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세를 붙든 것은 경제 이슈였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의 집요하고도 엄청난 물량공세는 대단했다. 게다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고용문제로 문재인 정부에 경제무능의 주홍글씨를 새기게 했다. 사실을 떠나 우리는 2018년 경제는 대단히 어두웠을 거라 생각했다. 경제관련 수많은 보도들에 그런 심리를 갖지 않기도 어려운 일이다.

최저임금인상으로 고용이 불안해졌고, 따라서 소비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사실은 그와 정반대였다. 이틀을 기다려도 방송사 뉴스에서는 다루지 않는 연합뉴스의 27일자 보도는 2018년 경제 상황에 대한 깜짝 놀랄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민간소비가 7년 새 최대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GDP 증가율마저 추월한 성장이었다.

(자료출처=연합뉴스)

2018년의 화두는 경제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점수는 매우 낮았다. 그런 와중에 언론이 집중 조명하지 않는 몇몇 기사들은 그런 경향에 의문을 남긴 바 있다. 이를테면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이 21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넘었다든지, 수출은 6055억 달러를 달성해 이 또한 사상 최대였다는 사실 등이다.

최저임금과 고용 이슈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기가 더 나빠졌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수출이 늘어나도 내수는 그렇지 않다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그러나 수출도, 내수도 좋아졌다. 수출 부문은 몰라도 적어도 내수시장의 진작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이 줄었음에도 소비가 늘어난 것은 당연히 임금이 오르고, 기초연금 및 아동수당 등의 정부재정지출 증가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또한 52시간 근무제로 여가 시간이 늘어난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작년 시행된 모든 경제 정책에 대해서 언론은 부정적 잣대를 적용했지만 현실은 그와 달랐다.

지난해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며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소비심리도 하강했지만 소비 증가율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다. 사진은 인파로 붐비는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주요 언론들은 민간소비가 최대치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전하지 않는다. 일부 언론은 한국은행발 자료를 인용하는 대신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여당 대표의 경제 호전 발언은 정치적 수사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사실을 주장으로 교묘하게 탈바꿈되는 것이다.

작년 수출이 잘된 것까지 문재인 정부의 공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고용문제 등 악조건 속에서 민간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언론의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고용과 경기침체의 주범 누명을 썼던 최저임금인상은 이렇듯 내수 진작이라는 긍정 신호를 보내고 있다. 수출이 잘돼도 내수는 엉망이라고 떠들던 언론들은 애써 입을 닫고 있다. 언론의 저주에 가까운 경제폭망 몰이에도 민간소비가 괄목할 성장을 거둔 것은 최저임금인상의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최저임금인상은 경제위기의 주범이 아니라 내수시장의 봄을 앞당긴 화신이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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