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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 당일 보수언론 풍경은조선일보 "정부, 민주노총 요구 대부분 수용"…동아일보 "막무가내 세력 끊을 때"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11.21 11:38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한국사회가 노동 이슈로 뜨겁다. 21일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돌입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22일 출범한다. 20일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ILO기본협약 비준을 위한 합의안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경사노위 공익위원 안에 노동계의 요구가 상당 부분 담겨있어, 경색된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를 풀어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재계의 우려를 중점적으로 전하며, 정부가 노조의 주장을 들어줬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21일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노동법 개악 중단', '노조 할 권리', '적폐청산' 등을 구호로 내건다. 총파업에 참여하는 민주노총 산하 조직은 사업장별로 노동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며, 민주노총은 총파업 참가 조합원이 약 1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에는 노사정이 머리를 맞댈 경사노위가 정식 출범한다. 출범에 앞서 20일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은 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한 공익위원 합의안을 도출했다. 공익위원들은 정부와 국회가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과 단체교섭에 관한 협약 비준을 위한 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해직자·실직자 노조 가입 허용 ▲공무원과 교원의 노조 가입과 설립, 운영 자율성 보장 등을 합의했다.

현재 민주노총은 정치권의 최저임금법 산입범위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을 비판하며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보수언론은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의 합의가 민주노총의 주장을 들어준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21일자 조선일보 14면 보도.

21일자 조선일보는 <총파업 하루 전날…정부, 탄력근로제 빼고 다 들어줬다>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경사노위가 20일 발표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을 위한 공익위원 합의안'은 민주노총 등 노동계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며 "민노총은 현 정부 들어 전교조의 합법화를 대화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고, 공무원 노조 범위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정부·여당이 최근 악화된 노동계와의 관계 복원을 위한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날 발표에 대해 노동계 안팎에서는 '탄력근로제'를 놓고 노동계와 관계가 틀어진 정부가 노동계에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며 "반면 경영계는 안 그래도 기세등등한 노동계의 힘이 더 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소방관과 고위 공무원이 노조에 가입해 '연가 투쟁'과 같은 사실상 파업을 벌이면 국가적으로 상당한 혼란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이와 함께 경사노위의 권고대로 정부가 갖고 있는 '노조 아님' 통보 권한이 사라진다면 향후 특정 노조가 아무리 법을 어기거나 문제점을 갖고 있더라도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21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강성 노조 세상인데 '노조 하기 더 편한 나라' 만들겠다니> 사설에서 "(경사노위 공익위원 합의안은) 형식은 공익위원 안이지만 사실상 정부 안"이라며 "대통령 공약을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ILO 협약 비준은 장기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면서 "하지만 거대 기득권 노조의 강경 노선이 지배하는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협력적 노조가 대세인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수시로 파업이 벌어지는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에 일방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ILO 협약은 노사 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산업 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21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민주노총과 관계를 끊으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동아일보는 <오늘 민노총 파업, 내일 경사노위 출범…막무가내 세력 끊을 때> 사설에서 "민노총의 전국단위 총파업은 재작년 11월 박근혜 정부 퇴진 요구 총파업 이후 처음"이라며 "이후 문재인 정부 탄생의 공로를 내세워 '촛불 지분'을 요구하던 민노총이 이제 현 정부를 '친재벌, 반노동 정권'이라고 비판하며 강경투쟁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그간 끊임없이 민노총에 경사노위 참여를 설득했지만 끝내 거부당했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정부는 그동안 민노총 요구를 수용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했지만 그 결과는 고용참사였다"며 "민노총은 각종 규제혁신 정책에도 건건이 반기를 들었다. 더 이상 민노총에 끌려만 다녀선 기업은 물론이고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함께 어려워지는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여권 내부에서도 들린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그런데도 정부는 일단 경사노위는 출범시키되 민노총 참여는 계속해서 설득한다는 방침"이라며 "경사노위가 어제 기업의 우려는 무시한 채 노동계 요구만을 대거 반영한 ILO 협약 비준 관련 법 개정 권고안을 발표안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렇게 장외의 민노총을 의식해 노동자, 사용자, 정부,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경사노위마저 노조 편파적 기구로 만들 수는 없다"며 "정부여당이 탄력근로제 확대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참여연대, 민변 같은 친정부 진보성향 단체마저 노동계 주장에 가세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아무리 진보개혁을 내건 문재인 정부지만, 목전의 위기 앞에서 막무가내로 생떼를 쓰는 세력을 더는 껴안고 갈 수 없다"며 "공멸로 가는 연대가 아닌, 진전을 위한 단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21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탄력근로제 확대 관철을 당부했다. 중앙일보는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확대가 문재인 정부 친노동정책의 후퇴라며 강력히 반발한다"며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초과근무로 발생하는 가산수당이 줄어들고 장시간 노동 관행 개선이 유명무실하다는 것이 반대 이유다. 그러나 미국·영국·독일·일본 같은 선진국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1년 단위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탄력근로제 확대를 반대하는 단체는 양대 노총뿐 아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정의당 등 진보세력이 가세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해왔던 세력이 노동 문제를 놓고 문재인 정부와 맞서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이들 지지층의 반대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지 세력의 반대를 돌파해 내지 못한다면 노동 개혁은 물론이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도 수포로 끝날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이런 점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관철은 정부 노동정책 변화의 시금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청와대는 내일 민주노총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출범을 강행하기로 했다. 합리적 대화를 거부한 채 힘으로 해결하려는 민주노총의 오만한 자세를 언제까지 용인할 수 없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의 합의안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중앙일보는 "경사노위에 올라온 노동 의제를 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ILO 핵심 협약 비준은 '노동존중 사회'를 내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준될 경우 산업계와 사회 전반에 감당하지 못할 충격을 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재계는 노조의 단결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한다면 '대체 근로 허용' 등 사용자의 방어권도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21일자 한겨레 사설.

