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2에서 또 한명의 탈락자가 결정되었습니다. 대리투표 논란 속에 말들이 많았던 강승윤이 탈락하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이날 그가 보여준 무대는 정말 강승윤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고, 이제까지 보여준 무대 중에서 최고의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제 강승윤이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 당당히 탈락함에 따라, 최종 1인을 가리는 자리는 장재인, 존박, 허각의 3파전으로 압축이 되었습니다.

존박은 애국가를 부를 때 주머니에 손을 넣고 불렀다고 많은 논란이 되었지만, 결국 그것이 결과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튼 그 3명의 경쟁은 TOP11 때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되어 왔고 모두 실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과연 누가 최후의 1인이 될지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설레 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생방송 미션은 심사위원들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존박과 허각은 이승철의 노래를, 장재인은 엄정화의 노래를, 강승윤은 윤종신의 노래를 선택하고, 각각의 심사위원에게 직접 코칭을 받으며 연습을 해서 생방송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4명 모두 멋진 무대를 보여주었는데요. 각자의 매력을 잘 살려 원곡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잘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는 미션의 방식 때문에 심사위원들의 정확한 심사는 좀 힘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참가자에 대해서 점수를 줄 때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다른 심사위원의 노래를 부른 참가자를 심사를 할 때도 다소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물론 심사위원들이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쓰며 정확한 심사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4명 모두가 90점이 넘는 점수들 중에 1-2점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결과 속에서, 심사위원들도 조금은 신경이 쓰이는 듯한 모습들도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누가 최종 1인이 될 지 정해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데요. 엄정화는 존박의 매력에 푹 빠져있고, 윤종신은 장재인을 1등으로 정해놓고 변수를 즐기는 듯합니다. 이승철 역시 존박과 장재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게 허각에 대해서는 잘 하지만 1등은 될 수 없다는 것처럼 상당히 냉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왠지 장재인과 존박은 노래뿐만 아니라 그들의 매력까지 함께 심사의 대상이 되는 반면, 허각은 순수 노래만으로 심사하고 꼬투리가 잡힌달까요?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상대적으로 허각이 저평가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TOP4가 미군부대에서 나왔던 결과가 가장 신뢰가 됩니다. 왜냐하면 미션곡이라는 제한이 없이 자신이 자신 있는 노래로 무대에 오를 수 있었고, 상대적으로 무대에서 노래만으로 평가해 줄 수 있는 외국인들이었기 때문인데요. 외국인들도 슈퍼스타K를 보는지 장재인과 존박의 인기는 상당히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에게 보다 많은 투표를 받은 사람은 바로 허각이었습니다. 솔직히 장재인은 등장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고 장재인을 외치는 남성팬들이 상당히 많았고, 존박 역시 여성팬들의 환호 속에서 휴대폰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그 인기가 상당했기 때문에 허각이 1위를 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 했었습니다.

보통 외국인들은 공연문화에 익숙해져있고 가수에 포장된 이미지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가수의 노래 실력과 무대에서 모습을 통해서 무대를 즐기는 성향이 강합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TOP4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고 그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 어떤 심사보다도 편견없이 무대만을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평가 속에서 허각이 1위를 했다는 것은 참 인상적인데요. 분명 외국인들마저도 남자팬 여자팬으로 나뉘어 장재인과 존박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과적으로 무대가 끝난 뒤 팬심을 보다 많이 잡은 것은 바로 허각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스타성은 분명 장재인과 존박이 많다고 볼 수 있지만, 무대에서 좀 더 노래로 관객을 감동시키는 것은 바로 허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장재인과 존박 모두 대단한 실력을 지니고 있고, 사실 누가 최종 1인이 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하게 무대와 노래 실력만으로 봤을 때는 허각에게 좀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나 이번 미군부대에서 보여준 허각의 모습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 생방송 무대를 오르던 허각은 제한된 미션곡에 대한 부담감과 자신의 무대가 평가 받는다는 강박관념으로, 그동안 무대에서 진정한 자신의 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미군부대에서 보여준 허각의 모습은 맘껏 내지르고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들을 휘어잡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신 있게 무대에서 즐기는 모습의 허각은 처음 본 것 같은데요. 그동안 항상 심사위원들 앞에서 다소 위축되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슈퍼스타K의 선정방식은 심사위원들의 30% 심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70%가 온라인 사전투표 10%와 실시간 문자투표 60%로 진행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사위원들 심사에서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이상, 인기순으로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 결국 이제까지 온라인 사전투표에서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장재인이 최종 1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실제로 이제 TOP3에서는 심사위원들의 점수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현재 이 순위대로 결정이 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물론 변수도 있습니다. 이제 투표할 대상이 없어진 강승윤의 팬들에 의해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고, 다음번에 탈락하게 되는 누군가의 팬들이 최종 2인이 남았을 때 누구에게 투표를 하느냐에 따라 반전이 생길 여지도 있는 것이죠. 하지만 냉담한 심사위원들의 허각에 대한 심사와 현재 팬 투표의 분위기로 볼 때 다음 생방송 무대에서 허각의 탈락이 가장 유력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장재인과 존박은 갈수록 자신의 매력을 잘 보여주며 심사위원들의 호평과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구축한 반면, 허각은 아직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만 같아 많은 아쉬움이 듭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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