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의 방송 분량 촬영이 보통 2주 전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시청자가 아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방송사의 사정으로 방송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복잡한 사회 문제로 방송이 연기되면 방송 분량이 쌓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출연진들이 촬영하는 횟수는 적어진다. 이미 이런 방송사들의 방송 환경에 많은 시청자들은 익숙해졌다. 가을에 반팔 입고 덥다고 하는 연기자들의 발언에도 시청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미 방송이 몇 주 전에 촬영된 분량이고, 이를 편집하는 시간과 프로그램 방송 시간대 등의 특성을 시청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시청자들이 방송의 특성상 예능프로그램의 시간차를 인정해 준다고 해도 시청자들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혹자는 '예능프로그램이 재미있으면 다 아닌가?'라고 되묻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말하고자 하는 예능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는 혹자들이 말하는 것과는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한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단지 웃음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다. 물론 기존 제작 취지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기는 하지만, 요즘 우리 결혼했어요는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연기자로 출연해서 짝을 이루어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다.
씨엔블루 정용화와 소녀시대 서현의 합작인 용서 부부도 그러하다. 애초 이 둘은, 정말 답답할 정도의 스킨쉽으로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쏟아지는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방송이 진행되면서 더욱 더 좋은 리드의 예를 보여주며 서현을 리드하고 있는 정용화의 변화되는 모습, 이러한 정용화의 모습에 적극적으로 따라 가주는 서현의 변화된 모습으로 더욱 발전되어가는 이 둘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는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 용서 부부는 애초의 예상을 뛰어넘어 최고의 주가를 올리며, 먼저 성공한 아담 부부와 함께 일밤에서 독립한 우리 결혼했어요를 살렸다.
그러나 16일 방송된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서현의 인터뷰 장면이 공개되었는데, 이 장면에서 서현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습니다"라며 말문을 연 뒤, "그러니까 정말 한 달 동안 연락을 한 번도 안 했어요"라는 인터뷰 장면을 내보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는 다른 내용이다. 이미 일전에 인터넷 언론들은 서현이 씨엔블루의 콘서트 현장에 갔다고 보도 한 바 있다. 그런데 서현은 방송에서 "한 달 동안 연락을..."이라며 이 둘이 그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안 만난 것처럼 말했다. 아직까지 왜 이런 해프닝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지만, 어찌되었든 이는 시청자들을 우롱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는 엄연한 시청자에 대한 우롱이다. 물론 일전에 촬영된 분량 중에 중요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방송 순서가 섞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커플 중심의 예능프로그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앞에서도 수없이 말한 것과 같이 에피소드의 존재, 즉 스토리의 자연스러운 전개 속에서 알콩달콩 키워가는 둘의 사랑 이야기다. 이를 모를 제작진이 아님에도 우리 결혼했어요 제작진들은, 시간차에 관대한 시청자들을 믿고 스토리 전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았다. 선물을 줘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괜한 논란만 선사한 우리 결혼했어요 제작진의 엉성한 편집에 실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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