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못해 이제는 국정감사에서도 걸 그룹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은 지나치게 어린 나이와 선정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걸 그룹들에 대해 언급했다. 의원들은 왜곡된 직업관을 심어주는 것은 안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시간이 흐를수록 걸 그룹들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고 있고, 심지어 초등학생마저 걸 그룹이라는 수식어를 달며 짧은 의상을 입고 가요계에 데뷔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사회적인 가치 판단과 맞물려 초등학생의 데뷔에는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역시 나이가 어린 중학생의 데뷔에는 이렇다 할 쓴 소리가 없다.

국정감사와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거의 대부분의 포커스가 앞에서 언급한 문제가 아니라 성상품화에 집중돼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짧아지는 의상과 걸 그룹들의 성상품화를 이용한 활동이 도를 넘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금 이러한 성상품화 논란이 대두된 진짜 이유는, 어린 여성들을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닌 자신들의 돈 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초등학생을 걸 그룹 멤버라고 하며 가요계에 데뷔시킨 모 걸 그룹 소속사의 대표다. 상식적으로 초등학생이 섹시 컨셉을 내세우며 걸 그룹 활동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관계자는 "초등학생이어도 오랜 기간 훈련으로 실력이 좋으니 가요계에 데뷔시킨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있다. 최소한 이 사회에서 초등학생은 아직 보호 받아야 할 존재인데, 이를 두고 짧은 의상을 입혀 무대에 올리는 것은 돈을 벌려는 수작이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성상품화보다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가 문제인 것이다.

걸 그룹들이 무대에서 짧은 의상으로 나서는 것은 퍼포먼스로 봐도 무관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나이가 되었다면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아직 초등학생인 여성을 걸 그룹으로 데뷔시켜 섹시 컨셉을 내세우는 것은 크나 큰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국정 감사에 관련 걸 그룹 소속사 대표가 출석했지만, 성상품화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루었을 뿐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행태는 많은 말이 오가지 않았다. 어린 나이의 데뷔가 낳는 폐해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말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하게 되면 소속사와 관계자들에게는 돈 벌이 수단으로, 노이지 마케팅과 노예 계약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또 사람에게 단 한 번뿐인 학창 시절의 기억을 하나도 간직하지 못 하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그룹 멤버들이 학교에 잘 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이들이 진정으로 학교 수업에 열심히 임할 수 있는 처지인지도 궁금하다. 또한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기획사 주도의 활동을 하면서 자기 홀로 설 수 있는 의지력과 도전 정신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린 나이의 여성이 걸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가요계에 데뷔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최소한 지금 대한민국 사회의 윤리와 기준, 그리고 대중들의 반응을 종합해서 보면 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말로만 이루어지는 지적이 아니다. 의원들이 지금 국정감사에서 걸 그룹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대중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인 것이다. 그들에게 과도한 요구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하는 김에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몇 살까지는 가요계에 데뷔하지 못 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렇게 가다가는 유치원생이 걸 그룹이라며, 짧은 의상을 입고 거대한 스케일 속에서 춤추는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실력이 좋다면 가요계에 데뷔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걸 그룹이라며 어린 나이부터 연습실에 감금하듯이 해 놓고, 강압적으로 훈련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고, 지금 당장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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