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논란이 일고 있는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입성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의 영역에서 공공성을 지켜온 분들이 청와대의 공공성을 잘 지킬 수 있게 해준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며 "대통령의 욕심은 청와대에 정말 가장 유능한 사람을 모시고 싶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인의 청와대 공직 임명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청와대는 지난 8, 9일 인사에서 윤도환 전 MBC 논설위원을 국민소통수석비서관, 여현호 전 한겨레 기자를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임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언론인이 바로 (청와대로) 오는 것을 비판한다면 그 비판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그러나 언론인 가운데 공정한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해온 분들은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래서 권력에 야합하는 분들이 아니라 언론의 영역에서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 역시 공공성을 제대로 살려야 할 청와대에 와서 공공성을 잘 지킬 수 있게 해준다면, 저는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청와대 내부에도 길들여진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관점, 시민의 관점, 비판적 관점을 제공 받는 게 좋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일부 언론이 권언유착이 있었다"며 "정권이 언론에 특혜를 주고 언론은 정권을 비호하고, 이런 관계에서 권언유착을 강화하기 위해 그런 방법의 일환으로 현직 언론인을 데려오는 것은 좋지 않고 저도 비판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권언유착 관계가 지금 정부에서는 전혀 없다고 자부하고 있고, 그런 가운데서 청와대를 보다 유능하게 할 수 있는 인재를 모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인사의 흠결은 지적할 수 있으나, 대통령의 욕심은 청와대에 정말 가장 유능한 사람을 모시고 싶고, 청와대 정신이 늘 긴장하면서 살아있기 바란다"며 "그런 면에서 장점이 더 많은 인사라고 하면 양해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에 대해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자사 출신 윤도환 수석의 청와대행에 대해 "당사자의 진정성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떠나 감시와 견제자에서 정치 행위자로 직행하는 행태는 방송 독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고, 현역 언론인들의 진정성을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노사는 한 목소리로 자사 출신 여현호 기자의 청와대행을 비판했다. 언론노조 한겨레지부는 "여 전 선임기자의 청와대행은 한겨레가 언론인 윤리에 어긋난다고 줄곧 비판해온 행태에 해당함을 분명히 밝힌다"며 "한겨레 보도의 공정성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를 해치는 일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10일 지면에 "여 전 선임기자가 사실상 현직에서 곧바로 청와대 비서관으로 이직한 것은 한겨레신문사가 견지해온 원칙, 임직원과 독자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내용의 <한겨레신문사의 입장>을 게재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진행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 말미에 언론을 향해 "대한민국을 위한 한 팀이란 생각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과 정부는 서 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등의 목표를 향해가는 면에서 서로 같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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