종훈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촌국사 통신설비 이전 사실을 상임위 보고에 누락한 것도 의도적인 것 아니었겠느냐"며 "2010년부터 현재까지 매각된 39개 국사와 관련해서도 부동산 투기 의혹과 과도한 통신시설 집중화가 없었는지 전수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KT 신촌국사는 지난 2011년 2월 매각한 건물로 KT는 수용된 통신시설의 안정적인 운영과 이전을 이유로 매각한 건물 전체를 10년 간 임차해왔다. KT는 2018년 12월 신촌국사 인근 동교동 부동산을 매매계약하고 올해 5월 소유권을 이전 받을 예정이다.

김종훈 의원은 "KT가 국사 통폐합을 이유로 신촌국사를 매각하고, 매각한 건물에 10년간 임차계약을 맺고, 또 다시 인근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영행태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결국 통신설비를 아현으로 이전하면서까지 국사를 팔고 그 돈으로 부동산 투기 및 개발을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는 장비를 집중화했고, 장비를 빼낸 건물은 매각하거나 임대사업을 해왔다"며 "수익추구를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수익 추구가 공공성 추구와 충돌할 때 어느 수준으로 할지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주요 통신시설을 A~D등급으로 나눠 관리하는데, 아현국사는 당초 규모가 작아 D등급으로 분류해왔다. D등급은 통신시설 훼손에 따른 대응책으로 백업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없다.

지난달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D등급은 군이나 구 등 피해가 크지 않은 쪽에 그렇게 한다. KT가 최근 효율화를 통해 D등급인데도 집중을 시켰다. 오버캐파였다"며 "아현지사가 최근 굉장히 커졌는데 D등급에 머물면서 소방설비나 화재 감시시스템이 사각에 놓여 있었다. 그런 부분을 정부가 관여하지 못했고, KT도 신경을 안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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