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이 시작되었다. 별 기대는 안하고 있었지만, 정말 실망 그 자체였다. 토크쇼도 아니고, 예고편도 아니고, 버라이어티는 더더욱 아닌 슈퍼스타K의 아류작일 뿐이었다. 위대한 탄생은 그 뿌리를 강변가요제나 별이 빛나는 밤에, 스타예감에 두었지만, 시기적으로나 진행 방식으로나 누가보아도 슈퍼스타K를 따라한 아류작에 불과했다.
돈 많은 공중파는 그저 남의 아이디어 훔쳐 스케일만 크게 만들어 놓을 뿐이고, 돈 없는 케이블은 생존을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다. 그 결과 슈퍼스타K가 나온 것이고, 공중파를 모두 무릎꿇게 하는 소셜의 힘을 보여주었다. 위대한 탄생은 그 슈퍼스타K의 콩고물을 먹기 위해 슈퍼스타K가 끝나는 시점에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 방송을 편성하여 동일한 포맷으로 방영된다. 차라리 그냥 슈퍼스타K를 따라했다고 하면 그나마 반감이 덜하겠는데, 자신들의 뿌리는 강변가요제이고, 오히려 슈퍼스타K가 자기네들을 따라했다고 은근히 어필하고 있으니 눈가리고 아웅하는 그 자체가 역시 공중파라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은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공중파는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고 자신이 차렸다고 우긴다. 그리고 이 추세는 앞으로 공중파에게 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 기점이 바로 위대한 탄생이라 생각한다. 자본으로 누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 속에서 공중파는 강력한 자본을 바탕으로 대기업처럼 아이디어를 쏙쏙 빼 먹고 있지만, 세상은 생존 법칙에 의해 자본으로 누를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소셜이다.
소셜을 모르는 자는 곧 패배
슈퍼스타K는 그에 맞춰 소통하였고, 마케팅도 영리하게 잘 하였다. 결국 존박과 허각 그리고 TOP11에 대한 기사는 지금까지 문화, 연예면을 장식하고 있고, 음원 차트를 뒤흔들어버리는 성과까지 냈다. 이젠 돈으로 떡칠한 광고가 마케팅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소통하고 함께하는 소셜 마케팅이 중요한 때인 것이다.
소셜 마케팅으로 형성된 팬들은 충성 고객이 된다. 그들이 즐긴 것은 광고가 아니라 문화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화는 배타적이 되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그저 돈으로 찍어 누르며 나온 아류작인 위대한 탄생같은 것이 나오면 반감만 살 뿐이다. 더구나 그것이 따라한 것이 아니라고 우길 때는 더욱 그 반감이 커진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소셜 마케팅이지 소셜 마케팅은 아니라는 것이다. 돈 없는 자는 돈을 아끼기 위해 소셜을 먼저 생각하고, 돈 있는 자는 돈을 쓰기 위해 마케팅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기에 위대한 탄생이 소셜을 활용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위대한 탄생, 위대해지기 위해선...
위대한 탄생이 나 잘 났다고 혼자서 아무리 떠들어대도 사람들은 반응은 점점 차가워질 뿐이다. 뉴스에서 슈퍼스타K를 보여주면서 살짝 자기 프로그램 껴 넣어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이라 말하는 일을 하면 할수록 시청률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런 뉴스가 나오는 순간 소셜에선 이미 소문이 번개보다 빠르게 퍼지니 말이다.
위대한 탄생,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굴욕을 먼저 인정하고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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