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인 조재범을 폭행죄로 고소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이번에는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추가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SBS 8 뉴스 단독보도로 알려진 심석희 선수의 추가 폭로 및 고소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조재범 코치의 눈에 들어 쇼트트랙 선수로 입문하게 된 심석희는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조재범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그녀를 응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런데 이날 추가로 알려진 소식은 지금까지 드러난 그 어떤 체육계 비리보다 더 큰 분노를 자아낸다. 특히나 미성년자 시절부터 상습 성폭행을 했다고 알려져 그 충격의 강도가 더 크게 다가온다. 현재 조재범 코치는 자신의 폭행 혐의는 상당 부분 인정하지만,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문화예술계 미투만큼 수면 위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체육계 미투 또한 상당하는 말이 있다. 올림픽, 아시아게임과 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대회에서 거두는 성과만을 중시하는 한국 엘리트 체육의 고질적인 병폐와, 특정대학 라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선수들의 폭로를 가로막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그간 체육계 미투가 나오기도 했을 것이다. 다만, 조재범 코치를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한 심석희 선수가 소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빙상계의 간판스타이기 때문에 그 파장이 유독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현재 진천 선수촌에 머무르면서 훈련 중이라는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 문제를 공론화하기까지는 많은 고민과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 몇몇 보도에 따르면 심석희 선수는 자신의 폭행 사실이 알리지 않길 바라는 조 전 코치의 상당한 감시와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심석희 선수는 폭행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열심히 선수생활 하는 그녀의 모습에 큰 힘을 받았다는 팬레터에 용기를 얻었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누군가가 힘을 낸다는 것을 보고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심석희 선수는 앞으로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서지 않기는 바람에서 용감하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고, 보다 많은 국민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길 촉구하고 있다. 체육인으로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체육계 미투를 폭로한 심석희 선수가 앞으로는 이러한 고통 없이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치면서 살길 바란다. 심석희 선수뿐만 아니라, 용감하게 나선 생존자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살 길 바란다. 그리고 미투가 한 개인의 단발성 폭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만연한 남성 중심적 권력형 성범죄 악습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심석희 선수가 용기를 내어 미투를 한 것도,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바꾸고 싶은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심석희 선수의 용감한 미투에 큰 박수를 보내며, 부디 그녀의 바람대로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고백으로 큰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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