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강내약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강하게 보이나 속은 약함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 예능 1박 2일이 딱 이 꼴이다. 겉으로 보기엔 1박 2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지 알 수 없다. 지난주 시청률은 39%. 예능프로그램 최고이며, 방송 3사 일주일 동안 방송 시청률 랭킹에서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 바로 1박 2일이다. 시청률이 40%에 육박한다는 것은 많은 시청자들이 방송을 시청함은 물론, 방송이 재밌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음 주 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1박 2일은 겉과 속이 너무나도 다르다. 겉은 마치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은 뭔가 모르게 엉성하다. 대충 방송을 해도, 시청자들의 여러 요구에도 방송만 제 시간에 내보내면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이 나온다고 해서 요즘 1박 2일은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듯하다. 이렇다 보니 예전에 볼 수 있었던 숨 막히는 진행과 후편의 기대감은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시청률이 여전히 높게 나오므로 많은 시청자들이 1박 2일을 보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만큼 1박 2일의 재미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요즘 들어 너무나도 눈에 띄는 1박 2일의 도를 넘은 언론 플레이(이하 '언플')에 대해 몇 자 적어 보고자 한다.

1박 2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요즘 들어 보이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눈치 챘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1박 2일 관계자의 입장 표명을 담은 기사가 예전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자주 주요 포털 메인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1박 2일 관계자의 새로운 인터뷰를 담은 기사가 하루에 2~3개씩 올라올 정도로 많다. 좋은 일을 해서 많은 네티즌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항상 이슈를 쫓는 언론들이 인터뷰를 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터뷰 기사가 자기반성이라는 것을 모르는 자신들의 입장만 담은 인터뷰 기사라는 것에는 크나 큰 문제가 있다.

1박 2일의 이러한 기사는 비호감을 자초하고 있다. 자신들만의 입장을 담은 기사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곳곳에 퍼져 1박 2일에 대한 비난 여론을 끌어내는 데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것은 요즘 들어 많아진 1박 2일의 언플이 크나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침이 부족함만 못 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지금 1박 2일이 되새겨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지금 1박 2일의 언플은 절대 해명이라고 볼 수 없는, 비난 여론만 자극하는 도를 넘은 언플이다.

시청자와 대화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몇몇 소수 거대 연예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만 내보내며 시청자들을 세뇌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1박 2일의 언플은 오히려 더 많은 비난만 자초하고 있다. 언플이라는 것이 어떤 입장에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지금 1박 2일의 언플은 그 어떤 시선으로 접근해도 자신들의 의견만 주장하고 있는, 말 그대로 비호감을 자초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언플이다. 무엇보다 이 언플의 문제점은, 1박 2일 관계자들이 아직도 구시대적 발상을 가지고, 언플이면 모든 상황이 해결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전례가 말해주는 언플의 부작용을 1박 2일 제작진들만 모르고 있다. 심지어 1박 2일 제작진들은 문명과 단절된 곳에서 자신들에게 좋은 기사만 골라 보면서 자기위안을 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지금 1박 2일에게 필요한 것은 대형 포털에 기사를 송고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작업이 아니다. 왜 굳이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는 언론들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려고 하는지, 잃는 것이 뭔지를 다시 한 번 생각 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본연의 연학가 소식 http://hwking.tistory.com을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 연예계라는 뜻의 '시본연'처럼 최대한 즐겁고 유쾌하게 글을 쓰고, 이로 많은 네티즌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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