반면 한겨레는 <'ILO 핵심협약 비준' 공익위원 권고를 주목한다> 사설에서 "구체적인 우선 입법과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뗀 것이라 볼 수 있다"며 "노사정 합의안으로 도출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를 마중물 삼아 입법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는 "국제노동기구의 8대 핵심협약은 전체 회원국의 80% 이상이 비준한 데서 보듯,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노동권을 선언한 것이고 일종의 글로벌 스탠더드라 할 수 있다"며 "1991년 이 기구에 가입하고도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단체교섭에 관한 협약과 강제노동 금지 협약 등 4개 핵심협약 비준을 미뤄온 한국에 대해 국내외 노동계는 물론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의 요구와 압력이 높았던 이유"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협약 비준은 21일 총파업에 들어가는 노동계의 핵심 요구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노-정 관계 경색을 풀 고리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고 기대했다. 한겨레는 "물론, 입법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당장은 경사노위 안에서도 단체협약 유효기간 확대, 대체근로 허용 등 경영계가 요구한 2단계 논의가 남아 있다. 경영계나 보수 진영은 벌써부더 '노조의 정치투쟁이 극심해질 것'이라거나 '한국 사회는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를 대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는 노동조합의 존재와 활동을 기업과 사회의 '걸림돌'로 바라보는 후진적 시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21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27년 미뤄온 ILO 핵심협약 비준, 정치권이 앞장서야> 사설에서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서는 협약과 상치되는 국내 노동법이 개정돼야 한다"며 "하지만 벌써부터 보수 야권에서는 '한국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이 사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고용노동소위원장, 법제사법위원장은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노동계는 여야정의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에 반발해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22일 정식 출범하는 경사노위에는 노동계의 중추인 민주노총이 불참한 상태"라며 "이 같은 상황은 최근 들어 노동시간 단축 등 각종 노동개혁이 후퇴하면서 촉발됐다. 정치권은 노동계를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핵심협약 비준 문제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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