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과거로부터 현재의 사랑을 찾는 영화다. 작가 지망생 소피는 전 세계 여성들이 비밀스런 사랑을 고백하는 '줄리엣의 발코니'에서 우연히 50년 전에 쓰여진 러브레터 한 통을 발견하고, 편지 속 안타까운 사연에 답장을 보낸다. 며칠 후, 소피의 눈앞에 편지 속 주인공 클레어와 그녀의 손자 찰리가 기적처럼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연찮게 발견한 50년 전 러브레터로 인해 앞으로 클레어 그녀에게 진정한 사랑이 찾아 올 것이란 생각도 못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베로나로 그녀의 피앙새와 조기 신혼여행을 간 것이다. 결혼할 남자친구와 함께 간 여행지에서 새로운 진정한 사랑을 만날 것이란 생각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50년 전 편지 한 통으로 시작하였지만 과거의 사랑을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과거의 사랑 즉 러브레터는 현재의 사랑을 연결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과거의 사랑을 찾아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과정에 이 영화는 약간의 이벤트성 웃음 코드를 넣었다. 어떻게 보면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를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차를 타고 50년 남자 친구를 찾아다니는 장면, 한적한 시골길을 돌아다니는 장면, 찾는 사람이 아닐 때에 실망하는 장면 등 이 모든 것들이 연속되어 분명 관객들이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느낄 때쯤 심심하지 않게 작은 이벤트를 넣어 지루함을 살짝 피해갔다.

클레어역으로 나오는 바네사 레드 그레이브는 온화한 할머니의 인상을 가졌으며 주름살 뒤편에 살짝 보이는 미소가 아름답다. 영화가 펼쳐지는 시간 동안 그녀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의 삶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영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아한 영화, 그러면서도 가볍지 않은 영화가 바로 [레터스 투 줄리엣]이 아닌가 싶다. 올 가을 포근한 사랑에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는 영화다.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사회 생태계 진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꿈꾸며, 새로운 감각으로 방송연예 & IT 전반을 분석하는 블로그 운영(블로그 주소 http://tiworker.tistory.com). 경향파워블로그기자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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