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북미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반도 외교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교두보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북한 퍼주기' 주장을 제기할 태세다.

20일자 조선일보는 5면에 한반도 외교 정세 관련 기사를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협상은 美北, 돈은 또 한국?>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밤 35분간의 전화통화 소식을 전하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20일자 조선일보 5면.

이와함께 조선일보는 "미·북 간에 비핵화와 그에 대한 상응 조치로서 재정적 부담이 발생한다면 한국이 이를 부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과거 미·북 핵 협상 때처럼 북한의 부분적 비핵화에 대한 금전적 부담은 한국이 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현물 지급 금강산 관광' 불지피는 여권> 기사에서 "미국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 대북 제재를 풀 수 없다고 하지만, 여권에선 벌써부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응 조치를 '선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해석을 더했다. 조선일보는 <트럼프가 제시할 선물 3가지…北이 받을까> 기사에서 "거론되는 미국 측 '상응 조치'는 과거에도 논의되거나 실패를 경험했던 사안으로 양측이 타협을 보기까지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다는 관측"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에 대한 욕심으로 한반도 핵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노벨상 탐욕 트럼프, 한국민 안위 정말 안중에 있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일본 총리에게 노벨상 추천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가 자기 절제와 책임의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부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 그의 탐욕이 북핵 문제를 이용해 노벨상을 타는 데 꽂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썼다.

▲20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어려운 북핵 폐기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평화'라고 포장해 노벨상 수상대에나 서는 꿈을 꾸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앞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 역시 북핵 신고·검증·폐기가 아닌 지엽적 쇼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정상회담이 코앞인데 비핵화 의제에 관한 미·북 간의 실무 협상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다. 도저히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며 "김정은이 백지상태에서 트럼프를 만난 뒤 그의 노벨상 탐욕을 부추겨 제재 해제를 얻어내면 한국 안보는 악몽"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트럼프는 북핵 위기 때 '전쟁은 저기 먼 곳에서 일어난다'고 한국민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 행도했다. 정반대로 가짜 비핵화 협상으로 노벨상을 받으려는 것도 한국민 안위를 무시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민의 핵 인질화를 막을 걱정은 누가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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