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아이돌 팬들에게 연말에 열리는 각종 축제, 시상식 등은 활력소와도 같은 존재다. 좋아하는 가수를 TV를 통해 안방에 앉아 편히, 그것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은 말로 다 표현 못할 만큼 크다. 예전처럼 한 해 최고의 활동을 보인 가수에게 상을 수여하는 방송은 공정성 문제 등으로 많이 사라졌지만, 지금도 연말마다 열리는 지상파 3사의 가요 축제는 그동안 활동이 없어서 자주 보지 못했던 가수들, 그 해 눈에 띄는 활동을 펼친 가수들, 다른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무대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많은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올 해 들어 급속도로 성장한 케이블 방송 Mnet의 위상 변화로 인해 10여년 동안 유지되어왔던 힘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재미'가 아닌 '짜증'을 선사하는 시상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퍼포먼스, 남성 아이돌과 여성 아이돌들의 눈에 띄는 호흡 등으로 많은 재미와 화제성을 몰고 다녔던 시상식이었지만 이번 Mnet의 시상식 MAMA(Mnet Aisan Music Awards)는 최악의 시상식이 될 듯하다.
지상파 방송사가 시상식을 폐지한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시상식을 보는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가수가 상을 수상하면 다른 가수의 팬들은 '공정성 문제'를 공론화시키면서 어떻게든 상을 수상한 가수가 인기를 얻는 것을 방해하는 행동을 보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가장 큰 소속사인 JYP가 전원 출석하여 상을 휩쓴다면 그것이야말로 공정성 문제에 시비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거대 소속사 가수들을 위한 무대 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JYP 소속 가수들이 상을 휩쓸 것이 뻔히 보이는, 최악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는 여건에 놓인 시상식을 왜 굳이 마카오까지 가서 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작년 2009년 당시에도 3대 거대 소속사 중 최고의 거대 연예 기획사로 불리는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인 소녀시대, 샤이니 등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아 '반쪽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했던 MAMA였지만, 올해에는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출연 스케줄과의 중복 문제로 MAMA 시상식에 불참하는 가수가 현재로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연말 가수 시상식에 대한 공정성 문제를 몇몇 소속사의 가수만 출연하는 시상식에서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그 방법이 모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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