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논란의 대부분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줄 알고 있을 것이다. 한 개인이 올린 주관적인 글이 퍼져 나가는 형식으로 논란의 대부분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꿔 돌아보면, 논란의 중심에는 네티즌들이 아닌 기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재는 분명 네티즌이 제공한 것이 맞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을 과장하고, 왜곡시켜 보급하는 곳은 언론들이다. 몇 달 전부터 말해 온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지금 언론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빠르게 논란을 확산시키냐'는 것이다. 객관성, 공정성이라는 단어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물론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는 어떠한 논란에 대해 네티즌들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좋다. 또 항상 이슈를 쫓는 언론이기에 신속성이 언론, 대중에게 있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단신으로 처리해 신속하게 전할 기사가 있고,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언급해서는 안 될 기사 소재가 있다.

그런데 지금 언론들의 행태를 보면 이러한 개념을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재는 단신으로 처리하거나, 아예 언급도 하지 않는 언론이 유독 연예인에 대한 논란이 터지면 그 이야기만 대서특필하고 있는 것이다.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라면 '누가 빠르냐식'의 경쟁이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경쟁 때문에 한 소재에 대한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100개가 넘는 과도한 현상을 나타나고 있다. 그것도 한 개인의 인생, 그리고 한 아이돌 그룹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망쳐 버릴 수도 있는 자극적인 소재를 가지고, 무한리필식 기사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보면서 '아직은 선의의 네티즌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오랜만에 흐뭇한 마음을 가졌다. 그러나 이 흐뭇한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 했다. 얼마 후 인터넷 언론들이 수지의 의상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너나나나 할 것 없이 비슷한 형식의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논란은 삽시간에 퍼져 나갔고, 결국 수지와 미쓰에이는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또한 언론들의 물량 공세식 보도가 계속되자 수지의 의상과 관련된 키워드가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검색 순위를 차지하게 됐고, 수지는 물론 미쓰에이라는 그룹도 '선정성 논란'의 걸 그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결국 이러한 악플러들이 생겨난 이유도 언론들의 자극적인 보도에 있다. 만약 언론이 수지의 논란을 단신으로 처리했거나, 아니면 수지가 의상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선으로 접근해서 보도했다면 앞에서 언급한 악플러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언론들은 기사가 주요 포털에 노출된다는 이유로,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로 작은 소재를 '논란'이라는 단어를 붙여가며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