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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차선을 최선으로 만든 '이만기vs강호동' 최고였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11.08 12:32

울릉도 성인봉에서 가을 자연을 만끽하겠다던 <1박2일>은 늦가을 불어 닥친 태풍으로 인해 계획이 무산되어버렸습니다. 사전 준비를 하러 들어갔던 선발대도 당황하게 만든 갑작스러운 상황은 의외의 선택으로 최고의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자연이 아닌 인간을 택한 즉흥여행의 즐거움

우리는 수많은 변수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예정된 일들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모두 순서대로 진행될 수 없음은 많은 경험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우리는  변화무쌍한 자연 앞에 항상 긴장해야만 합니다.

   
   

   
   

 

 

 

 

 

수시로 변하는 날씨로 인해 어떤 상황과 마주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자연으로의 여행은 그래서 항상 두려움과 경외심을 품어야 하지요. 가능한 변수들까지 계산해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음에도 갑작스런 자연의 심술은 <1박2일>에 상황 대처 능력을 묻게 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진다면 당신들은 어떤 대안으로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습니까? 라고 자연이 되묻듯, 들어갈 수는 있지만 나오려면 3일은 울릉도에 있어야 한다는 자연의 복불복 제안에 '1박2일'은 어쩔 수 없이 차선을 선택했습니다.

나피디의 사비를 들인 아침 식사가 끝나고 진행된 임시 회의에서 강호동은 가장 획기적인 제안을 합니다. 그동안 제작진이 해결하지 못한, 의미와 감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명사 초대를 현장에서 급조해낸 것이지요. 방송을 통해 유명 명사와 함께 하는 '1박2일'을 구상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듣기도 했던 터라 그의 발언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천하장사 출신인 강호동이 자신의 고향과 가까운 포항에서 씨름을 생각해낸 것은 자연스러웠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고향과 씨름은 당연하게도 씨름의 전설인 이만기와 연결이 되었지요.

   
   

   
   

 

 

 

 

 

인제대 교수로 있는 이만기와 즉석 통화를 하고 급조된 약속이지만 '씨름 부흥'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이만기의 흔쾌한 허락으로 강호동의 도발적인 제안은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들과 멤버들과 대결이라는 기본 얼개에 '이만기vs강호동'이라는 씨름계 빅 매치가 성사되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뤄지지 못한 꿈의 대결인 '효도르vs레스너'전 만큼이나 다시 보고 싶었던 씨름의 전설들 간의 리밴지 매치는 당연히 최고의 화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씨름의 황제였던 이만기에게 도전한 어린 강호동이 승리를 하며 포효하던 장면은 우리나라 씨름계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라고도 하지요. 그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존재로 여겼던 이만기를 물리친 어린 강호동은 일대 파란으로 기록될 정도였지요.

자신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안겼던 강호동을 물리치고 은퇴를 선언했던 이만기와 다시 한번 씨름판에서 대결을 펼친다는 것만으로도 다음 주 <1박2일>은 최고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몰락한 씨름의 부흥을 위해 쉽지 않은 대결에 선뜻 응한 이만기도 대단하고 자연스럽게 연결해 명사초청까지 만들어낸 강호동도 탁월했습니다.

강호동은 자신을 버려서 '1박2일'을 살렸고, 이만기는 자신을 버려 '씨름'를 살리려 합니다. 그들의 희생이 서로에게 즐거운 반전으로 다가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하나같을 듯합니다. 울릉도 성인봉에 펼쳐진 아름다운 단풍을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되겠지만,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여행이란 단순히 목적지를 찾아 떠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목적지 없는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더욱 흥미롭고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호동에게 이번 즉석여행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몰락한 씨름이 다시 한번 관심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차선이 때로는 원래 계획했던 것들보다 최선이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번 그들의 임기응변은 전화위복이 되어 의외의 성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여행지 변경에서도 3년 동안의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대안을 찾고 차선이 최선이 되는 것을 보면 <1박2일>의 내공이 어느 정도 쌓여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울릉도의 특산물인 오징어와 호박엿을 합해 '오징어 호박엿'이라 외치는 허당 승기와 80인분 아침을 자비로 쏴야 했던 나피디, 선발대로 울릉도에 들어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치자마자 바로 철수해야만 하는 제작진. 현명한 순간의 선택이 100명에 가까운 인력들을 효과적으로 통솔하고 방송을 차질 없이 만들어낼 수 있게 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봤을 때 강호동의 추진력은 이번 '1박2일'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피디 같은 멤버 강호동으로 인해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던 <1박2일>이 그동안 할 수 없었던 명사초대가 이뤄졌습니다. 박찬호라는 인물에 비해 이만기가 대중적인 선호도에서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의 위상을 봤을 때 전혀 부족함 없는 명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씨름인으로 타고난 승부욕을 발휘하며 농담처럼 시작했던 그들의 대결이 명예를 건 세기의 대결로 발전하게 되어 흥미로운 <1박2일>이 되었습니다. '이만기vs강호동'의 대결 외에서 이만기와 함께 하는 '명사특집'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선을 최선으로 만든 <1박2일 즉흥여행>은 울릉도 성인봉의 아름다운 단풍을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추억을 찾아 박제가 된 씨름 부흥을 위한 색다른 여행이 되어 더욱 큰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1박2일>의 리더로서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해낸 강호동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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