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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민주노총 가입도 물고늘어져LG전자 정규직화 직원 일부, 민주노총 가입 문제 삼아…LGU+·SKB·네이버 노조까지 싸잡아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11.28 14:22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가 LG전자 직고용 직원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사례를 들며 '정규직 이후에도 강경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가입까지 문제 삼는 것은 노동권 침해를 조장하는 것이란 지적과 함께, 노조 투쟁의 이유와 과정 등 앞뒤가 빠진 보도로 '노조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8일자 조선일보는 5면에 <LG전자가 직고용한 협력사 직원, 이틀만에 1000명 민노총 가입>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LG전자의 협력업체 소속 서비스센터직원 3900명의 본사 정규직 고용 소식을 전하며 "그런데 이틀 만인 24일 일부 협력사 직원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에 'LG전자 서비스지회'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28일자 조선일보 5면 기사.

조선일보는 "협력사 일부 직원이 민노총 노조를 만들면서 LG전자는 한순간에 한노총·민노총의 두 개 노조로 쪼개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실제로 LG전자 노조는 협력사 직원들을 상대로 본사 노조 가입을 권유했지만, 일부가 이탈해 민주노총 산하의 별도 노조를 설립해버렸다"고 썼다. 이어 "LG전자 내부에서는 좋은 취지로 결정한 협력사 직원 직고용이 자칫 노·노 간 갈등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IT기업에 민노총 노조가 잇따라 설립된 데 이어 대기업에도 강성의 민노총 노조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며 "민노총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민노총 지회 노조를 설립하면서 세를 불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위해 인건비 상승을 감수하며 직접고용을 단행한 대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강성 노조의 등장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직접 고용에 대해 고마워하기는커녕 회사를 상대로 칼을 겨누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직고용을 주장하고 있는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의 노조들의 투쟁을 '강경투쟁'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통신업체들의 협력사 직원 정규직 전환에도 민노총이 깊숙이 관여했다"며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통신망을 관리하는 협력사 직원 1800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인터넷TV 설치·수리 등을 담당하는 협력사 직원 2500명은 회사의 자회사 정규직 채용 제안을 거부하고 직접 고용을 해달라며 서울 용산 사옥 앞에서 40여 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SK브로드밴드는 작년 7월 인터넷 설치기사 4600명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고용했지만 올해 노사 분규에 시달렸다"며 "민노총 소속의 자회사 노조는 지난 8월 '임금 체계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하며 1500여 명의 직원이 파업 후 청와대 앞에 모여 집회를 열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재계에서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에도 민노총 계열의 노조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재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을 표방해온 삼성은 강성 노조의 타깃'이라며 '노동계가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노조를 설립하는 데 총력을 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썼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이러한 기사는 결국 '노조혐오' 조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노동자라면 누구나 노조할 권리가 있다. 헌법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LG전자에 정규직화 된 직원들이 기존의 한국노총 소속의 본사 노조를 택하든, 민주노총 소속의 별도 노조를 만들든 이는 노동자 개인의 선택의 자유가 있다.

조선일보는 LG전자 소속 일부 노동자들의 선택을 비난하기 위해 애꿎은 IT업계 노조, 방송통신업계 노조까지 끌어들였다. 지난 10월 29일 조선일보는 <민노총 지휘 받는 네이버 노조, 요구사항만 124가지> 기사를 게재해 네이버 노조 설립과 단체교섭에 집중 포화를 가한 바 있다. 단체교섭 과정에서 요구한 124가지란 숫자를 부각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노사 협의문은 100~150개 조항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날 네이버 노조를 또 끌어들였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노동자들이 투쟁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서도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상시업무에 종사하고 있어 자회사 방식이 아닌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SK브로드밴드의 경우 현재 임금체계가 협력사 직원일 당시와 다를 바 없어 특수고용임금체계를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장준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LG유플러스가 부분자회사란 걸 말하면서 정규직화 모델이라고 주장하는데, 노동자를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SKB는 지금 임금체계가 과거 특수고용 임금체계를 그대로 따왔기 때문에 포인트제(상품별로 포인트 기준을 정하고 실적금을 정하는 제도) 폐지를 위해서 싸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정책국장은 "SKB의 경우에는 작년에 홈앤서비스 전환을 하면서 노사가 임금체계 변경을 위한 TF를 만들자고 했고, 시기의 차이가 있는 것인데, 이런 걸 무리한 요구라고 하면 노동자들이 어떤 요구를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박장준 정책국장은 "요구하는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다. SKB와 LG유플러스에 최저임금 1만원 수준으로 맞춰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걸 무리하다고 한다면 조선일보가 너무 무리한 기사를 쓰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박 정책국장은 "노조혐오를 조장하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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