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으로 투병중인 김동재 기아 코치를 위한 천하무적 야구단과 일구회 올스타의 7이닝 자선 경기가 오늘 오후 2시 잠실야구장에서 열렸습니다.

경기 전 모금을 겸한 사인회가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양준혁.

양 팀의 라인업. 처음에는 은퇴한지 오래된 선수들 위주로 출장했지만 갈수록 연령층이 젊어지면서 일구회의 경기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열렬한 두산팬 홍수아가 시구했습니다. 처음 투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자 다시 한 번 시구했습니다. 함께 등장한 것은 양준혁입니다.

일구회 선발 투수 김성근 SK 감독. 0.1이닝 3피안타 2실점.


오지호에 적시타를 내주는 등 2실점한 김성근 감독이 강판되며 배터리를 이룬 김경문 두산 감독과 악수합니다.

천하무적 선발 투수 이하늘.

2회초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아웃 처리한 2루수인 김광수 두산 코치와 하이파이브하는 1루수 김봉연 극동대학교 교수.

원년 0.412로 타격왕을 차지하며 한국 프로야구 유일한 4할 타자 백인천 전 LG 감독이 2회말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날씨가 화창한 토요일이라 약 1만이 넘는 관중이 잠실야구장을 메웠습니다. 대부분의 관중들은 일구회 올스타를 응원했고 특히 젊은 여성팬들의 환성이 대단했는데, 천하무적 야구단의 상대편을 응원하는 관중이 이토록 많았던 것은 처음일 것입니다.

3회초 마리오의 그라운드 3점 홈런으로 5:0으로 벌어졌습니다. 중견수 키를 넘기는 잘 맞은 타구였고, 일구회의 외야수들이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어 그라운드 홈런이 되었습니다.

3회말 공필성 롯데 코치가 안타로 출루해 도루와 폭투 등을 묶어 득점했습니다. 5:1.

5회초 등판한 김시진 넥센 감독. 특유의 투구 폼은 여전합니다.

5회말 이순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 위원이 3루타로 출루한 후 폭투로 홈을 밟아 5:2. 일구회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계속된 5회말 류중일 삼성 코치를 대신해 1번 타자 대타로 출장한 유지현 LG 코치가 볼넷으로 출루했습니다.

일구회 선수들 중 가장 젊은 유지현은 관중들의 응원에 못이겨 2루 도루를 시도했고 때마침 박노준 SBS 해설 위원의 우전 안타로 3루에 안착했습니다.

2사 2, 3루에서 공필성의 안타로 2점을 추가해 5:4가 되었습니다.

대타 김성한 전 기아 감독이 타석에 들어서 오리궁둥이 타격폼을 다시 선보였지만 삼진으로 물러나며 동점에 실패했습니다.

6회초 이종범이 2루수로 기용되며 유격수 유지현과 함께 키스톤 콤비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를 빛낸 최고의 유격수들이 나란히 섰습니다.

우익수로 기용된 박종훈 LG 감독.

마리오의 타구가 우중간을 가르며 완전히 빠져, 그라운드 솔로 홈런이 되었습니다. 마리오는 2타석 연속 그라운드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6:4.

6회말 안타로 출루한 박종훈이 이순철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득점하며 6:6 동점이 되었습니다.

계속된 무사 2루에서 김동수 넥센 코치가 등장했지만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1사 3루에서 이종범이 타석에 들어서자 천하무적은 이경필을 구원 등판시켰습니다. 하지만 이종범이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기록하며 7:6으로 일구회가 역전했습니다.

7회초 안타로 출루한 이경필을 김창렬이 적시 3루타로 불러들이며 7:7로 다시 동점이 되었습니다.

무사 3루의 역전 위기에서 일구회가 송진우 전 한화 선수를 마운드에 올리자 천하무적이 항의했습니다.

은퇴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송진우는 최고 구속 129km의 빠른볼로 투수 땅볼과 연속 삼진으로 실점 위기에서 틀어막았습니다. 선수 시절의 투구 폼에서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천하무적의 우려 섞인 항의가 현실화되었습니다.

7회말 무사 2, 3루에서 대타로 기용된 양준혁. 끝내기 위기에서 천하무적은 고의사구로 양준혁을 출루시켰습니다.

무사 만루에서 한대화 한화 감독의 끝내기 우전 안타로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인사를 나누는 양 팀 선수단.

관중들에 인사하는 천하무적 야구단.

경기 종료의 전광판.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천하무적 야구단은 실책으로 자멸했습니다. 일구회 올스타가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 못해 배트 스피드와 구속은 많이 떨어졌지만 탄탄한 수비만큼은 여전해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김동재 코치의 쾌유를 비는 문구. 하지만 사인회가 열렸던 출입구 이외에는 모금함이 마련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야구장 관중석 입구 곳곳에 모금함을 설치했더라면 보다 많은 관중들이 모금에 참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프로야구의 전설들로 구성된 일구회 올스타가 연예인들로 결성된 천하무적 야구단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경기에 앞서 우려했는데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이만수, 김용수, 선동열 등 사전에 공지된 선수들이 출장하지 않은 것은 아쉬웠지만, 좋은 취지로 마련된 경기에서 프로야구의 전설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야구 평론가. 블로그http://tomino.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MBC 청룡의 푸른 유니폼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적시타와 진루타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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